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에너지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를 휩쓴 홍수의 심각성과 원인: 기후변화와 인간 벌목의 합작이 빚어낸 복합기후재난

Zigzag 2021. 11. 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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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년 만의 재난이라 불리는 홍수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미국 워싱턴주를 휩쓸고 있다. 수천 명의 수재민이 발생하고, 밴쿠버가 고립되고, 캐나다 횡단 고속도로가 유실되는 등 유례없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홍수피해가 심한 지역은 지난여름 폭염과 이로 인한 화재에 시달렸던 지역, 그리고 어지러운 벌목으로 숲이 파괴된 지역과 일치했다. 이미 기후 변화가 열 돔(heat dome) 현상을 강화했고, 온난화는 이번 홍수의 주원인인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대기에 집중된 수분의 좁은 통로)을 더 빈번한 현상으로 만들어냈다. 이 글은 Guardian의 11월 17일 자 기사 How bad is the Pacific north-west flooding and what caused it? 의 번역으로 이번 홍수의 심각성과 원인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 역자 주

태평양 북서부 홍수는 얼마나 심각하고 그 원인은 무엇인가?

캐나다와 미국 서부 해안이 기록적인 폭염을 겪은 지 몇 달 만에 홍수와 산사태로 황폐화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와 미국 워싱턴주 전역에 거대한 폭풍우로 기록적인 강우량을 쏟아부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강제로 집을 떠나야 했고 다른 사람들은 차단된 도로에 갇혔으며 여러 마을이 완전히 차단되었다. 진흙과 산사태로 주요 고속도로의 일부가 파괴되었다.

애보츠포드에 있는 수마스 대초원 홍수의 공중 촬영. 사진: 사진 출처: City of Abbotsford/AFP/Getty Images

캐나다에서 가장 큰 밴쿠버 항구는 모든 철도 접근을 중단해야 했으며 도시 자체는 캐나다의 나머지 지역과 거의 단절되었다. 적어도 한 사람이 사망하고 다른 사람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애보츠포드(Abbotsford) 마을에서 농부들은 대피 명령을 무시하고 차오르는 물에서 가축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어떤 경우에는 소의 목에 밧줄을 묶고 더 높은 제대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홍수가 왜 이렇게 심한가?

프레이저 밸리의 홍수 위성 이미지. 사진 출처: EU Copernicus Sentinel-1 imagery/Reuters

이 지역은 9월 이후 한 기상학자가 "폭풍의 퍼레이드"이라고 부르는 이례적인 폭우로 흠뻑 젖었다.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일부 지역은 단 24시간 만에 월평균 강우량을 기록했다.

폭우는 대기에 집중된 수분의 좁은 통로인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과 연결되어 있다. 허리케인 과학자 제프 마스터스(Jeff Masters)는 이 현상을 “열대 지방에서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운반하는 파이프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하늘의 강”과 같다고 설명했다.

범람은 개벌(皆伐, clearcut, 특정 부분의 삼림을 일거에 모두 베는 행위 - 역자 주)과 이 개벌의 경사면 안정성, 물이 지면으로 흡수되는 속도 및 뿌리 시스템에서 토양을 보유하는 능력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악화되었다. 나무가 없으면 폭우로 인해 많은 양의 퇴적물이 인근 수계로 흘러들어 개울과 시내가 막혀 빠르게 범람할 수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있는 벌목 캠프 위의 개벌 블록. 사진 출처: John Zada/Alamy

산사태와 석편류(石片流, debris flow)의 위험도 이 지역의 여름 산불로 인해 높아졌다. "산불 발생과 산사태 또는 석편류의 위험 사이에는 매우 분명한 연관성이 있습니다."라고 이 지방의 산림 관리인인 토마스 마틴(Thomas Martin)이 화요일에 말했다. “나무, 풀, 관목을 많이 태우면 물을 가로챌 수 있는 생물이 줄어듭니다. 물은 그대로 언덕에서 흘러내리죠. 그리고 불은 토양을 소수성(疏水性, hydrophobic, 물과 친화력이 떨어진 상태 - 역자 주)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유출이 더욱 증가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 이 지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폭풍은 5개월 전에 파괴적 산불을 부채질한 극심한 폭염을 겪었던 동일한 지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6월에 작은 산악 마을인 리튼(Lytton)은 섭씨 49.6도(화씨 121도)의 기온을 기록하여 캐나다의 국가 더위 기록을 삭제했다.

경찰서와 병원들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486명과 국경 남쪽 수십 명 등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아스팔트가 확장되면서 도로가 휘었다. 적어도 한 도시가 정전을 겪었다.

이 극단적인 날씨는 태평양 북서쪽 상공에 주차된 '열 돔'(heat dome)으로 인해 발생했다.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열 돔'은 대기 상층부의 고기압이 일종의 덮개 역할을 하여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때 만들어진다. 높은 온도와 결합하면 뜨거운 공기가 표면으로 가라앉아 하강하면서 더 온난화를 일으킨다.

이 상황은 기후 위기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지역 폭염을 분석한 과학자들은 인간이 일으킨 기후 변화가 극한 날씨를 최소 150배 이상 높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워싱턴 주립대학교 농업 기상학자인 조 붐가드-자로딕(Joe Boomgard-Zagrodnik)은 이번 주 NBC와의 인터뷰에서 "여름에 매우 덥고 건조했으며 스위치가 켜졌습니다. 이는 기후 모델이 이곳의 미래, 즉 덥고 건조한 여름과 더 습한 겨울을 보여주는 것과 확실히 일치합니다."라고 말했다.

기후가 따뜻해짐에 따라 과학자들은 대기의 강이 더 빠르게 계속해서 형성되고, 더 격렬해지고, 더 길고, 습하고,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Environment Canada에 따르면, 이번 시즌에는 이미 5개의 대기의 강이 발생했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여름 화재가 겨울 홍수를 악화시킨 방식은 복합 기후 재난(compound climate disaster)의 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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