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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왜 인종차별적인 구단명을 변경하려하지 않는가?

Zigzag 2022. 4. 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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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주: 조지 플로이드의 피살 이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ML) 운동이 미국 전역을 휩쓸면서 미국의 NFL과 MLB 구단들 속에서도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 이름을 가진 팀명을 변경하고 있다. 한 때 추신수가 뛰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가디언즈로 이름을 바꾸었고, NFL의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커맨더스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2021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긴 그들의 이름과 응원 환호와 응원 동작을 바꾸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 글은 옥시덴탈 칼리지(Occidental College)의 E.P. Clapp 정치학 석좌교수 Peter Dreier의 Conversation의 4월 25일 자 기고 The Cleveland Indians changed their team name – what’s holding back the Atlanta Braves?의 번역으로 미국 메이저리크 야구팀 애틀랜타 브레이스 이름에 얽힌 인종차별적 의미와 브레이브스의 이름을 변경해야 할 당위를 설명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그들의 팀 이름을 바꾸었다. 무엇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가로막고 있는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팬들은 2004년 플레이오프 경기 동안 '토마호크 찹'(‘tomahawk chop, 아메리카 원주민 도끼 스폰지를 들고 도끼질 흉내내기)을 한다. 사진: Streeter Lecka/Getty Images

1995년 10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Cleveland Indians)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Atlanta Braves)가 월드 시리즈에서 맞붙을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한 무리의 아메리카 원주민이 애틀랜타-풀턴 카운티 스타디움(Atlanta-Fulton County Stadium) 밖에서 그들이 인종차별적이라고 부르는 양 팀의 이름과 마스코트에 항의했다. 일부 시위대는 구호판을 들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에는 “인간을 마스코트로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정확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도덕적으로 틀린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들은 야구장 바깥으로 행진했다. 그곳에서 일부 판매상은 브레이브스 팬들이 팔로 망치질하는 동작을 하면서 아메리카 원주민 전쟁 성가를 흉내 내는 환호성인 "토마호크 찹"(tomahawk chop, 토마호크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쓰던 일종의 가벼운 도끼며, 토마호크 찹은 도끼질을 흉내 내는 행위이다- 역자 주) 동안 흔드는 토마호크 스펀지를 판매하고 있었다.

2018년이 되어서야 인디언스는 공식적으로 그들의 상품, 배너, 야구장에서 와후 족장(Chief Wahoo)이라는 이름의 만화 같은 아메리카 원주민 로고를 제거했다. 2020년에 소유자는 인디언스 이름 자체를 변경하는 데 동의했다. 2022년 시즌에는 새로운 이름인 가디언즈(Guardians)를 사용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단주들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포함한 많은 미국인들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름을 바꾸는 것을 거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2020년 7월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에 대한 전국적인 시위가 한창인 가운데, 일부 애틀랜타 팬들은 팀 이름을 변경할 것을 다시 촉구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브레이브스의 고위층은 시즌 티켓 소지자들에게 "우리는 항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서한을 보냈다.

토마호크 찹과 같은 팬 전통과 함께 팀 이름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 도시가 민권 운동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훨씬 더 두드러진다.

애틀랜타로 가는 길

수년 동안 NFL 풋볼팀의 구단주인 댄 스나이더(Dan Snyder)는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의 이름 변경을 거부했다. 그러나 2020년 마침내 그는 투자자와 기업 후원자의 압력에 굴복하여 마음을 돌렸다. 이 팀은 올해 커맨더스(Commanders)가 되기 전에 두 시즌 동안 워싱턴 풋볼 팀(Washington Football Team)으로 뛰었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팀이 이름을 바꿀 때는 대개 사회적인 이유보다는 마케팅적인 이유로 이름을 바꾼다.

NFL의 테네시 오일러스(Tennessee Oilers)는 1999년에 테네시 타이탄스(Tennessee Titans)로 브랜드를 바꾸고, 탬파베이 데빌 레이스(Tampa Bay Devil Rays)는 2008년 탬파베이 레이스(Tampa Bay Rays)가 되었으며 뉴올리언스 호니츠(New Orleans Hornets)는 2013년에 펠리컨스(Pelicans)로 바뀌었습니다.

브레이브스는 팀 이름이 정신없이 바뀌었었다.

이 이야기는 보스턴의 프로 야구팀이 레드 스타킹(Red Stockings)으로 알려졌던 1876년에 시작된다. 1883년에 그들은 비니터스(Beaneaters)가 되었고 1907년까지 그 이름을 유지했는데, 새로운 소유자인 조지 도비(George Dovey)가 자신에게 바치는 찬사인 도브스(Doves)로 이름을 바꾸었다. 1911년에 윌리엄 러셀(William Russell)은 팀을 사들여 자신의 이름을 따서 러스틀러(Rustler)로 개명했다. 그러나 1년 후 뉴욕 시의원인 제임스 개프니(James Gaffney)가 팀을 인수했다.

개프니는 델라웨어 인디언 추장인 타마넨드(Tamanend)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뉴욕시 정치 클럽인 타마니 홀(Tammany Hall)의 일원이었습니다. 타마니 홀은 머리 장식을 쓴 아메리카 원주민을 상징으로 사용하고 회원들을 "용감한 사람들"(braves 브레이브스)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개프니는 그의 팀에 새로운 별명을 부여했다. 그 이후로 그들은 보스턴 브레이브스(Boston Braves)로 알려지게 되었다.

1935년, 밥 퀸(Bob Quinn)은 이 팀이 야구에서 38승 115패의 최악의 기록을 세운 시즌 후에 브레이브스를 매수하였다. 팀에 새로운 출발을 제공하기 위해 그는 보스턴 비스(Boston Bees)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팀은 계속해서 저조한 성과를 거두었다. 1940년 건설계의 거물인 루 페리니(Lou Perini)가 팀을 사들여 이름을 다시 브레이브스로 바꾸었다.

1953년 페리니는 브레이브스를 밀워키(Milwaukee)로 옮겼다. 이는 1903년 이후 첫 번째 팀 재배치였다. 9년 후 그는 브레이브스를 윌리엄 바르톨로메이(William Bartholomay)가 이끄는 시카고 투자자들에게 매각했으며, 그는 빠르게 팀을 더 큰 텔레비전 시장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인종 관계 개선에 대한 헌신

애틀랜타 시장 이반 알렌 주니어(Ivan Allen Jr.)는 바르톨로메이에게 구애했다. 팀을 유인하기 위해 그는 풀턴 카운티를 설득하여 미화 1,800만 달러(현재 1억 6,100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에 애틀랜타-풀턴 카운티 스타디움을 건설했다.

하지만 브레이브스의 가장 큰 스타인 행크 애런(Hank Aaron)은 애틀랜타로의 이적을 주저했다.

애틀랜타는 스스로를 계몽된 장소로 홍보했지만(최근에 "미워하기에는 너무 바쁜 도시"[The City Too Busy to Hate]로 재 브랜드화했다.) 애틀랜타는 여전히 고도로 차별적인 곳이었다. 그곳은 오랫동안 재임한 리처드 러셀(Richard Russell) 상원의원과 허먼 탤마지(Herman Talmadge)와 같은 분리주의 정치인으로 대표되는 주의 수도였다. 앨라배마주 모빌(Mobile) 출신인 애런은 자신이 태어난 곳의 딥 사우스(Deep South) 인종 차별주의로 돌아가는 데 관심이 없었다.

전미 흑인 지위 향상 협회(NAACP)와 어반 리그(Urban League)는 애런에게 남부에 두 번째 기회를 줄 것을 요청했다. 애런은 마르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를 만났고, 그는 브레이브스를 애틀랜타로 데려오는 것이 민권 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시켰다.

그러나 애틀랜타의 브레이브스에 합류하기 전에 애런은 풀턴 카운티 스타이움의 좌석과 시설의 인종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렌 시장은 그 견해를 공유했다. 도시와 브레이브스는 따랐다.

강타자 행크 애런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로부터 약간의 로비를 받은 후에야 팀과 함께 애틀랜타로 갔다. 사진: Focus on Sport via Getty Images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전 1971년부터 1975년까지 조지아 주지사를 지낸 지미 카터(Jimmy Carter)는 애틀랜타에 메이저 리그 팀을 둔 것이 "국가적으로 당혹스럽지 않은 일로 알려질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주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카터는 애런이 "남부의 백인 팬들이 응원한 최초의 흑인"이라고 말했다.

족장과 도끼질(The chief and the chop)

브레이브스는 도시의 흑인 커뮤니티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마케팅 노력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어떻게 불쾌하게 할 수 있는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았다.

브레이브스가 애틀랜타로 이사한 1966년, 팀은 마스코트로 족장 노크 아 호마(Chief Noc-A-Homa)를 를 채택했는데, 그는 아메리카 원주민 복장을 하고 왼쪽 필드 울타리 뒤의 원뿔형 천막 주위에서 춤을 추고 때때로 필드에서 공연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1985년 마스코트 족장 노카 호마를 은퇴시켰다. 사진: Denver Post via Getty Images

대중의 압력으로 팀은 1985년에 족장 노크 아 호마를 포기했다. 그러나 몇 년 후 브레이브스의 오르간 연주자 캐롤린 킹(Carolyn King)은 브레이브스의 타자들이 본루로 나서기 전에 "토마호크 노래"(tomahawk song)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1991년까지 팬들은 도끼질을 완전히 채택했다.

오늘날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팬들이 음악과 도끼질에 움츠린다. 그들에게 그것은 수년 동안 TV와 영화에 등장한 것과 유사한 폭력적이고 미개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고정관념을 반영한다.

201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St. Louis Cardinals)의 투수이자 체로키 네이션의 일원인 라이언 헬슬리(Ryan Helsley)는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투구한 후 토마호크 찹을 문제 삼았다.

헬슬리는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St. Louis Post-Dispatch)에 "나는 그것이 일반적으로 체로키 족이나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고의적 왜곡(misrepresentation)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그들을 단지 지적이지 않은 야만인 타입의 종류로 묘사할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훨씬 그 이상입니다, "라고 그는 말했다. "그것은 우리와 우리가 그런 식으로 인식되도록 혹은 마스코트로 사용되도록 평가절하합니다."

지역의 역사를 기리는 이름

브레이브스는 현재 개인 자산이 75억 달러인 존 C. 말론(John C. Malone) 회장이 관리하는 170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 리버티 미디어(Liberty Media Corp.)가 소유하고 있다. 브레이브스의 기업 후원자들, 팬들, 다른 팀들, 그리고 심지어 일부 선수들로부터의 압력만이 말론을 변화를 만들도록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애런이 사망한 뒤 일부 브레이브스의 팬들은 구단주들에게 해머질 하는 행크(Hammerin' Hank) 또는 단순히 해머(The Hammer)라는 별명을 가진 강타자를 기리기 위해 해머스(Hammers)로 이름을 바꾸라고 촉구했다. 그의 후원자들은 현재 모든 브레이브스의 유니폼과 팀 로고를 장식하고 있는 토마호크 대신 해머를 넣는 것이 간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응원 환호성의 일부 버전은 남아있을 수도 있지만 토마호크가 아닌 해머로서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더 큰 의미를 지닌 팀 이름을 제안하고 싶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기리는 애틀랜타 킹스(Atlanta Kings)이다. 킹은 애틀랜타에서 자랐고, 모어하우스 대학(Morehouse College)을 다녔으며, 그의 성인 생활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다. 그의 어린 시절 집과 목사로 봉사한 교회, 교육 비영리 단체인 킹 센터(King Center)는 모두 애틀랜타에 위치해 있다.

킹은 미국 문화에서 야구의 중요성을 이해했다. 그는 민권 운동 동안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 역자 주)과 친구가 되었고 긴밀하게 협력했다. 그리고 그는 팀을 애틀랜타로 데려오는 데 도움을 주었다.

나는 브레이브스가 킹스가 되고 토마호크를 왕관으로 대체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또는 포용의 정신으로 팀을 애틀랜타 해머 킹스(Atlanta Hammer Kings)로 다시 명명할 수 있다. 그리고 팀은 피트 시거(Pet Seeger)의 부르기 쉬운 'If I Had Hammer'*를 주제곡으로 채택할 수 있을 것이다.

* 역자 주: 피트 시거의 'If I Had Hammer' 만약 나에게 해머가 있다면 세상의 정의와 자유, 사랑을 이룩하겠다는 가사를 담고 있는 노래로 1950년에 발표되었다. 이 노래는 1950년대 중반 이후 민권운동과 1960년대 베트남 반전시위 속에서 시위대들에 의해 사랑받았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리바이벌되어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여러 번 올랐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은 약간의 정치적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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