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 주: 공학에서 건물과 기반시설의 설계는 보통 시간과 위치가 변화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고정되어 있다는 정상성(定常性, stationarity) 혹은 정지성(停止性)을 전제로 한다. 날씨가 비교적 선선한 곳은 폭염보다는 혹한에 대비해 건물과 기반시설이 설계되며, 더운 곳은 혹한보다는 폭염을 중심으로 설계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상성은 기후변화로 도전받고 있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하는 폭염, 가뭄, 산불, 폭풍, 홍수 등의 기상 이변은 점점 이변이 아닌 일상이 되고 있다. 이 속에서 불변으로 여겨졌던 건물과 기반시설들은 그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동토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던 시베리아 인근 건물들은 지반 붕괴로 흔들리고 있고, 북미에서는 폭염으로 전선이 녹아내리고 변압기가 터지고, 유럽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