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

미국의 완패,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예견된 결과

Zigzag 2021. 9. 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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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이 8월 30일 완전히 철수하면서 미국 전쟁사에서 가장 길었던 20년 전쟁이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카불 공항에서의 이슬람 국가 호라산(ISKP)의 폭탄테러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빚어낸 또 다른 결과였다. 미국 의회를 우회한 대통령의 비민주적 선전포고와 공습, 국제법을 무시한 아프가니스탄 침략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부패한 정부를 만들어 냈으며, 서구 국가들 내부에서는 애국자법 등 자유와 민주주의의 제한을 허용했다. 미국은 베트남전의 패배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으며, 마찬가지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패배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 채 영구 전쟁의 욕망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미국적 가치의 이름 아래 전개되는 원정 전쟁은 그것이 "좋은 전쟁" "정의의 전쟁" "반계몽주의와 테러에 대한 전쟁' 등 그 무엇이라 불려도 미국의 끊임없는 헤게모니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글은  월간 Le Monde diplomatique 최신 호(2021년 9월)에 게재된 Le Monde diplomatique편집위원 Martine Bulard의 Afghanistan: an outcome foretold를 번역한 것으로, 미국과 서방의 예견된 군사적, 정치적, 도덕적 패배의 원인과 전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 역자 주

영구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

아프가니스탄: 예견된 결과

이슬람 국가(IS)가 주장한 지난 8월 26일 공항 폭탄 테러로 미군과 탈레반 등 100여 명이 사망한 것은 아프간 새 지도자들의 허약함을 보여준다. 미국은 단순히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지친 나라에서 막대한 인명 비용을 들인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의 혼란스러운 종식에 의해 심각하게 약화되었다.

사진 출처: Johannes Eisele · AFP · Getty

아프간은 무굴과 페르시아를 연속적으로 물리쳤고 19세기에는 영국군을, 20세기에는 소련을 몰아냈다. 이제 미국인들은 가장 늦게 짐을 꾸려 떠난다.

나토(NATO) 지휘 하에 미국 십자군 원정에 38개국을 모집한 역사상 가장 긴 20년 간의 군사 작전 후, 워싱턴은 완전한 혼란 속에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고 있다. 상징적으로 애초 침략의 구실이었던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에 대한 공격 20주년을 앞두고 패주에 가까운 군 철수가 일어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당초 올해 5월 철수 시한을 정했고, 조 바이든은 불과 몇 달 후에 철수를 완료했다.

그들의 전임자 조지 W 부시는 그것이 번개 작전이 될 것이라고 세계에 말했고, 2001년 후반에 탈레반 정권에 대한 승리를 주장하면서 미국은 복수했으며 남은 것은 가능한 한 미국 모델에 가까운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것인데, 이것은 세계 최대 열강의 능력 내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은 공산주의를 물리쳤고 '민주주의적 가치'로 세계의 자유 수호자라고 주장할 수 있었다. 서방 정부들은 보조를 맞추었다.

2009년 처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약속한 버락 오바마는 마지막 '증원'을 위해 지원군을 보냈다. 그리고 2011년 5월 1일 엄숙한 연설에서 그는 파키스탄에 있는 자신의 영내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살해한 것이 '미국의 알 카에다 격퇴 노력에서 지금까지 가장 의미 있는 업적'이자 '미국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증거'라고 환영했다.

미국의 완벽한 패배

10년 후인 2020년 2월 도하 협정은 미국의 완전한 패망을 알렸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탈레반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그때까지 미국이 재정적으로, 정치적으로 지원했던 카불 정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협의는 없었고, 미군 2,500명 외에 여전히 지상에 7,100명의 병력이 있는 다른 NATO 회원국과의 조정 시도도 없었다. 나토 회원국의 병력은 독일 1,300명, 영국 1,110명, 이탈리아 900명, 이탈리아 900명, 그루지야와 폴란드에서 각각 수백 명이 있었고 프랑스는 2014년에 마지막 부대를 철수했다.

미국, 아프가니스탄 및 기타 지역에서 온 약 17,000명의 민간 군사 계약자에게도 기정사실이 통보되었다. 이러한 강압적인 접근 방식은 새로운 적인 중국에 대항하여 동일한 '민주주의적 가치'를 방어하는 '아시아의 NATO'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을 주저하게 만들 것이다. [주 1]

[주 1] 다음을 참조하시오. Martine Bulard, ‘Is an Asian NATO imminent?’, Le Monde diplomatique, English edition, June 2021.

미국은 전 세계에 아프간 전략을 단순하게 강요한 것이 아니라, 1조 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불했다. [주 2] 오바마 임기 동안 증파한 10만 명을 포함하여 약 775,000명의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최소 1차례 복무했다. 미국은 드론을 포함한 최첨단 군사 장비를 투입했으며 수십 개의 비정부기구(NGO)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것은 지금까지 최소 16만 명의 아프간인과 미군 2,400명, 연합군 1,500명, 민간 군수업체 1,800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좋지 않은 결과를 고려하면 엄청난 투자였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주 2] Craig Whitlock, ‘At war with the truth’, The Afghanistan Papers, The Washington Post, 9 December 2019.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적어도 도시에서 상황이 개선된 여성을 제외하고는 전쟁 전보다 훨씬 더 나쁘다. 그러나 여성 작가, 언론인, 의사, 교사에 대한 위협(피살을 면해도 강제 추방됨), 여학교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과 함께 집에 머물라는 탈레반의 압력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증가해왔다. 서방의 '문명화 임무'는 또한 아프가니스탄을 세계 최고의 아편 생산국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국가 GDP의 15% 이상이다(전 세계 공급량의 90%).

아프가니스탄은 도둑체제(kleptocracy)가 되었다. 미군의 고문인 크리스토퍼 콜렌다(Christopher Kolenda) 대령은 2006년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암에 비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소한 부패는 피부암과 같습니다. 그것을 다루는 방법들이 있어서 당신은 아마 괜찮을 것입니다. 고위 부처의 부패는 대장암과 같습니다. 더 심각하지만, 제때에 포착한다면 아마 괜찮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둑체제는 뇌암과 같아서 치명적입니다." [주 3] 그리고 그 이후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주 3] Craig Whitlock, Leslie Shapiro and Armand Emamdjomeh, ‘A secret history of the war’, The Afghanistan Papers, The Washington Post, 9 December 2019에서 인용. 달리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인용문은 이 문서에서 가져온 것이다.

만약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

탈레반이 거의 반대에 직면하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 서방과의 전쟁은 그들을 다시 권좌에 앉혔지만, 파키스탄의 한 기자는 미국의 침략 전(5년 집권 후)에 "그들은 더 이상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주 4] 최근에는 그들이 만역 권력을 되찾을 것인가를 묻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문제는 단지 언제였다.

[주 4] Jacques Follorou, ‘Ahmed Rashid: “Les talibans n’ont jamais montré la volonté d’aboutir à la paix”’ (Ahmed Rashid: ‘The Taliban have never shown any sign of wanting peace’), Le Monde, 28 May 2021.

이 전쟁은 '좋은 전쟁' (조지 W 부시, 2001), '정의로운 전쟁' (오바마, 2011), 그리고 '반계몽주의(obscurantism)와 테러'에 대한 전쟁(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2008), 버나드 앙리 레비(Bernard-Henri Lévy), 파스칼 페리노(Pascal Perrineau), 스테판 쿠르투(Stéphane Courtois)와 다른 잘못을 바로잡는(righters of wrongs) 프랑스인들에 의해 '우리 전쟁' 등으로 다양하게 묘사된다. 이들에 의하면 이 전쟁은 테러 공격으로부터 세계를 보호하고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야만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것이어야 했다.

2009년 베르나르 쿠슈너(Bernard Kouchner) 프랑스 외무장관은 '방탄조끼로 마음과 마음을 사로잡는다'며 [주 5] 마치 테러에 테러로 맞서고 총과 달러로 민주주의를 강요할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명백한 패배를 당했을 때에도 자신들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인권의 이름으로(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우호적인' 국가를 제외하고)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사헬 등에 대한 개입을 차례로 요구했으며, 자신이 선의 편에 있다고 확신했다.

[주 5] Canal Plus, 18 October 2009.

하지만 이 침략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그들은 혼란을 일으키고,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와 같은 집단의 성립을 촉진하고, 사회와 국가 기관을 파괴하고, 민족적 긴장을 격화하고, 국가를 분열시키고, 내전으로 이어지며, 필연적으로 이러한 이길 수 없는 분쟁은 거짓, 부패, 고문, 더러운 속임수와 자유의 박탈을 수반했던 서방 국가들을 포함한 주요 민주주의 원칙의 실패로 이어진다.

우리는 이미 관타나모(40여 명이 여전히 재판 없이 구금되어 있는 곳)와 역외의 고문 장소에 대해 알고 있다. 줄리안 어산지의 위키리크스는 베일의 한 귀퉁이를 들춰냈고, 그는 현재 테러리스트로 취급되어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019년 12월 9일 '아프가니스탄 문서'(Afghanistan Papers)를 발간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재건 특별감찰국(Office of Afghanistan Reconstruction)이 수집한 2,000페이지가 넘는 미국 및 다른 나라 정책 입안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지도자들의 교묘한 책략을 더욱 조명했다. 그들은 대통령, 장관, 군 참모총장이 의도적으로 동포와 더 넓은 세계에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밝혔다.

"신화의 거짓을 드러내는 팩트"

2002년 4월 17일, 아프가니스탄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난 후, 부시의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는 그의 비밀 메모 중 하나에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는 우리가 떠나는 데 필요한 안정을 제공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다면 절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빼내지 않을 것입니다. 도와주세요!" 몇 달 후(2003년 9월 8일) 그는 썼다. "나는 나쁜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국방부 웹사이트에 "여러 가지 좋은 뉴스"에 대한 문서를 게재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부르거나 미국이 초점을 잃었다고 말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지만, 팩트는 그 신화가 거짓임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문서'의 소스인 군인, 정보국, NGO 직원 등은 긍정적인 지표만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2015년 마이클 플린(Michael Flynn) 중장은 "대사부터 하급 관료까지, 그들은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진짜일까요? 우리가 일을 훌륭하게 하고 있다면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라며 좌절감을 표현했다. 상층부의 사람들은 속은 것이 아니라 그들 모두 포커 플레이어처럼 다음번에는 반드시 이길 것이고, 그리고 다음 전투가 마지막 전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초부터 국제법은 뒤집어졌다. 미국은 처음에 일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하기로 결정했지만 나중에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지지를 요청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9월 12일에서 12월 20일 사이에 일련의 승인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인 공격자에 대한 군사력 사용의 문제가 아니라 지하디스트의 은신처로 의심되는 모든 국가를 공격할 수 있는 '테러와의 전쟁'이 문제였다. 비록 테러 공격을 막지는 못했지만, 이 '예방 전쟁'을 승인함으로써 이라크, 리비아, 프랑스, 말리에도 개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민주적 파산의 결과로, 미국의 애국자법(Patriot Act)에서 영구적인 입법이 된 프랑스의 비상조치에 이르기까지 자유를 축소하는 법이 자의적인 체포 그리고 현이나 대통령의 변덕에 의해 금지된 시위와 함께 배가되었다.

아프가니스탄은 아시아의 거대한 게임(Asian Great Game)의 무대이기 때문에 혼란은 더욱 크다. 그 선수들은 미국 동맹국이지만 일부 탈레반을 보호하는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에서 일부 반파키스탄 무자헤딘 단체를 지원한 인도, 투르키스탄 이슬람당(구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이 신장(공식적으로는 위구르 자치구)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고 인도와 마찬가지로 아프가니스탄의 광물 자원을 주시하고 있는 중국, 예상치 못한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는 러시아, 그리고 박해를 피해 도망친 많은 시아파 하즈라족을(이번 호의 Inter-Afghan talks are the best route to stability 참조) 받아들인 이란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서방세계의 모든 실패를 합친 것이다. 왜냐하면 군사적으로 미국이 수십 년 동안 무력충돌에서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 그 자체보다 못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며, 도덕적으로 카불과 바그다드에 세워진 정권들이 부패하고 선거 과정이 불명예스럽기 때문이며, 이러한 원정의 시작에 대한 결정이 한 명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며, 정치적으로 관련 국가는 파괴되고 전멸됐어야 할 세력이 결국 다시 정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수는 직접적인 개입과 '영구 전쟁'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인들이 더 이상 세계를 이끌 운명인 선택된 민족으로 보지 않는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것일까? 답은 바이든의 외교정책 계획 제목에 있다. '민주 세계를 선도하다'. [주 6] 패권에 대한 미국의 열망은 베트남에서의 패배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그 열망은 아프가니스탄의 쓰라린 교훈 이후에도 증발하지 않을 것이다.

[주 6] 다음을 참조하시오. Olivier Zajec, ‘Biden dreams of rebuilding the international order’, Le Monde diplomatique, English edition, Dec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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