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니코드 31개의 새로운 이모지 승인: 새로운 이모지의 의미, 이모지의 역사 그리고 문제점

Zigzag 2022. 7. 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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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코드 컨소시엄, 31개의 새로운 이모지 추가

새로운 이모티콘을 승인하는 비영리 단체인 유니코드 컨소시엄(Unicode Consortium)은 2022년 픽토그램 31 종을 새롭게 승인해 기존의 3,633개의 승인받은 이모지에 추가할 예정이다.

새롭게 추가될 이모지 31 종.

유니코드가 2015년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표준화를 위해 개발자와 협력하기 시작한 이래로 2022년의 이모지 15.0의 31개는 가장 작은 새 이모티콘 세트가 될 전망이다. 유니코드 컨소시엄이 올해 승인한 31개는 작년 112개의 4분의 1 수준이며 2020년 승인된 양보다 10배 적다.

새롭게 승인된 이모지 31종은 흔들리는 얼굴, 하늘색 하트, 회색 하트, 핑크색 하트, 오른쪽으로 미는 손, 5종 피부톤의 오른쪽으로 미는 손, 왼쪽으로 미는 손, 5 종 피부톤의 왼쪽으로 미는 손, 무스, 당나귀, 날개, 블랙버드, 거위, 해파리, 히아신스, 생강, 껍질에 싸인 완두콩, 손부채, 헤어 픽, 한 쌍의 마라카스, 플루트, 칸다(인도 검의 일종), 무선 신호 이모지이다.

이모지 15.0은 9월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새로운 이모지는 10월과 12월 사이에 구글과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지원될 것이다. 그리고 애플과 삼성,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는 2023년 1월부터 10월 사이에 새로운 이모지가 포함될 것이다.

새롭게 추가된 이모지들의 의미

이번에 추가된 이모지들은 기존부터 가장 많은 요청이 있었던 것들이다. 예를 들어 핑크 하트는 2016년 이후 가장 많이 요청된 이모지 중의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분홍색 하트는 이미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종류의 이모티콘 중 하나였지만 오늘까지 없었다. 이모티콘 백과사전인 이모지피디아(Emojipedia) 편집장 키스 브로니(Keith Broni)는 "내가 보고 정말 기뻤던 것은... 평범한 핑크 하트였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꽤 오랫동안 요구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목할만한 이모지인 흔들리는 얼굴(shake face)은 충격적인 뉴스에 반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진이 발생하거나 혹은 은유적으로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아니면 단지 머리를 앞뒤로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이모지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이 이모지가 있음으로써 사람들은 이제 충격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당나귀 이모지는 미국의 두 주요 정당의 동물 마스코트들이 이모지 버전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기존 이모지에는 공화당의 상징인 코끼리만🐘 있었을 뿐 당나귀는 없었다. 오른쪽과 왼쪽으로 미는 손은 거절을 표시할 수도, 하이파이브를 의미할 수도 있다. 왼쪽과 오른쪽 손을 조합해 실제로 하이파이브 이모티콘을 만들 수도 있다.

이번에 승인된 이모지에서 주목할만한 또 다른 점은 포함되지 않은 이모지이다. 이번 이모지 세트에는 사상 처음으로 사람 이모지가 포함되지 않았다. 2019년 이모지 12.1에서는 168개의 사람 이모지가 있었으며, 2020년 1월 이모지 13.0에서는 55개, 2020년 9월 이모지 13.1에서는 212개, 2021년 9월 이모지 14.0에서는 18개가 포함됐었다.

새로 승인된 이모지 수가 감소한 이유

유니코드 컨소시엄의 이모지 소위원회(Emoji Subcommittee)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구글의 디자이너 제니퍼 다니엘(Jennifer Daniel)은 새로운 이모지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표준화 과정에서 더 엄격하고 분별력 있는 심사 프로세스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니엘은 "유니코드가 처음 이모티콘을 인코딩하기 시작했을 때 여러분의 키보드에는 약 700개의 컨셉트만이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날 돌이켜보면 이 작은 상형문자는 3,000개가 넘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것은 우리가 예전에는 하지 않아도 될 방식으로 제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포함 기준은 훨씬 더 높습니다."

다니엘은 "내 희망은 우리가 매년 더 적은 수의 이모지를 인코딩하고 있다는 사실이 대중에게 더 분명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일단 이모티콘이 승인되면 삭제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다니엘에 따르면 올해 위원회는 이모지 키보드를 스크롤하는 것이 "정크 서랍장"을 뒤지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는 결국 널리 사용되는 새로운 기호만 승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유니코드는 다른 범주의 이모티콘에 비해 사용량이 낮다는 이유로 더 이상 새로운 깃발 심벌에 대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모지 승인 수가 줄어든 것은 단지 수요가 적은 이모지에 대한 회의와 이에 따른 심사절차의 엄격화 뿐만 아니라 이모지의 새로운 사용법과도 관련이 있다. 유니코드는 새로운 이모티콘을 찾는 대신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전달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조합하는 것을 관찰했다. 예를 들어, "태양 에너지"를 사람들은 ☀️⚡ 또는 ☀️🔋를 조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수도, 전기, 난방과 같은 공과금을 💦🔌🔥으로 표현하고, 샌드위치를 ​​🍞🐷🍞로 표현하기도 한다.

“세계의 모든 개념, 모든 음식 또는 모든 재료를 코딩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기존 것을 결합하여 완전히 새로운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그게 진정한 자기표현입니다."라고 다니엘은 말한다.

이모지의 역사와 문제점

원래 그림 문자를 의미하는 emoji라는 단어는 일본어 e(絵, '그림') + moji(文字, '문자')에서 유래한다. 이모지는 문자의 일부를 자동차나 사람의 얼굴 표정처럼 한 문자의 그림으로 표현해 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텍스트에 포함되어 전자 메시지 및 웹 페이지에 사용되는 픽토그램, 로고그램, 표의 문자 또는 스마일리이다. 이모지의 주요 기능은 입력된 대화에서 누락된 감정적 신호를 채우는 것이다.

이모티콘과 이모지

태초에 이모티콘이 있었다. 스마일리는 1982년 카네기 멜론 대학의 연구원 스콧 팔만(Scott Fahlman)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알려진 이모티콘이다. 그가 사용한 :-)과 :-( 이모티콘은 1990년대 채팅방에서 많은 파생 이모티콘을 낳았다. 한국에서도 ^^나 ㅜㅜ를 포함한 수많은 이모티콘이 급속도로 퍼졌으며 이러한 이모티콘은 인터넷 은어 발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이모지는 한참이 지나서야 나타났다. 이모지는 이모티콘에서 탄생했지만 이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이모티콘은 텍스트에서 사용자가 만든 이미지이다. 반면 이모지는 컴퓨터에 의해 읽혀지고 전송되며 사용자가 볼 수 있는 미리 정의된 이미지로 디코딩되는 코드이다. 이모티콘은 무궁무진하지만 이모지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최초의 이모티콘은 1997년 소프트뱅크(Softbank)라고 말하지만 가장 유명한 최초의 이모지 세트는 1999년 일본 예술가인 쿠리타 시케타카(Shigetaka Kurita)가 만들었다. 쿠리타는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사인 도코모(DOCOMO)의 초기 모바일 인터넷 플랫폼인 "아이 모드"(i-mode) 개발 팀에서 근무했다. 쿠리타는 정보를 단순하고 간결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구리타는 아이 모드 인터페이스 내의 키보드에서 선택될 수 있는 12x12픽셀 이미지 세트를 디자인하였고 이 이미지들은 기기를 통해 개별 문자로 전송될 수 있다. 그의 디자인은 만화, 한자, 거리 표지판에서 영감을 받았다. 현재 뉴욕 현대 미술관의 영구 컬렉션의 일부인 쿠리타의 원래 이모티콘 176개는 얼굴보다 기호 중심이었는데 도모코의 목표가 정보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디자인에는 날씨, 스포츠, 교통수단, 기술, 음식, 달의 변화 등의 이모지를 포함했다. 이 이모지들은 정보의 사실적 전달을 넘어서 감정적인 하위 텍스트를 제공하는 방법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알았어"라는 말은 그 자체로서 어떠한 감정도 담고 있지 않지만 그 뒤에 이모지 ❤️를 추가하면 메시지는 따뜻함을 담게 된다. 이모지를 통해 언어는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다. 

쿠리타 시케타카 (Shigetaka Kurita)가 만든 도코모의 이모지 세트.출처: NTT Docomo, Inc.

이모지가 대중적으로 확산된 것은 2010년대 들어서이다. 2007년 구글과 애플이 이모티콘을 유니코드에 수록하자고 동의했으며, 2008년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이모지포유니코드(emoji4unicode)가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과는 이모지 심볼즈(emoji symbols)로 2009년 유니코드 컨소시엄에 제안되었고 그 중 일부가 유니코드 컨소시엄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유니코드 컨소시엄이 그들의 유비쿼터스 표준의 버전 6.0에서 수백 개의 이모지를 2010-2011년에 미국 컴퓨터 유저들에게 공개하였고 이때부터 이모지는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애플의 iOS 5가 출시되었는데, 여기에는 이모티콘 키보드가 포함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7부터 유니코드 6.0에 대응했으며 윈도우8에서 이모티콘 소프트웨어 키보드를 탑재했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2012년 6월 릴리스의 4.1에서 유니코드 6.0의 이모지에 대응하였고 2013년 10월 안드로이드 4.4부터 컬러 이모지를 제공했다. 

이모지는 일반 유저들 뿐만 아니라 권위있는 기관들에 의해 사용되곤 한다. 2014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밀레니얼 세대에 관한 15가지 경제 사실" 보고서를 발간했다. 백악관 팀은 이 보고서를 인포그래픽으로 설명하면서 학사모와 성조기 등 다양한 이모지를 사용했다. 2015년 옥스포드 사전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 이모티콘(😂)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인포그래픽에 이모지를 넣어 밀레니얼 세대에 접근하려고 시도했다.

이모지의 문제점: 의미의 혼란과 지연 그리고 소수의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백인 남성 코더에 의해 결정

이모지가 감정의 하위텍스트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그 감정이 공유되지 않거나 더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모지는 보는 사람에 의해 혹은 수신자 측에 의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첫 번째로 이모지는 이모지의 문화적 또는 문맥적 해석과 관련된 혼란을 조성할 수 있다. 작성자가 이모지를 고를 때, 그들은 특정한 방식으로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만, 같은 캐릭터가 수신자의 마음속에 같은 생각을 촉발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사람들은 이모티콘을 파괴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웃는 얼굴을 보내어 경멸, 조롱, 심지어 불쾌한 태도를 전달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기기와 플랫폼의 문제로 소통의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메시지의 작성자와 수신자가 동일한 기기와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혼란이 발생하곤 한다. 2020년 4월, 영국의 배우이자 발표자인 자멜라 자밀은 코로나19 범유행 기간 동안 음식을 쇼핑하는 사람들에 대한 코멘트의 일부로 입이 달린 얼굴 이모티콘(🤭)을 사용하여 아이폰의 트윗을 게시했다. 애플의 iOS에서 이모지 표현은 중립적이고 수심에 잠겨 있지만 다른 플랫폼에서는 이모지가 킬킬거리는 얼굴로 보인다. 많은 팬들은 처음에 그녀가 부유한 연예인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화가 났지만, 이것은 그녀의 의도된 뜻이 아니었다. 세 번째로 이모지는 때때로 텍스트보다 의미 전달력이 떨어지거나 느릴 수 있다. 곰, 사과, 밥 이모지가 곰, 박, 사과 텍스트보다 때론 이해하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또 다른 유형의 문제는 특정 이모지들이 원래의 의도와 다른 형태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가지 이모지(U+1F346 🍆 )는 북미에서 주로 남성 성기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어 논란이 되었다. 복숭아 이모지(U+1F351 🍑 )는 마찬가지로 엉덩이의 완곡한 아이콘으로 사용되었으며, 2016년 이모지피디아 분석에 따르면 복숭아 이모티콘이 포함된 영어 트윗 중 7%만이 실제 과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아이콘들은 특정한 이유로 공식적인 이모지로 승인되지 못한다. 티벳 깃발의 경우 중국의 반대와 중국의 눈치를 보는 IT기업들 때문에 승인받지 못하고 있다. 대마는 6차례에 걸쳐 승인이 거절되어 이모지 사용자들은 🌿, 🥦, 🌳 심지어 😳🍃 (기운이 오른다, feel high) 혹은 😳🔥 (불탄다, blazed)와 같이 이모지의 조합으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모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이모지는 모든 기기와 플랫폼에서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승인이 이모티콘과 달리 일부 소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2010년대 이모지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이모지에 대한 문제제기 또한 급증했다. 왜 스시 이모지는 많은데  타코, 부리또, 엔칠라다는 하나도 없는가, 의사, 요리사 같은 전문직 이모지는 늘어나지만 왜 모두 남성인가, 인간을 표현하는 이모지는 왜 모두 백인인가 등등의 문제제기가 강력하게 제기되었다. 2014년은 이러한 문제제기에 응답하는 이모지의 거대한 정치적 전환이 일어난 해이다. 이스라엘 깃발은 있는데 팔레스타인 깃발이 없는 문제, 아프리카 전통 요리 이모지가 없는 문제, 동성 부모 혹은 편부와 편모를 묘사하는 이모지가 없는 문제, 취업 여성과 비백인 이모지가 없는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논의 되었다. 2015년에 유니코드는 사람 이모티콘의 피부색을 변경하는 옵션과 더 많은 유형의 사람들이 더 많은 유형의 일을 하는 것을 포함하는 옵션을 도입하여 이모티콘을 다양화하기 위한 첫 번째 큰 걸음을 내디뎠다. 그 이후로 여성 서퍼, 안전모와 청진기를 쓴 여성, 터번과 히잡을 쓴 사람들 등의 이모지가 포함되었다. 최근에는 성 중립적 이모지, 장애인을 나타내는 이모지 등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모지의 승인은 유니코드 기술위원회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이 위원회는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 기업으로부터 파견된 소수의 위원이 비공개 회의에서 결정하고 있어 기업의 의향이 반영되기 쉽다. 다양한 인종과 젠더 등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모지의 승인은 네럴란드 공영 TV VPRO의 다큐 '비욘드 이모지'(Beyond the emoji)에 따르면 약 20명의 위원 IT 기술자, 특히 과반이 백인 남성 IT 기술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네럴란드 공영 TV VPRO의 다큐 '비욘드 이모지'(Beyond the emoji)

이모지는 앞으로도 계속 강력한 디지털 소통언어로 작용할 것이다. 그것이 가지고 있는 소통상의 혼란 역시 계속될 것이며, 때론 그런 혼란이 오해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미묘한 뉘앙스를 담아내며 소통을 더 깊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모지의 보편적 유통을 보면 이모지 심사와 승인의 결정과정은 민주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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