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과 사물, 인물에 제대로 된 이름을 주어야 한다는 공자의 정명(正名)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널리 알려진 국가나 지명을 바꾸는 일은 드물지 않다. 2차 대전 이후 해방된 식민지들은 자신들의 나라명에 남아있는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과감히 기존 명칭을 폐기하고 새로운 명칭을 채택했다. 짐바브웨는 그 대표적 예로, 영국 식민주의자 세실 로즈(Cecil Rhodes)의 이름을 딴 로디지아(Rhodesia)를 버리고 짐바브웨라는 이름을 채택했다. 1980년대 말 이후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지면서 새로운 정권이 등장하자 이들은 기존의 사회주의의 이념적 색채가 묻어 있는 거리명과 지명을 과감히 바꾸었다. 레닌의 이름을 딴 레닌그라드가 소련의 붕괴 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바뀐 것은 그 수많은 사례의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