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정치의 장으로서 쌀값 가끔 옛날 어떤 물건의 가격을 책이나 자료에서 보거나 들을 때 그 물건의 가치가 궁금한 사람들은 당시 쌀값을 찾아보곤 한다. 금이라는 좀 더 안정된 가치의 대상이 존재함에도 사람들이 쌀값을 찾는 이유는 쌀이 삼시 세끼와 일상을 지탱하는 삶의 먹거리며, 금이 가진 그 어떤 추상의 건조한 냄새를 거두어 낸 생생한 생활의 곡물이기 때문이다. 쌀, 특히 백미 혹은 흰쌀은 단순한 곡물이 아니라 하나의 끈적한 이념이며, 치열한 정치의 장이었다. "흰 쌀밥에 고깃국"은 남북한을 통틀어 일종의 이상적인 삶의 지표였다. 또한, 잡곡 등의 혼식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쌀은 주식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쌀값은 언론의 물가표에서 계속 제일 앞자리를 차지해왔다. 나아가 '쌀값'은 식민당국은 물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