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홍콩, 영화 검열법 통과와 불투명한 홍콩 영화산업의 미래

Zigzag 2021. 10.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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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 당국은 지난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부과해 분리, 전복, 테러, 외국 세력과의 결탁을 금지했다. 이러한 국가 안보의 확대는 홍콩 영화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의회는 10월 27일 영화검열법(Film Censorship Bill)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검열 당국은 영화의 승인과정에서 해당 영화의 국가안보에 대한 영향을 조사하도록 요구된다. 이 변화는 기존의 평상 조사 기간을 2주에서 최대 28일까지 연장해 검열 당국이 최종 결정 전에 법적 자문을 받는 것을 가능케 했다. 또한 이 법을 무시하고 영화를 상영했을 경우 영화검열 조례(Film Censorship Ordinance)에 따라 최대 3년 간 징역과 1백만 홍콩 달러(약 13만 미국 달러)가 부과될 수 있다. 이 법은 기존에 이미 출시된 영화에도 적용되며 가령 중국 당국 아래서의 암울한 홍콩의 미래를 그리며 홍콩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2015년 옴니버스 영화 '십 년'(十年, Ten Yers)과 같은 영화는 홍콩에서 재상영되기 어렵게 된다. 이 글은 BBC의 10월 27일 자 기사 Hong Kong passes new film censorship law를 번역한 것으로 영화검열법 개정안의 배경과 내용, 그 여파를 분석하고 있다. - 역자 주

홍콩, 새로운 영화 검열법 통과

비평가들은 영화검열법 개정안이 역동적인 홍콩 영화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홍콩 입법부가 중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영화를 금지하는 새로운 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홍콩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최근의 타격이다.

이 법을 위반하면 최고 3년의 징역과 13만 달러(약 9만 5,000파운드)의 벌금이 부과된다.

비평가들은 이 법안이 활기찬 국내 영화 산업을 억누를 것이라고 말한다.

작년에 중국은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제정하여 반대 의견을 사실상 불법화했다.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나온 이 법안은 분리, 전복, 테러, 외국 세력과의 유착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비판자들은 이것이 반대 의견을 진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중국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 검열법은 야당이 없는 입법회에서 승인되었다. 이 법은 홍콩 행정부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인물인 비서실장(chief secretary, 중국어 명칭은 政務司司長[정무사사장] - 역자 주)에게 영화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활동을 선전, 지원, 미화, 장려, 선동"하는 것으로 밝혀지면 영화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전문가들과 콘텐츠 제작자들은 온라인에 게시된 영화에는 적용되지 않는 법안이 창의성과 표현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2019년 시위에 관한 다큐멘터리 '우리 시대의 혁명'(Revolution of Our Times, 중국어 제목은 時代革命[시대혁명] - 역자 주)을 선보인 영화 제작자 키위 차우(Kiwi Chow)는 로이터 통신에 이 법이 "자기 검열을 악화시키고 영화 제작자들의 두려움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 시대의 혁명'(Revolution of Our Times, 時代革命)의 포스터

신속한 처리

이 법안은 임기가 대폭 연장된 의회의 마지막 회의에서 간단한 거수로 통과되었다. 그리고 입법부의 반대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토론을 하고 있다.

룩 청홍(Luk Chung-hung) 의원은 창의성을 저해한 것은 검열 법안이 아니라 정치영화라고 주장했다. 법학 교수이기도 한 또 다른 의원 프리실라 렁(Priscilla Leung) 의원은 이 법안이 인권법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으며 이러한 영화들이 젊은이들을 세뇌시키는 것을 막기를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영화 제작자들은 분명히 우려할 것이다. 홍콩 침례 대학 영화 아카데미의 케니 응(Kenny Ng) 박사는 새로운 법으로 인해 영화 산업에 더 불확성을 의미하는 이미 승인된 영화가 철회될 경우 영화 배급업자들이 우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들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선거법 하에서 선거가 12월에 치러지기 때문에 그들의 일자리를 되찾을 준비를 해야 할 때이다.

예술산업은 이미 새로운 법이 제정되기 전부터 대상이 되고 있었다. 지난 6월, 한 지역 극장이 2019년 시위에 관한 수상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붉은 벽돌 벽의 안쪽'(Inside The Red Brick Wall, 중국어 제목은 理大圍城 [이대 위성] - 역자 주)을 상영했는데, 이 영화 배급사는 정부 기금을 잃었다.

출판사들은 자체 검열을 인정했고 최대 민주주의 신문인 애플 데일리(Apple Daily, 중국어 명칭은 蘋果日報[빈구일보] - 역자 주)는 국가 안보 조사 중 올해 초 문을 닫았다.

한편, 많은 야당 인사들이 이미 감옥에 있거나 망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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