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 주: 재래식 육상 병력에 의존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러 전선에서 교착상태를 보이자 푸틴은 핵 위협 수사를 꺼내 들었다. 어떻게 보면 과거 닉슨이 베트남전 종식을 위해 핵을 동원할 수도 있다면 자신을 광인처럼 보임으로써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광인 이론(Madman theory)을 푸틴이 꺼내 든 모양새다. 만약 푸틴이 러시아가 보유한 약 2천 개의 전술핵 사용을 고려한다면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서구의 다른 핵보유국처럼 험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핵 레토릭은 그가 그만큼 궁지에 몰려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전쟁을 더욱 확대하려는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고 러시아에 대한 더욱 강한 외교적, 경제적 압박이 필요하다. 이 글은 Guardian의 4월 29일 자 사설 The Guardian view on Putin’s nuclear threats: Russia is losing in Ukraine의 번역으로 푸틴의 핵 수사 동원의 배경과 대안을 분석하고 있다.
푸틴의 핵 위협에 대한 가디언의 견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지고 있다
2,000개의 전술 탄두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러시아 대통령의 경고가 전술적이기를 희망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 결과로 러시아의 재래식 군대가 약화됨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힘을 과시하기 위해 고안된 핵 위협에 의존했다. 푸틴은 그의 반대자들을 위협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의 전략은 실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은 물러나는 대신 그들의 지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이번 주 110억 달러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를 승인했는데, 이것은 미국이 지금까지 제공한 총 군사 원조의 세 배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 씨가 핵무기에 대해 "쓸데없는 발언"(idle comments)을 했다고 비난한 것은 옳았다. 실수와 계산 착오가 세상을 핵 심연의 끝으로 몰고 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세상이 향하고 있는 곳이다. 쿠바 미사일 위기가 13일 지속된 데 비해 러시아의 전쟁은 벌써 3개월째다. 명확한 끝이 보이지 않으면 더 치명적인 전투가 불가피해 보이며 실수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푸틴 씨는 불안정의 외관을 보여주기 위하여 핵의 레토릭을 사용할 수 있다. 그의 전쟁은 불법적이고 부도덕하다. 침공을 시작한 그의 정당성은 섬뜩하고 터무니없었다. 그러나 이것은 가식(act) 일 수 있다.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의 망령을 포함한 과도한 무력 위협이라는 "광인 이론"(Madman theory, 자신을 상대에게 광인으로 각인시키는 전략으로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전략, 닉슨의 베트남 전 종식을 위한 핵위협 공포 조성이 그 예 - 역자 주)으로 강압 외교를 뒷받침하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얼마나 무례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2,000개의 핵 전술 탄두를 가진 이성적인 푸틴 대통령이 비합리적인 것보다 낫다.
한 사람의 손에 그런 힘이 집중되면 세상이 무너질 것이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잃을 것이 없다고 결정할 경우 핵무기에 의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메커니즘이 거의 없다. 지난달 카네기 국제평화기금(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의 크리스토퍼 시브비스(Christopher S Chivvis)는 가디언지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고려한 전쟁 게임 시나리오에서 긴장 완화의 유일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고 썼다. “모스크바와 워싱턴 간의 명확한 정치적 출로와 소통 라인은 열려 있다. 그 외의 다른 모든 게임에서 세계는 기본적으로 파괴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할 이유를 주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였다. 바이든 씨는 미국이 지상군(boots on the ground)을 배치하거나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하거나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을 실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이 보여준 것은 기존의 대전차 및 대공 기술이 새로운 수준의 능력에 도달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압도적으로 많이 집결하지 않는 한 재래식 침략 지상병력을 거의 쓸모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전쟁에 열광적인 민주당원이나 보리스 존슨 정부에서 볼 수 있는 그들의 이념적 솔메이트보다 더 영리했다.
값비싼 군사적 차질에 직면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는 데 러시아를 다시 집중시켰다. 전투는 더 좋아지기도 전에 더 나빠질 수 있다. 비록 러시아는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제한된 수단을 통해 키이우의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효과가 있었다. 우크라이나인은 전쟁 목표를 정의할 모든 권리가 있다. 그들의 나토 동맹국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목표 중 하나는 전쟁이 잠재적인 핵 분쟁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서방 지도자들은 도발적이고 확전적 요청을 즉시 거부해야 한다. 그 어떤 것도 이보다 더 위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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