7월 8일 11시 30분경 나라현 나라시의 한 역 인근에서 참의원 선거 관련 연설 도중 총으로 피격당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결국 사망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 테러를 "악랄하고 야만적인 행위"로 규정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41세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는 전직 해상자위대 출신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수사관들에게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었지만 "정치적인 원한을 품어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가 범행에 사용한 총은 본인이 직접 제작한 수제 총으로 그는 해상자위대에서 소총을 쏘고 조립하고 분해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그의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도 1960년 한 우익 활동가에 의해 칼에 찔려 부상을 당한 전례가 있었기에 그의 가계에서는 비극이 다시 재연된 것이다.
일본에서의 대 정치인 테러는 제2차 세계대전 전과 후에서 성격상 큰 차이가 있다. 전전의 테러는 의회정치를 훼손하기 위한 암살과 테러 등 집단적 체제 전복적 성격이 있으며, 민주주의가 주입된 전후 테러는 정치인 개인에 대한 테러라는 개인적 성격이 강하다. 테러의 수단에서도 전전에는 총기에 의한 테러가 빈번했지만, 전후에는 1958년 총기 및 도검에 관한 법률로 인해 테러가 주로 칼과 기타 수단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전과 전후의 일본 대 정치인 테러는 주로 우익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글에서는 일본의 총기 관련 규제와 총기 폭력 사망률 그리고 일본 현대 정치에서 정치인에 대한 테러 사건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의 총기 규제와 총기 관련 사망률
일본은 총기 소유를 거의 관용하지 않으며 세계에서 총기 폭력 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아베 신조에 대한 공격은 특히 이례적인 폭력 행위이다. 일본은 1958년 도검 및 총기 소지에 관한 법에서 “아무도 화기 또는 화기 또는 도검을 소지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였다. 일본에서 총기 소유는 모두 13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째, 잠재적 총기 소유자는 사냥 또는 사격 클럽에 가입해야 하며, 그런 다음 총기 수업을 듣고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하며 의사가 잠재적 총기 소유자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약물 의존 이력이 없다고 진술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그들은 총의 발사와 안전한 보관 방법에 대한 하루 코스를 이수하여야 한다. 그다음 경찰은 잠재적인 총기 소유자를 인터뷰하여 총기를 원하는 이유에 대해 인터뷰하고 해당 인물의 가족, 이웃과의 관계, 고용 기록 및 재정 상태에 대해 조사하며 철저한 배경 조사를 수행한다. 이를 통과하면 화약 허가증을 신청하고 딜러로부터 원하는 총기 종류에 대한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총기는 산탄총과 권총으로 제한된다. 그런 다음 그들은 탄약 보관함과 총기 보관함을 구입해야 하며, 경찰은 이를 검사하고 또 다른 배경 조사를 한다. 총기 소유자들은 매 3년마다 시험에 재응시해야 한다. 또한 총기 상점의 수에 대한 엄격한 법률이 있어서 일본 47개 도도부현의 각 현에서 총 3개의 총기 상점을 운영할 수 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2020년 총기 사용으로 21명이 체포되었으며 이 중 12명이 갱단과 관련이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2013년 총기범죄가 40건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그 이듬해인 2016년에 6건의 총기 사망이 보고되었으며 인구 1억 2,600만 명의 국가에서 10건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워싱턴 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19년 인구 10만 명당 4건 이상의 총기 살인 사건이 발생한 반면 일본은 거의 0건이었다. 세계은행의 고소득 국가와 10만 명당 총기 살인율을 비교하면 미국은 4.2, 호주는 0.18, 일본은 0.02로 나타났다. World Population Review에 따르면 일본은 인구 10만 명당 총기 관련 사망이 2019년 0.02명, 2022년 0.06명에 불과하다.
2022년 세계 총기 관련 사망자 (출처: World Population Review)
국가 | 사망자(10만명 당) | 살인(10만명 당) | 자살(10만명 당) | 총 사망자 숫자 |
Honduras | 60 | 66.64 | 0.41 | 5846 |
Venezuela | 49.22 | 26.48 | 0.14 | 14036 |
El Salvador | 45.6 | 26.49 | 0.13 | 2942 |
Eswatini | 37.16 | 37.16 | 426 | |
Guatemala | 34.1 | 29.62 | 0.34 | 5993 |
Jamaica | 30.72 | 30.38 | 0.34 | 905 |
Brazil | 21.9 | 20.7 | 0.5 | 46215 |
Colombia | 18.65 | 17.74 | 0.59 | 9387 |
Panama | 15.11 | 14.36 | 0.57 | 641 |
United States | 12.21 | 4.46 | 7.32 | 40175 |
Uruguay | 11.52 | 4.78 | 4.68 | 399 |
Montenegro | 8.91 | 2.42 | 6.49 | 56 |
Philippines | 8.9 | 8.9 | 9620 | |
South Africa | 8.3 | 8.2 | 0.1 | 4859 |
Paraguay | 7.76 | 5.78 | 1.16 | 546 |
Mexico | 7.64 | 6.34 | 0.44 | 9745 |
Argentina | 6.93 | 3.07 | 1.2 | 3102 |
Barbados | 6.6 | 3.12 | 19 | |
Costa Rica | 6.3 | 5.63 | 1.1 | 318 |
Peru | 5.53 | 4.22 | 0.07 | 1797 |
Nicaragua | 4.68 | 3.72 | 0.34 | 306 |
Serbia | 3.49 | 0.61 | 2.49 | 306 |
Finland | 3.25 | 0.32 | 2.94 | 180 |
Switzerland | 3.01 | 0.15 | 2.74 | 258 |
Austria | 2.9 | 0.12 | 2.69 | 259 |
France | 2.83 | 0.21 | 2.16 | 1843 |
Estonia | 2.67 | 0.15 | 2.11 | 35 |
Slovenia | 2.64 | 0.2 | 2.34 | 55 |
Chile | 2.4 | 1.02 | 0.7 | 455 |
Croatia | 2.35 | 0.24 | 2.17 | 97 |
Israel | 2.09 | 1.04 | 0.67 | 178 |
Canada | 2.05 | 0.61 | 1.52 | 767 |
Czech Republic | 2.01 | 0.15 | 1.66 | 215 |
Georgia | 1.98 | 0.49 | 0.09 | 79 |
Turkey | 1.95 | 1.03 | 0.81 | 1626 |
Cyprus | 1.87 | 1.05 | 0.58 | 22 |
Slovakia | 1.83 | 0.26 | 0.94 | 99 |
Norway | 1.75 | 0.1 | 1.63 | 94 |
Bulgaria | 1.73 | 0.34 | 1 | 121 |
Sweden | 1.6 | 0.32 | 1.23 | 160 |
Portugal | 1.58 | 0.42 | 1.01 | 161 |
Greece | 1.52 | 0.53 | 0.86 | 159 |
Denmark | 1.47 | 0.11 | 1.35 | 84 |
Latvia | 1.43 | 0.18 | 0.94 | 27 |
Ukraine | 1.36 | 1.36 | 598 | |
Italy | 1.31 | 0.35 | 0.87 | 793 |
Belgium | 1.24 | 0.14 | 1.03 | 143 |
Luxembourg | 1.19 | 0 | 1.16 | 7 |
New Zealand | 1.07 | 0.11 | 0.84 | 51 |
Australia | 1.04 | 0.18 | 0.8 | 262 |
Moldova | 1.03 | 0.45 | 0.42 | 41 |
Kyrgyzstan | 1.01 | 0.53 | 0.07 | 64 |
Germany | 0.99 | 1.01 | 0.02 | 826 |
Hungary | 0.95 | 0.11 | 0.81 | 92 |
Taiwan | 0.87 | 0.6 | 0.12 | 207 |
Ireland | 0.8 | 0.25 | 0.28 | 39 |
Spain | 0.62 | 0.15 | 0.42 | 290 |
Netherlands | 0.58 | 0.29 | 0.28 | 99 |
Cuba | 0.5 | 0.2 | 0.3 | 56 |
Zimbabwe | 0.39 | 0.3 | 0.09 | 57 |
Kuwait | 0.36 | 0.36 | 0 | 15 |
India | 0.285 | 0.3 | 0.14 | 3893 |
Poland | 0.26 | 0.04 | 0.09 | 98 |
United Kingdom | 0.23 | 0.06 | 0.15 | 155 |
Qatar | 0.15 | 0.15 | 4 | |
Romania | 0.14 | 0.04 | 0.06 | 27 |
한국 | 0.08 | 0.02 | 0.04 | 41 |
Azerbaijan | 0.07 | 0.27 | 0.01 | 7 |
Iceland | 0.07 | 0 | 1.25 | 0 |
일본 | 0.06 | 0 | 0.04 | 76 |
Hong Kong | 0.03 | 0 | 0.03 | 2 |
Singapore | 0.025 | 0.005 | 0.0165 | 1 |
Belarus | 0.14 |
일본의 정치인에 대한 주요 테러 사건
일본의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일본 정당정치와 함께 시작됐다. 일본의 본격적인 정당정치 내각을 탄생시키고 소위 '평민 재상'이라 불린 하라 타카시가 1921년 나카오카 고니치(中岡艮一)라는 우익 성향의 한 철도원에 의해 살해된 것이 일본 현대 대 정치인 테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정치 테러는 정치행동으로 대중행동과 시위를 선호하는 좌파보다는 개인적인 테러를 선호한 우파에 의해 자행된 경우가 많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정치인에 대한 테러의 주요 원인은 특히 1930년대 극우주의자들의 수십 년 동안 정착되어가던 다당제 입헌 정부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었다. 더욱이 전전의 대 정치인 테러는 총기 관련 법이 정비되지 않았기에 주로 총기에 의해 자행될 수 있었다.
전후의 경우 미국에 의한 민주주의 제도 주입과 군대 해산으로 전전과 같은 정치체제 자체를 훼손하기 위한 대규모 테러는 사라졌다. 특히 1958년 총기 및 도검에 관련된 법안은 이러한 전전 유형의 정치 테러를 방지하였다. 대신 테러는 주로 도검 혹은 방화에 의해 자행되었으며, 그 대상 역시 정치체제보다는 정치인 개인과 그의 주장으로 제한되었다. 물론 1958년 법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에 대한 테러처럼 총기에 의한 상해나 살해가 전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일본의 대 정치인 테러
● 1921년 10월 하라 타카시(原敬) 총리가 도쿄역에서 그의 정책을 반대하는 철도 교환원에 의해 피살
● 1930년 11월 하마구치 오사치(濱口雄幸) 총리가 도쿄역에서 우익 활동가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고 이듬해 사망
● 1932년 2월 우익결사인 혈맹단 단원들의 총격으로 이노우에 준노스케(井上準之助) 전 재무장관(蔵相) 사망
● 1932년 5월 이누카이 쓰요시(犬養毅) 총리가 도쿄에서 해군 장교들에 의해 일어난 5·15 사건 당시에 극우 해군 청년 장교의 총에 맞아 암살됨. 이 암살은 일본 정당정치 쇠퇴와 군사 내각 등장의 계기가 됨.
● 1936년 2월 육군 청년장교들이 일본 왕의 친정을 주창하며 전 총리인 다카하시 고레키요(高橋高橋)와 사이토 마코토 (斎藤実) 대신 등 정부 요인을 살해하고 나가타초 (永田町) 일대 점거. 이 사건은 일본 왕의 군 복귀 명령으로 실패했지만 나중에 군부가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기 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대 정치인 테러
● 1960년 7월 아베 전 총리의 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총리가 1960년 총리 관저 리셉션장에서 우익 활동가에게 허벅지를 찔려 중상
● 1960년 10월 아사누마 이네지로(浅沼稲次郎) 사회당 위원장이 히비야 공회당에서 연설 중 17세의 우익 소년에게 찔려 사망
● 1975년 6월에는 미키 다케오(三木武夫) 총리가 도쿄 일본 무도관 현관에서 얼굴을 맞아 경상. 이 사건을 계기로 요인을 경호하는 경시청 SP(시큐리티 폴리스)가 발족
● 1984년 3월, 후에 수상이 되는 자민당의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중의원 의원이 도내의 호텔에서 한 중년 남성에게 칼로 찔리고 재떨이 등으로 맞아 경상
● 1989 5월에 야마구치 쓰루오(山口鶴男) 사회당(현 사민당) 서기장이 오쓰 시내에서 우익에게 습격당해 부상
● 1990년 1월 모토지마 히토시(本島等) 나가사키 시장이 우익단체 구성원에게 시청 앞에서 권총에 맞아 중상. 그는 모토지마 히토시 "시장의 일왕에 관한 전쟁 책임 발언 등을 용납할 수 없어 철퇴를 가하려 했다"라고 주장
● 1990년 10월 니와 효스케(丹羽兵助) 전 노동부 장이자 중의원 의원이 육상자위대 주둔지 기념행사에서 한 남자에게 찔려 사망
● 1992년 3월 가네마루 신(金丸信) 자민당 부총재가 도치기현(栃木県) 아시카가시(足利市) 강연회에서 우익단체 구성원에게 피격. 이 구성원은 가네마루 신의 "북한에의 외교 자세 등을 용납할 수 없었고, 다치게 하면 반성해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생각해 습격했다"라고 주장
● 1994년 5월 30일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煕) 전 총리가 도쿄 신주쿠 호텔에서 우익 출신에게 총격을 받았으나 무사
● 1996년 10월 기후현 오타키쵸의 야나가와 요시로(柳川喜郎) 읍장이 자택에서 습격당해 중상
● 2002년 10월 민주당 이시이 코우기(石井紘基) 중의원 의원이 우익단체 대표에게 자택 앞에서 찔려 사망
● 2006년 8월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자민당 전 간사장의 친가와 사무실이 방화로 전소
● 2007년 4월 이토 잇초(伊藤一長) 나가사키 시장이 선거 유세 후 그의 반핵입장에 불만을 품은 우익 폭력단 간부에게 총격당해 사망
● 2022년 7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나라현 나라시의 인근 역에서 41세 남성의 총격에 의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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