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 논란의 중심이 된 카일 리튼하우스 무죄 판결, 그 과정과 내용 그리고 여파

* 2020년 8월 23일 미국 위스콘신 주 케노샤에서 당시 29세의 흑인 남성 제이콥 블레이크(Jacob Blake)는 가정 분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등에 총 여러 발을 맞고 의식을 잃고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수시간만에 수백 명의 시위대가 경찰본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차량이 불타고 상가가 파괴되면서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시위 이틀째인 8월 25일 일리노이주에서 넘어온 17세 백인 청소년 카일 리튼하우스는 공격용 소총으로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상해를 가한 후 체포되었다. 11월 19일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그에게 적용된 고의적 살인, 살인 미수 등의 4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은 재관관의 리튼하우스에 대한 동정심 표현과 검찰의 실수 등으로 처음부터 불공정성이 제기되었다. 이 판결은 백인들이 정당방위와 자경이란 이름으로 유색인종에 가한 폭력에 면죄부를 주어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을 심화하고 자칫 또 다른 시위와 유색인종에 대한 폭력을 촉발할 수 있다. 이 글은 Maya Yang과 Joanna Walters의 Guardian의 11월 19일 자 기사 Kyle Rittenhouse found not guilty after fatally shooting two in Kenosha unrest의 번역으로 리튼하우스 재판 과정과 내용, 그 여파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 역자 주

 

카일 리튼하우스(Kyle Rittenhouse)는 케노샤(Kenosha) 소요사태에서 2명을 총으로 살해한 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백인 경찰관이 흑인 제이콥 블레이크(Jacob Blake)를 등 뒤에서 쏜 후 발생한 시위에서 리튼하우스는 2명을 살해하고 세 번째 사람에게 상해를 입혔다

무죄 평결 후 흐느끼는 리튼하우스. 사진 출처: Guardian

금요일 배심원단은 카일 리튼하우스가 지난해 미국 위스콘신주 케노샤에서 반인종차별 시위에서 2명을 총으로 살해하고 1명에 상해를 입힌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020년, 백인 경찰이 흑인 남자 제이콥 블레이크의 등을 쏜 후 발생한 지난 8월 시위에서 리튼하우스는 자칭 민병대로 행동하는 다른 무장한 남성들과 함께 케노샤의 거리를 배회하던 중 공격용 소총을 발사해 조셉 로젠바움(Joseph Rosenbaum, 36세)과 앤서니 후버(Anthony Huber, 26)를 사살하고 그로스크로이츠(Gaige Grosskreutz, 27)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번 재판은 공격용 소총으로 무장한 자경단 비공식 보안요원으로 활동한다고 주장하는 백인 남성이나 10대 그리고 흑인 대중  또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LM) 운동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대치할 때  법 집행 기관의 상반된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여 미국의 시험 사례로 여겨졌다.

케노샤 배심원단은 4일째인 이날 오후 만장일치 판정을 내린 뒤 법정으로 복귀했다.

리튼하우스가 직면한 각각의 혐의에 대한 무죄 평결이 낭독되었다. 이 혐의는 대부분의 법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살인으로 분류되지만 위스콘신에서는 의도적 살인, 무모한 살인 및 고의적 살인 미수로 기소된 범죄를 포함한다.

이제 18세인 리튼하우스는 평결이 낭독되기를 기다리면서 몸을 떨었고,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후 방에서 서둘러 나왔다가 나중에 돌아와 변호사가 건넨 물을 마시면서 흐느끼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

카일 리튼하우스의 어머니 웬디 리튼하우스(Wendy Rittenhouse)는 금요일에 아들이 무죄 판결을 받자 안도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그는 2020년 8월 일리노이주에 있는 자택에서 케노샤로 왔을 때 17세였으며, 주변을 서성대던 무장 민간인 집단에 물을 나눠준 당시 근무 중인 경찰관 중 일부의 명백한 승인 아래 통행금지 후 외출하지 않고 거리를 순찰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해가 진 후 경찰의 총격에 반대하는 시위가 폭력으로 번지면서 일부 업소가 파괴된 후 재산을 보호하고 일상 의료 및 비공식 보안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의 전환점은 그로스크로이츠가 검찰 측을 위해 증언을 했지만 그가 리튼하우스에 총을 겨누기 전 총을 겨누어 그의 팔을 맞추었다고 인정하면서 찾아왔다. 또 다른 증언자들은 리튼하우스가 총격을 가해 사망한 남자들에 의해 쫓기고 있었으며, 리튼하우스는 배심원단에게 총을 발사했을 때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리튼하우스는 백인이고 그가 쏜 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인종적 정의, 불평등한 치안, 총기 권리에 대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종종 미국의 점점 더 격렬해지는 당파적 분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자기 방어를 주장하면서, 리튼하우스는 살인 혐의와 살인 미수 혐의, 그리고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무기를 발사하여 무모하게 안전을 위험에 빠뜨린 두 가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또한 미성년자가 위험한 무기를 불법 소지한 혐의로 기소되었지만, 판사는 재판 중에 그에 대한 혐의를 기각했다.

금요일 오후 법원 밖에서 제이콥 블레이크와 BLiM의 지지자들은 리텐하우스의 지지자들과 대치했으며 리튼하우스가 무죄를 선고받은 뒤 분노의 말들을 주고받았다.

제이콥 블레이크의 삼촌인 저스틴 블레이크(Justin Blake)는 지난 1년이 그의 가족에게 “살아 있는 지옥”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조카는 백인 경찰관인 러스틴 셰스키(Rusten Sheskey)가 그의 차 옆에서 그를 체포하려 하다가 등을 7번이나 쏘았을 때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제이콥 블레이크의 삼촌인 저스틴 블레이크는 배심원이 카일 리튼하우스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린 후 케노샤 카운티 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 출처: Tannen Maury/EPA

케노샤에서 성장한 26세의 활동가 아델라나 아킨데스(Adelana Akindes)는 항의하는 동안 그녀에 대한 법 집행 기관의 대우에 대해 시를 고소하며 미국의 "두 체계의 법"에 대해 비판했다. "하나는 경찰의 만행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법이며 다른 하나는 경찰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위한 법”이라고 말했다.

인종 정의 옹호자들은 어떤 평결도 지난 8월 끓어오른 이 도시의 오랫동안 부글거리고 있는 인종 갈등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지만 케노샤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판결에 앞서 토니 에버스 주지사는 500명의 주 방위군이 문제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배심원단이 돌아온 지 몇 시간이 지났지만 케노샤에서는 큰 시위나 소요의 징후가 없었다.

시위대가 뉴욕 거리로 나서는 모습이 목격됐다. 소셜 미디어에 돌고 있는 비디오에는 브루클린과 맨해튼 브리지에 평화롭게 모여든 많은 군중이 무죄 판결에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정치권과 공직자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나누었다.

조 바이든은 “배심원단이 내린 결론을 지지합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배심원 제도가 작동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준수해야 합니다.” 바이든은 이후 성명에서 침착함을 호소하며 위스콘신 주의 지방 당국에 공공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케노샤의 평결은 나를 포함해 많은 미국인들이 분노와 걱정을 하게 만들겠지만, 우리는 배심원단이 말한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바이든은 "우리가 하루아침에 국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든 미국인이 법 아래에서 공정성과 존엄성을 가지고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도록 힘을 다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제 약속에 변함없습니다."

사람들이 뉴욕에서 카일 리튼하우스의 판결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David Dee Delgado/Reuters

민권 운동가들은 격분했다. 전미유색인종선진화협회(NAACP) 민권단체는 트위터에 "#카일리튼하우스 사건 판결은 조롱이며 경찰의 만행과 폭력에 항의하기 위해 평화적으로 집결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대신해 정의를 실현하는데 실패했다"라고 밝혔다.

교회 목사이자 살해된 민권 아이콘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딸인 버니스 킹(Bernice King) 목사는 트위터에 이렇게 말했다. "정의는 평결에 관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연속체입니다. 우리는 흑인 10대 남성이 케노샤에서 어떻게 참여했을지에 대한 차이에 도전하는 것을 포함하여 우리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리튼하우스는 그를 위해 돈을 모금하고 애국자로 묘사한 일부 보수주의자들에게 금세 유명해졌다. "리튼하우스 – 무죄!"라고 우파 텍사스 주지사 그레그 애벗(Greg Abbott)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론 존슨(Ron Johnson) 위스콘신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카일 리튼하우스 재판에서 정의가 실현됐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브루스 슈뢰더(Bruce Schroeder) 재판관도 과격한 스타일, 재판 중 터무니없는 발언, 일부 관찰자들이 피고 측에 동조했다고 말한 태도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