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위기의 수혜자: 루카셴코, 권위주의 러시아/동유럽 정권, 미국과 전쟁산업

Zigzag 2021. 11. 1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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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벨라루스를 통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국경으로 수만 명의 이주민이 몰려들면서 촉발된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위기를 둘러싸고 서방은 벨라루스의 루카셴코 대통령과 배후의 러시아 푸틴을 비난하고 있으며, 푸틴은 자신의 국경을 조여 오는 나토와 유럽연합을 비난하고 있다. 이 국경 위기는 분명 루카셴코에 의해 조장되었지만, 가스관을 둘러싸고 유럽연합-러시아의 직접적인 결속을 우려하며 러시아의 호전적 행위를 도발해 대립을 조장하려는 미국, 국경 위기를 통해 국내의 비민주적 통치의 관심을 돌리려는 동유럽 권위주의 정권, 러시아의 호전적 이미지를 팔아 긴장을 고조해 이익을 거두려는 전쟁산업의 복합적 이해관계가 뒤엉킨 글로벌 지정학적 사건이다. 이 글은 Al Jazeera에 러시아 문제를 기고해 온 Leonid Ragozin가 Al Jazeera 11월 17일 자에 기고한 Who is benefitting from the Poland-Belarus border crisis? 의 번역으로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 역자 주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위기로 이득을 보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동유럽의 긴장 고조는 국내 문제에 편리한 연막이다.

망명 신청자들이 2021년 11월 15일 폴란드 쿠즈니차(Kuznica) 국경 근처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에 있는 브루지(Bruzgi) 국경 초소에 캠프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 출처: AFP/Leonid Shcheglov

지난 몇 주 동안, 수천 명의 망명 신청자들이 유럽연합의 회원국인 폴란드로 건너가려고 시도하면서,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을 따라 긴장이 고조되었다. 벨라루스의 느슨한 비자 절차는 중동의 전쟁으로 피폐한 국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EU 영토에 도착하기를 희망하도록 유혹했다.

폴란드가 망명 신청자들의 입국을 저지하기 위해 군대를 국경에 배치했을 때, 수천 명의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이 국경의 벨라루스 쪽에서 추위에 발이 묶이면서 벨라루스와 폴란드 사이의 정쟁의 불씨가 되었다.

위기와 폴란드, 벨라루스 및 러시아 간의 병행된 긴장 고조는 이들 정부가 외교 및 국내 정책 목표를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지금으로서는 국경에서의 인도주의적 재앙이 작년의 결함이 있는 대통령 선거 이후 EU로부터 제재를 받고 고립되어 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ksander Lukashenko) 벨라루스 대통령이 만들어낸 것이 분명하다.

벨라루스 당국은 망명 신청자들이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국경으로 향하게 했다. 이들 국가들은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현재 벨라루스의 정치 난민들과 준 망명 정부 구성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 국가에 의한 그의 정권의 공개적 전복에 맞서고자 하는 루카셴코의 열망은 분명하다.

그러나 민스크가 압력을 가하려는 것은 서쪽의 이웃들만이 아니다. 국경 위기는 전면적인 세계 분쟁의 전망과 함께 서방과 러시아를 협박하기 위한 더 큰 전략의 일부이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며 공식적으로 러시아-벨라루스 연합(Union of Russia and Belarus)으로 알려진 단위의 일부이다. 후자는 주로 문서에 존재하지만 두 국가 사이의 공동 방위 정책과 자유로운 이동을 제공한다. 즉, 폴란드와 두 발트해 연안 국가와의 벨라루스 국경은 사실상 러시아의 안보 지대를 NATO 영역과 분리하는 러시아의 외부 국경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연장선상에서 이 국경에서의 어떤 갈등도 러시아와 나토 간의 갈등이 되는데, 바로 지금 폴란드 극우 정부가 이를 프레임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루카셴코는 벨라루스를 통해 EU에 러시아 가스를 공급하는 야말(Yamal) 파이프라인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화요일 러시아 통신사 타스(TASS)는 벨라루스의 송유관 운영업체인 고멜트란스네프트(Gomeltransneft)가 계획되지 않은 유지 보수를 시작한 후 드루즈바(Druzhba) 송유관을 통해 폴란드로의 석유 공급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서유럽과 동유럽의 많은 매파 평론가들은 모스크바를 국경 위기의 선동자로 지목하고 루카셴코의 위협이 크렘린궁에서 승인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목적으로 군대를 증강하는 것에 대해 급진적인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비난의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러시아는 독일 에너지 규제 기관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거치지 않고 EU에 직접 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인 노르트 스트림 2(Nord Stream 2)를 인증해야 하는 4개월 기간의 중간에 놓여있다. 화요일에 독일이 기술적인 이유로 인증 절차를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는 프로젝트를 더욱 지연시킬 것이며 크렘린에 의해 고의적인 적대행위로 해석될 것이다.

러시아가 바로 이 시기에 독일(대부분의 망명 신청자들이 향하고 있는 곳)을 직접 위협하는 국경 위기를 벌이는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는 이유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같은 매파 논객들이 수년 동안 주장해 온 것처럼, 노르트 스트림 2는 우크라이나를 가스 수송 수입에서 빼앗아 무릎을 꿇게 할 슈퍼 무기로 설계되지 않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왜 지금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가?

반대로 노르트 스트림 2를 탈선시키기 위해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모한 행동을 하도록 도발하는 논리가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이것은 거의 완성된 프로젝트를 포기하도록 독일을 압박해 온 미국의 이익이 될 것이다.

적어도 우크라이나 주변의 러시아군 증강은 러시아가 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요약한 바와 같이 서방세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보는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인다.

11월 13일 로시야 TV(Rossiya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러시아군의 증강과 10월 20일 핵탑재가 가능한 폭격기 비행과 함께 예정에 없던 미군 전함의 흑해 도착 간의 연관성을 분명히 했다. 후자의 사건에 대해 러시아는 폭격기를 보내 폴란드와 가까운 벨라루스 상공을 비행하기 위해 폭격기를 보내는 것으로 대응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0월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에서 러시아 지원군을 상대로 터키산 바야락타르(Bayaraktar) 드론을 사용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있는 푸틴의 사람인 빅토르 메드베추크(Viktor Medvedchuk, Opposition Platform — For Life 정당 대표이며, 푸틴은 그의 딸의 대부이다 - 역자 주)에 대한 법적 공격과 러시아 내러티브를 홍보한 혐의로 기소된 그의 미디어 제국에 대한 탄압이 진행 중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위기에 대한 폴란드의 관점이 있다. 법치주의를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에 휘말린 극우 폴란드 정부에 유용한 산만함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폴란드 헌법 재판소는 EU 조약의 일부 조항이 폴란드 헌법과 양립할 수 없다고 판결해 이를 무효화했다. 이 결정은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의 통합에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이 위기는 폴란드 정부가 동방의 침략에 맞서 "유럽의 국경"의 "수호자"로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는 또한 우파 정부가 폴란드 사회에서 외국인 혐오증을 더 부추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인종 차별적인 반이민 장광설은 폴란드 극우 정치의 주요 요소이다.

그러나 폴란드 정부는 반 러시아적인 언사와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폴란드 국내 정치는 크렘린의 정치와 매우 유사하다. 법치를 떨어뜨리고 사법부의 독립을 점차 훼손하는 과정에서 집권당인 법정의당(Law and Justice Party, PiS)이 모스크바의 전략을 본뜨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전략을 모방하는 것처럼 동성애 혐오 법안을 포함하는 "전통적 가치"를 공격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그 측면에서 러시아를 앞지르고 있다. 폴란드의 많은 지방 자치 단체들은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LGBT 프리 존"을 선포했다.

크렘린이 가장 선호하는 전술은 정부가 통제하는 유독한 미디어를 지원하는 것인데, 이는 야당을 폄하하고 가짜를 유포하는 것인데, 이것은 PiS도 탐닉해왔던 것이다.

지정학의 연막은 오랫동안 폴란드와 동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민주적 절차와 인권에 대한 침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들은 러시아의 신화적 타자성(mythological otherness)과 그것의 이른바 내재적 호전성(intrinsic belligerence)을 팔아먹는 데 탁월하다. 유럽연합 가입에 따른 법치적 제약에 구속받지 않는 푸틴 정권은 동유럽 전체를 사로잡고 있는 극우적 권위주의 트렌드의 그로테스크한 한 사례에 불과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적대적인 러시아에 대한 유령과 유럽의 동쪽 국경에서의 분쟁은 서구의 특정 정치집단에도 이익이 된다. 그들은 로비스트들과 군-산업 복합 단체들에게 국방비 증액을 장려하기 위해 갈등을 조장하는 먹잇감을 준다. 그들은 분열과 거대한 화재(전화 - 역자 주)의 공포를 부채질하여 포스트 공산주의 공간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발전을 진정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약화시킨다.

이 전쟁 산업은 푸틴과 루카셴코와 같은 독재 정권을 영속화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호전적인 언사를 높이고 국가에 대한 위협의 깃발을 들어 올릴 기회를 제공한다.

결국 조작된 위기와 긴장 고조의 결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극우 정치와 전쟁 중심 경제의 직격탄을 견뎌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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