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 주: 지난 9월 8일 향년 96세의 일기로 별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재위 70년의 영국 최장 재임 군주였다. 그의 뒤를 이어 즉위한 찰스 3세는 그의 어머니가 간신히 지탱해 온 군주제에 대한 대중적 믿음을 약화시키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어떤 의미에서는 추도의 자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군주제를 지탱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행사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엄격한 왕실의 행사였던 군주의 장례는 빅토리아 여왕의 사망이 국가추모일로 지정되고, 에드워드 7세의 장례가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조지 6세의 장례가 생중계된 것은 군주제의 민주주의 시대의 생존 전략이기도 했다. 영국 군주의 장례와 그 변화는 군주제와 민주주의, 왕실과 대중, 추모와 정치가 만나는 의식이자 권력의 동반과 결탁의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