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

독일의 시대착오적 쿠데타 시도: 신구 극단주의와 좌우 극단주의의 새로은 합종 연횡

Zigzag 2023. 1. 1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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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전 세계는 쿠데타를 도모하던 독일 극우집단의 체포 뉴스에 경악했다. 의회민주주의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독일에서 기존의 군주정 복고를 꿈꾸던 세력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면서도 기이한 현상이었다. 하지만 기존의 유럽사회의 주변에 존재했던 극우 정치세력이 이탈리아와 스웨덴, 프랑스, 독일 등에서 제도정치에 진입 혹은 그것을 뛰어넘어 집권당으로 등장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경제적 불황과 생활비 상승이 가중되며 이슬람과 이민자에 대한 혐오감이 더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코로나19 전후로 우파는 물론 좌파를 포함하는 다양한 정치세력의 교차와 연대가 이루어지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 독일의 쿠데타 시도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신구 극단주의와 좌우 극단주의의 새로운 합종연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합종연횡은 취약해지고 있는 민주주의의 한계선을 한층 더 밀어붙이고 시험하고 있다. 이 글은 Newstatetsman의 이전 국제 편집자이자 이코노미스트 샤를마뉴 칼럼니스트이자 브뤼셀 지국장이었던 작가 Jeremy Cliffe의 Newstatetsman 2022년 12월 7일 자 기사 Germany’s far-right plot shows how old and new forms of extremism are fusing의 번역으로 시대착오적으로 보이는 독일의 기이한 쿠데타 시도의 배후에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으며, 어떻게 이러한 합종연횡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무엇인가를 분석하고 있다.

독일의 극우 음모는 오래된 형태와 새로운 형태의 극단주의가 어떻게 융합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강경 민족주의는 큐어넌(QAnon)과 같은 음모론과 합쳐졌다.

Jeremy Cliffe

사진: Christian Mang /Reuters

12월 7일 수요일 이른 시간에 약 3,000명의 경찰관들이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독일 전역의 130개 이상의 집, 사무실, 창고를 급습하여 25명을 체포했다. 그들의 목표는 쿠데타를 모의한 것으로 보이는 극우 단체였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27명의 추가 용의자들이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테러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 같은 날 아침, 독일 법무장관 마르코 부슈만(Marco Buschmann)은 "헌법기관에 대한 무장 공격이 계획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그룹은 2021년 11월부터 쿠데타를 준비해 왔으며 귀족 하인리히 13세(Heinrich XIII)인 로이스그라이츠 군주(Prince Reuss of Greiz, 오늘날 독일 중부 튀링겐의 일부 지역을 1918년 혁명 때까지 다스렸다)를 중심으로 모였다. 그 밖의 지도자로는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lternative für Deutschland, AfD)의 판사이자 전 하원의원인 비르기트 말삭-빈케만(Birgit Malsack-Winkemann)과 독일군의 전 낙하산 사령관인 "뤼디거 폰 P"(Rüdiger von P)가 있었다. 52명의 용의자들 중 몇몇은 군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독일의 엘리트 특수 특공대 (Special Commando Forces, 또는 KSK, 오늘 아침 독일 남부 도시 칼의 막사가 급습된 장소 중 하나)에서 복무하는 군인을 포함하여 무기를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그룹은 정치적 "평의회"(사실상 하인리히 13세가 국가 원수가 되고 말자크-빈케만이 법무부 장관이 되는 그림자 정부)와 경찰을 모집하려 했던 뤼디거 폰 P휘하의 군부대를 구성했다. 검토 중인 계획에는 전국에 민병대를 설치하고, 전력망을 파괴하고, 연방의회를 습격하고, 하원의원을 인질로 잡고, 연방정부를 전복시키는 것이 포함되었다. 디 짜이트(Die Zeit) 신문은 오늘 아침 급습 몇 분 전에 한 용의자가 메시징 앱인 텔레그램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이전의 검찰관과 판사뿐만 아니라 보건 당국의 책임자들과 그들의 감독관들도 곧 뉘른베르크 2.0의 피고석(2차 대전 직후 나치 전범을 재판정에 올린 연합군의 뉘른베르크 법정의 두 번째 버전 - 역자 주)에 있는 자신들을 발견할 것이다."

뉴스 매거진 데어 슈피겔(Der Spiegel)에 따르면 이 그룹은 표적 연습을 하고 막대한 돈을 모았으며 모바일 네트워크 중단을 대비해 위성 전화를 구입했다. 이 잡지는 또한 독일의 새로운 지도자로서 하인리히 13세가 러시아와 협상을 할 의도가 있었고, 체포된 사람들 중에 "비탈리아 B"(Vitalia B)라는 이름의 러시아인을 통해 이미 러시아 당국에 접근했다고(비록 러시아 당국의 반응에 대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지만) 보도했다.

나타난 그림은 현실과 동떨어진 매우 망상적인 집단이지만 독일의 질서에 진정으로 폭력적인 위협을 가하는 집단이다. 디 짜이트는 수사관들이 지난 4월 바이에른주 바이로이트 인근 전직 낙하산 부대원의 집을 수색하면서 총기, 탄약, 잡지 등을 발견하면서 이 음모를 처음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나서 그 그룹에 대한 연결고리가 생겼다. 이 전직 낙하산 부대원은 뤼디거 폰 P 휘하에서 복무했다. 신문은 수사관들이 "이 [그룹]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쿠데타 기동 훈련에서도 훨씬 발전했다"라고 밝혔다. 수요일 아침 체포된 25명은 카를스루에 연방사법재판소에서 조사 판사들 앞에 출두할 것이다.

그 음모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의심할 여지없이 앞으로 며칠과 몇 주 동안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보여준 것은 독일과 그 너머의 오래된 형태와 새로운 형태의 극단주의 사이의 융합이다. 기소된 공모자들은 많은 면에서 독일 정치에서 전통적인 극우 환경의 단면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연방 공화국을 불법일 뿐만 아니라 날조로 간주하며 구 독일 제국은 그 오랜 국경 속에서 결코 존재하기를 멈춘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비주류, 반유대주의, 군주제 운동인 라이히스뷔르거(Reichsbürger, 제국 시민 - 여기서 "제국"은 나치의 제3 제국을 의미 - 역자 주) 환경과 관련이 있다. 

연방 공화국의 군대와 경찰에 극우 요소가 관여하는 것도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래된 문제이다. 2017년, 한 독일군이 2015년 시리아 난민으로 등록하고 반이민 정서를 선동하기 위해 위장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체포됐다. 막사에 대한 후속 수색에서 일련의 나치 기념품 및 기타 극단주의 자료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정당정치적 극우에 관해서는, AfD는 2013년에 유로존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소위 "교수들의 정당"으로 삶을 시작했을 수 있지만, 그 이후로 점차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국민민주당(National Democratic Party)과 같은 조직의 오래된 극우 풍경과 연결되어 일부 사람들(종종 가장 극단적인 "데어 플뤼겔" [Der Flügel]에 속한, Flügel은 '날개'라는 의미 - 역자 주]을 끌어들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하인리히 13세, 말삭-빈케만, 뤼디거 폰 P와 같은 인물들은 모두 기성 독일 극단주의 우파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독일 우파가 최근에 좀 더 유동적이고 적응력이 있으며 국제적 극단주의 경향에 민감한 것으로 진화했음을 나타낸다. 보도에 따르면 다양한 음모 용의자들이 코로나19 대책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했다고 한다. 다른 이들은 큐어넌 음모론(그 자체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지지 온라인 풍경의 산물)과 관련이 있었다. 그 한 명인 "알렉스 Q"(Alex Q)는 메시징 앱 텔레그램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독일 큐어넌 채널 중 하나의 배후라고 말해진다. 말삭-빈케만은 큐어넌과 트럼프에서부터 난민 반대 캠페인과 코로나19 백신에 이르기까지 이 새로운 우파에 걸쳐 정치 경력을 쌓았다. 

이 분야는 때때로 대략 "대각선적 사고"로 번역되는 크베어뎅커(Querdenker라는 용어로 그룹화된다. 그것은 강경좌파와 강경우파 모두에서 반체제 세력을 연결하는 크베어프론트(Querfront, 대각선 전선)의 개념뿐만 아니라 "대안적" 또는 "측면적" 사고의 더 넓은 개념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몇 년 동안, 특히 독일에서 이것은 이주민에 대한 반대에서부터 큐어넌, 반봉쇄 및 반백신에 대한 입장에 이르기까지 분열적이고 종종 음모론적인 주제를 연속적으로 통합했다. 그리고 지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높은 에너지 가격을 배경으로 '평화'와 '기후 독재'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윌리엄 캘리슨(William Callison)과 퀸 슬로보단(Quinn Slobodian)은 지난해 이 운동에 대해 쓰면서, 8월 베를린 크베어뎅커 집회에서의 "히피, 반전 운동가, 자유주의자, 헌정 충성파, 반국가 군주주의자(라이히스뷔르거), 신나치, 대체 의학자, 백신 접종 반대 운동가, 정치인, 그리고 그중에서도 비정치적 좌파 리버럴"의 이질적인 혼합에 주목했다. 공교롭게도 말삭-빈케만이 연설한 이러한 집회 중 하나에서 시위대는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의 폭풍을 예고하는 장면에서 연방의회가 있는 제국의회(Reichstag) 건물의 계단을 습격했다. 

더 넓은 스펙트럼의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고 진화하는 이 운동의 능력은 구 우파가 할 수 없었던 독일 사회의 일부에 도달했다. 극우파를 감시하는 아마데우 안토니오 재단(Amadeu Antonio Foundation)이 8월에 발표한 연구는 "독일의 민주주의의 적들은 [최근]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치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제를 전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11월에 발표된 최신 라이프치히 권위주의 연구(Leipzig Authoritarianism Study)와 함께 읽을 가치가 있으며, 이 연구에서는 "명백히 폐쇄적인 우익 극단주의적 세계관"을 가진 독일인의 비율이 급격히 감소했음을 발견했다. 종합하면, 이 두 연구 작업은 독일 인구의 강력한 민주적 주류와 동시에 전통적으로 극단주의자로 분류되지 않는 요소를 점점 더 끌어들일 수 있는 더 급진적이고 야심적인 비주류를 가리킨다. 이는 12월 7일에 폭로된 음모의 복잡한 사회학적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그 음모 자체는 또한 독일 민주주의 질서의 견고성에 대한 혼합된 그림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그것은 급진적인 반체제 요소들이 제기하는 위험에 대해 아무리 망상적인 것일지라도 심각하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것은 독일 국가가 군대와 경찰의 일부에서 극단주의 문제를 파악하는 데 지속적으로 실패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것은 AfD가 어둠의 세력을 부화시킨 것을 고려할 때 특히 독일처럼 과거가 있는 나라에서 AfD가 모든 주 입법부와 연방하원에서 확실히 자리 잡은 것에 대한 수치를 분명히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 그것은 법무부 장관인 부슈만이 "베어하프테 민주주의"(wehrhafte Demokratie,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민주주의)라고 불렀던 것, 즉 질서의 세력이 하인리히 13세를 둘러싼 집단들을 감시하고 그들의 위협이 명백해진 후에 그들을 사법정의로 불러오는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어떤 민주주의도 자신의 상처불가능성이나 불가피성에 안주할 여유가 없다.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 똑같은 정신으로 오늘 아침 폭로의 충격이 독일에서도 추가 조치를 촉구하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자유당의 콘스탄틴 쿨레(Konstantin Kuhle) 연방의원은 "독일의 국가질서를 거부하거나 심지어 폐지하려는 사람은 공무원이 될 수 없다. 여기서 공무원법을 빨리 강화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좌파당(Die Linke)의 베른트 리싱어(Bernd Riexinger) 의원은 우익 극단주의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를 고려하여 KSK의 해체를 요구했다. 이러한 제안은 면밀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그러한 분명한 위협에 직면한 베어하프테 민주주의자는 가만히 있을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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