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선이고 러시아는 악인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위기의 원인과 책임

Zigzag 2022. 1. 26.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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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주: 푸틴-바이든의 전화통화와 서구와 러시아 간의 외교적 노력과 자원이 소진되면서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을 집중시키는 다른 한편에서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병력을 지원함으로써 군사 충돌의 시나리오는 이제 단지 시나리오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며 따라서 나토 조약 5조는 집단방위 원칙, 즉 한 동맹국에 대한 공격이 모든 구성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는 조항의 대상이 아님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서구 언론의 대부분은 우크라이나를 민주적 국가이자 러시아 야욕의 일방적 희생자로 묘사하고 러시아를 악의 핵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을 둘러싼 긴장의 배후에 놓인 여러 충돌 요인들을 배제하는 일방적 시각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는 민주적 국가도 아니며,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 소수민족에 대한 자치권은 보장되지 않았으며, 바르샤바조약기구의 해체 이후 자신의 국경을 향해 끊임없이 동진하는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러시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서방은 동방으로의 확장을 멈추고 있지 않다. 따라서 러시아를 일방적 악으로 우크라이나와 서구를 일방적 선으로 보는 시선이야말로 현재의 긴장을 완화하기보다는 충돌을 부채질하는 것이다. 이 글은 캘거리 대학의 군사역사학 교수인 Alexander Hill의 Conversation 1월 24일 자 기고  Who’s to blame in the Ukraine-Russia standoff? It depends on perspective의 번역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을 둘러싼 다른 관점과 러시아의 시각을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균형 잡힌 시선을 제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대치상황은 누구의 탓인가? 그것은 관점에 따라 다르다.

우크라이나 군인이 2022년 1월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반군과의 분리선 참호에 앉아 있다. 사진: AP Photo/Andriy Dubchak

서방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현재 대치 상황은 일반적으로 정당한 우크라이나가 계략, 심지어 마키아벨리식 러시아의 괴롭힘에 맞서는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실제로 자신을 마키아벨리적 인물로 보고 싶어 할 수도 있지만, 그 외에는 이러한 특성은 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최근 키이브(러시아 명 키예프 - 역자 주)를 방문하는 동안 캐나다의 멜라니 졸리(Melanie Joly)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지배하는 동부의 분리주의 영토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캐나다의 연대를 재확인했다. 그녀는 또한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기를 바라는 정부의 열망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틀림없이 졸리나 다른 누구에게나 정당한 희생자로 묘사되기에 이상적인 후보가 아니다. 민주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보였지만 우크라이나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보루가 아니다.

민주적 진전에 대한 낮은 평가

미국에 기반을 둔 비정부 기구인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는 우크라이나를 민주주의 발전의 관점에서 "과도기 또는 혼합"(transitional or hybrid)으로 묘사하면서 2021년 민주주의 등급에서 100점 만점에 쥐꼬리만 한 39점을 주었다. 졸리조차도 우크라이나가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갈 길이 멀음을 인정해야 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하는 동부 우크라이나 영토의 미래에 대해 러시아와 협상하는 데 정직한 중개인이 아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과 2015년 민스크 의정서(Minsk Protocols, 2014년 우크라이나와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DPR], 루간스크 인민 공화국[LPR] 사이의 정전 협정 - 역자 주)에 따라 이들 영토의 시민들에게 자치권을 제공하기 위해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모스크바는 타협과 선의를 찾기 위해 거의 노력하지 않았지만 키이브도 마찬가지이다.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이 넓은 범위의 우크라이나 영토가 일종의 대중 혁명을 통해 독립 우크라이나의 일부가 되지 않았음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느 정도 정당하게도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전 소련 대통령은 소련이 무너지고 권력에 굶주린 보리스 옐친(Boris Yeltsin)과 우크라이나의 레오니드 크라우추크(Leonid Kravchuk, 우크라이나 초대 대통령으로 소련 해체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 - 역자 주)를 비롯한 다른 소련 공화정 지도자들의 책략 덕분에 소련이 붕괴하고 독립된 우크라이나가 탄생했다고 믿었다.

소련을 제거함으로써, 이 소비에트 지도자들은 주요 정치적 라이벌인 고르바초프를 제거했는데, 이는 대중 정서를 반영하기보다는 권력 장악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1991년 12월로 돌아가 보면, 옐친과 크라우추크는 소련이 사라지도록 서명할 대중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았다. 1991년 초, 소비에트 인구의 상당수는 소비에트 연방 전체에 걸친 국민투표에서 최소한 어떤 형태로든 소련의 보존을 선호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1991년 12월 구소련 해체 및 독립국가연합 설립 협정 체결 장면. 사진: RIA Novosti Archive, CC BY-SA

조급한 종말?

소련이 살아남았다면 우크라이나 동부에 러시아 인구가 많은 것은 우려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많은 소비에트 시민들은 그들 자신을 다른 민족인 동시에 소비에트인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소련은 푸틴이 확실히 조급한 종말이라고 보는 상황에 도달했다.

러시아의 관점에서 현재의 사건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 푸틴의 무력시위는 우크라이나의 소수민족 러시아인(지역에서는 다수)을 약속을 지키지 않은 키이브의 반러시아 정부로부터 방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보다 광범위하게, 러시아의 움직임은 역사적으로 러시아가 지배했던 영토로 적대적인 군사 블록(나토)의 잠식을 막으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또한 푸틴이 그 자신과 러시아를 위해 국제적인 존중을 모색하고 있다는 독일 해군 부제독이 카이-아킴 쇤바흐(Kay-Achim Schoenbach)의 최근 제안에 약간의 진실이 있을 것이다. 서방이 러시아를 깡패처럼 취급한다면, 러시아도 깡패처럼 행동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극도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위기의 모든 측면에 있는 외교관과 정치인은 자신들의 대의가 한 가지 관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면 러시아의 관점을 단순히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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