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 주: 1960년 대말 '오픈 시대'가 열리면서 테니스는 본격적으로 상업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코트의 악동'으로 알려진 존 매켄로 같은 1960년대~1970년대 시대의 반항적 스타일을 테니스 코트로 가져온 플레이어들은 점잖은 스포츠로 여겨지던 테니스에 잠깐 파장을 일으켰지만, 테니스의 상업화는 그 반항마저 상품화로 흡수했다. 로저 페더러나 라파엘 나달과 함께 현재 세계 테니스를 지배해온 노박 조코비치는 훌륭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리듬을 끊기 위한 엄살이나 심판을 공으로 가격하는 플레이 스타일로 지탄을 받아 왔으며 따라서 그의 경쟁자들만큼 팬층이 두텁지 못하다. 조코비치의 경기 출전을 요구하는 그의 숙소 밖의 시위는 상당 부분 세르비아 호주 디아스포라 공동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미 9차례 호주 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만약 이번에 우승하게 되면 21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면서 기존의 페더러가 가진 20개 타이틀 기록을 깨는 것이다. 그의 강력한 호주 오픈 참여는 그 기록을 향한 그의 강렬한 욕망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역사적 기회는 지금 그의 거짓말과 호주 방역정책, 호주 오픈의 명예, 호주 국민 정서 사이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방역 모범 국가로 칭송받던 호주는 오미크론 변이의 제물이 되었고 엄격한 방역은 호주 오픈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호주 국경수비대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조코비치의 비자를 취소했고, 조코비치는 지난해 12월 코로나 19 감염을 근거로 비자 취소의 부당함을 호주 순회법원에 호소했다. 호주 법원은 비자 취소 과정의 부당함을 이유로 조코비치의 비자를 다시 회복시켰지만, 이번에는 그가 코로나 19 감염 중 자가격리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모순이 발견되었다. 조코비치 비자 취소를 민족적 자존심과 외교문제로 삼던 세르비아 당국은 그가 자국의 방역정책을 위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입장이 곤란해졌고 조코비치의 항소를 기각한 호주 법원과 당국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입장이 많이 누그러뜨려졌다. 더불어 보건당국이 코로나 이전 감염이 백신 2회 접종 면제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경고를 2차례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 테니스협회는 호주와 대회의 위신을 위해 그의 출전이 필요하다며 보건당국에 로비를 한 사실이 폭로되었다. 호주 보수당의 의원이자 전직 프로선수인 존 알렉산더는 "호주 오픈을 그랜드 슬램 이벤트로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국가적 이해이다"라며 조코비치의 체류를 옹호했다. 대중적 압력을 받고 있는 호주 당국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될 경우"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이민법 133C 3항에 근거하여 취소했다. 호주 법원의 결정은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틀을 갈망했던 조코비치에게는 커다란 타격이다. 조코비치의 호주 사건은 스포츠 사건이 아닌 개인적 욕망, 스포츠 대회의 위신, 방역 정책, 외교, 로비가 복잡하게 얽힌 정치 사회적 사건이 되었다. 이 글은 Guardian 호주 기자 Paul Karp의 1월 16일 자 기사 Novak Djokovic leaves Australia after court upholds visa cancellation의 번역으로 조코비치 비자 취소 결정의 과정과 내용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노박 조코비치, 법원이 비자 취소 승인 후 호주 출국
결정으로 '매우 실망'한 세르비아 테니스 선수는 몇 시간 후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이 목격됐다.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는 연방 법원이 세계 랭킹 1위의 비자 회복 제안을 기각한 후 호주 오픈을 앞두고 호주에서 추방되었다.
세르비아의 테니스 선수는 호주 이민부 장관 알렉스 호크(Alex Hawke)의 비자 취소 결정에 대한 법원의 이의를 기각한 지 몇 시간 만에 멜버른에서 두바이로 가는 에미레이트 항공에 탑승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비행기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10시 30분(GMT 오전 11시 30분) 직후에 출발했다.
호크는 지난 금요일 조코비치가 호주에 있는 것이 "반백신 정서의 부적"이기 때문에 "시민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근거로 비자를 취소했다. 그리고 일요일에 수석판사인 제임스 올솝(James Allsop)은 법원이 만장일치로 조코비치의 신청을 기각했으며 비용은 테니스 스타가 지불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올솝은 법원의 결정이 "그 결정의 메리트나 지혜"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너무 비합리적이어서 위법한 지 여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이유는 추후에 공개될 것입니다.
이 결정으로 10번째 호주 오픈 우승과 기록적인 21번째 그랜드 슬램 우승을 향한 조코비치의 여정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조코비치는 성명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 "극히 실망했습니다"라며 "호주에 남아 호주 오픈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라고 인정했다.
이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출국과 관련해 관계당국에 협조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주간 나에게 집중된 것이 불편"했으며 "이제 우리 모두 내가 사랑하는 대회와 경기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선수, 대회 관계자, 스태프, 자원봉사자, 팬들 모두가 대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조코비치는 추가 언급을 하기 전에 "휴식과 회복"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밝혔다.
세르비아 총리는 일요일 비자 취소 결정을 "언어도단"(scandalous)이라고 비판했다.
아나 브르나비치(Ana Brnabic, 세르비아 총리 - 역자 주)는 베오그라드에서 기자들에게 "법원의 판결은 언어도단입니다. 단 며칠 만에 두 건의 완전히 상반된 법원 판결이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실망스럽습니다... 법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우리 조국, 세르비아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조코비치의 변호인단은 호크의 결정이 "비논리적, 비이성적, 혹은 비합리적"이며 장관이 실제로 조코비치의 견해를 구하지 않고 예방접종에 대한 조코비치의 공개 성명을 기반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ATP는 이 사가를 "매우 유감스러운 일련의 사건"이라고 불렀다. 성명서는 “궁극적으로 공중 보건 문제에 관한 법적 당국의 결정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사실을 조사하고 이 상황에서 교훈을 얻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지점에 어떻게 도달했는지와 상관없이 노박은 우리 스포츠의 가장 위대한 챔피언 중 하나이며 그가 호주 오픈에 불참한 것은 게임에 대한 손실입니다. 우리는 최근 노박이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그가 멜버른에서 얼마나 자신의 타이틀을 방어하기를 원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의 건강을 기원하며 곧 코트에서 그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ATP는 계속해서 모든 선수에게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밤새 새로운 제출 서류에서 조코비치의 변호사는 호크가 비자가 취소될 경우 백신 반대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요일 법정에서 장관의 변호인인 스티븐 로이드(Stephen Lloyd)는 호주가 "외국인이 추방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의 존재를 감수해야 할 의무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비자를 취소하기 위해 장관의 권한을 사용하면 특별 배려 또는 호주의 국익과 같은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 호주 재입국이 3년 동안 금지된다.
조코비치는 1월 5일 저녁에 호주에 도착했다. 그는 11월 18일에 부여된 비자와 테니스 오스트레일리아와 빅토리아 주 정부의 독립 전문가 패널이 승인한 의료 면제가 호주에 입국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믿었다.
조코비치는 멜버른 공항에 도착한 지 몇 시간 만에 호주 국경수비대(Australian Border Force, ABF)에 의해 비자가 취소돼 구금 호텔로 이송됐다.
월요일에 연방 순회 법원 판사는 ABF가 면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항에서 더 많은 시간을 주기로 한 거래를 어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결론지으면서 조코비치의 비자를 복원했다.
일주일간의 숙고 끝에 호크는 금요일 조코비치의 존재가 "건강과 질서"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이유로 조코비치의 비자를 다시 취소했다.
호크 장관은 성명에서 호주의 "강력한 국경 보호 정책"이 "대역병 기간 동안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었고" "호주의 사회적 결속을 지키는 기본"이라고 주장하며 만장일치의 결정을 환영했다.
"호주인들은 [대역병 상황에서] 이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큰 희생을 치렀고, 모리슨 정부는 호주 국민이 기대하는 대로 이 위치를 보호하기 위해 확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호주 총리는 "국경을 강화하고 호주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결정"을 환영했다. "이제 호주 오픈을 시작하고 여름에 테니스를 즐길 시간입니다."
법원 결과에 대한 호주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노동당 야당의 크리스티나 케닐리(Kristina Keneally) 내무 대변인은 모리슨 정부가 스스로를 "세계 무대에서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케닐리는 "법정에서 모리슨 정부의 자체 주장은 조코비치가 비자를 받기 전에 한 행동과 말을 근거로 하여 조코비치의 존재가 예방 접종에 반대하는 정서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비자를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모리슨 총리의 정부가 처음에 왜 그에게 호주에 오기 위한 비자를 부여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호주 테니스 스타 닉 키르기오스(Nick Kyrgios)가 손바닥 이모티콘으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조코비치가 남아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요청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리버티 빅토리아(Liberty Victoria, 빅토리아 주의 시민단체로 방역을 위한 국경 폐쇄에 반대해왔다 - 역자 주)의 마이클 스탠튼(Michael Stanton) 회장은 이번 사건이 "호주의 잘못된 비자 취소 및 구금 제도와 장관의 신과 같은 개인 권한의 문제적 사용에 주의를 집중시켰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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