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정당에서 제4당이었던 녹색당은 최근 기후 변화와 함께 급격히 인기가 올라갔다. 최근 여론 조사에는 독일 사회민주당과 원내 제2 정당을 놓고 경합할 정도로 지지율이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에 녹색당 총리 후보인 아날레나 베어복(Annalena Baerbock)의 표절과 경력 부풀리기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잠시 주춤하고 있다. 이 와중에 녹색당은 캠페인 송으로 내보낸 19세기 독일 포크송 개사곡으로 비난에 직면했다. 우선 가사가 수십 명이 사망한 독일 현대사 최악의 홍수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며, 또 다른 측면에서 이 원곡은 독일 민족주의 전통과 관련이 있어서 보다 넓은 유권자층에 호소하기 위한 선거전략이지만 동시에 독일 민족주의에 비판적이었던 녹색당과 독일 좌파의 전통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녹색당은 당의 중요한 역사적 분기점이었던 독일 통일 상황에서 "남들이 통일을 노래할 때 우리는 날씨를 말한다"는 상황에 맞지 않는 캠페인으로 쓰라린 패배를 경험한 바 있다. 이 글은 Guardian의 8월 25일 자 기사 German Greens under fire over 19th-century folk song in election ad의 번역으로 이 캠페인 송이 녹색당에 의미하는 바를 분석하고 있다. - 역자 주
독일 녹색당, 선거 광고에서 19세기 민요 논란
녹색당은 엄청난 홍수에 대한 언급 없이 캠프파이어 곡 개사로 넓은 층에 호소하고 있다
독일 녹색당은 다음 달 연방선거 캠페인 광고를 발표했는데 19세기 민요를 되살리면서 현재 직면한 도전에 대처하기보다는 히피적인 기원을 되살리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때 여론조사에서 앞서갔던 녹색당의 총선을 5주 앞둔 시점에서 이 1분짜리 광고에 대해 일부 비평가들은 부활한 사회민주당과 2위를 다투는 만큼 최대한 넓은 유권자 층에 호소하기 위한 의도적인 최후의 시도라고 보고 있다.
할머니, 축구선수, 농부, 버스기사, 신부, 쓰레기 줍는 사람, 그리고 뒷마당에서 바비큐를 하는 중년의 은퇴자들이 꿀벌과 해바라기와 함께 이 영상에 등장한다. 간병인과 배달원은 저임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컴퓨터 앞에 있는 한 여성은 고속 인터넷에 액세스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 곡에는 지난달 독일 서부 해안을 강타한 엄청난 홍수나 인류가 어떻게 세계 기후에 전례 없는 변화를 일으켰는지에 대한 유엔의 최근 기후변화 보고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 곡은 1910년대의 반더포겔(Wandervogel, 철새)[주 1] 운동에 의해 유행한 안톤 빌헬름 폰 주칼마글리오(Anton Wilhelm von Zuccalmaglio)의 1840년 독일 민요를 다시 쓴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반더포겔의 젊은 멤버들은 자연을 치유의 원천으로 홍보한 중세 방랑 학자들의 교리를 바탕으로 산업화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주 1] 반더포겔은 1896년 당시 베를린 근교였던 슈테글리츠 지역 김나지움 학생이었던 칼 피셔(Karl Fischer) 등이 시작한 운동으로 청소년에 의한 야외활동을 강조했다. 반더포겔은 철새라는 의미로 새처럼 지저귀는다는 뜻인 동시에 사회의 고정된 규범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염원을 담고 있다. 이 운동은 산업화에 반대해 중세의 자연주의적 전통을 되살린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야외 할 동에 중점을 둔 운동으로 민족주의적 혹은 게르만적 경향이 강했으며, 다수의 독일 전통민요를 되살렸다. 녹색당은 전통적으로 우파들이 중심인 독일 민족주의적 성향에 반대해왔는데, 이 노래의 사용은 게르만적 전통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뿌리와 전통과 반대된다. - 역자 주
원래 노래인 Kein Schöner Land in dieser Zeit(현재 우리나라보다 더 아름다운 나라는 없다)는 여전히 인기 있는 캠프파이어 노래이며 스카우트가 널리 부르고 있다. 가사는 어느 여름 저녁 자연에서 친구들이 모이는 것을 축하하며, 그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계속 만날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 노래는 종종 다시 쓰이거나 때로는 패러디로 사용되거나 환경 파괴와 사회적 부정의를 강조하는 문화적 레퍼런스로 사용되어왔다.
녹색당 버전에서 일반 독일인들은 직장, 거실 및 스포츠 홀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지금 아름다운 나라. 널리 각성이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가만히 서 있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 지구는 살기에 너무 더워지고 있다. 우리는 기후를 위해 싸울 것이며, 단거리 비행에 반대해 싸울 것이며, 우리 농장을 위해 싸울 것이다.”
녹색당의 공동대표인 로버르트 하벡(Robert Habeck)은 유권자들에게 "지금 모든 것을 바쳐달라"라고 요청하고, 아날레나 베어복(Annalena Baerbock, 공동대표이자 녹색당 총리 후보 - 역자 주)은 "각성하라. 우리는 준비됐다"라고 말하고 있다.
타게스피겔(Tagesspiegel, 베를린 일간 신문 - 역자 주)은 이 광고를 "DIY(Do it yourself - 역자 주) 상점을 위한 정치 광고"라고 말했으며, 이는 지난주 사람들이 차를 포기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모든 독일 가정의 화물자전거(cargo bike)에 대해 1,000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녹색당 계획에 대해 언급하는 화물 자전거 찬가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 캠페인은 녹색당 반대자들에게 조롱을 받아왔다.
그러나 디 자이트(Die Zeit, 독일 시사 주간지 - 역자 주)는 다시 보면 이 광고가 유권자 중 가장 많은 인구 집단인 노년층 독일인들에게 이 곡은 영리한 매력이 있다고 시사했다.
이 기사는 "미학적으로 보수적 외양과 느낌으로 이 곡이 실망한 보수 유권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은 그리 억지스럽지 않다"면서도 곡의 "모든 중독성 있는 곡조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빠르게 저주하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암시하면서, 곡의 "오어붐"(Ohrwurm, earworm 중독성 있는 곡조)의 품질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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