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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분열시킨 리튼하우스의 무죄 판결: 논란의 자기방어, 인종, 총기, 판사, 자경주의

Zigzag 2021. 11. 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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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8월 경찰이 미국 위스콘신 주 케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콥 블레이크(Jacob Blake)의 등에 7발의 총을 발사한 사건은 케노샤에서 곧장 대규모 폭력시위로 확대되었다. 이 시위에서 일리노이주 안티오치 시에서 온 카일 리튼하우스는 손에 든 반자동 공격용 소총으로 2명을 사살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혔다. 그는 위스콘신 주 검찰에 의해 고의 살해 등 5개 혐의로 피소되었지만 11월 19일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판사는 그가 사살한 사람들을 피해자로 부르기를 거부하며 리튼하우스에게 공감을 표하며 시종일관 중립성이 의심되었다. 리튼하우스는 자기 방어를 주장했지만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타 도시에서 온 그가 백인 자경단의 일원이었으며, 만약 흑인이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 자리에서 사살되었을 것이라며 이번 판결의 공정성에 의문을 던졌다. 이미 포틀랜드 등 미국 곳곳에서 이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미국의 구조적 인종주의와 사법시스템의 중립성은 다시 한번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 글은  BBC의 Nomia Iqbal와 Anthony Zurcher의 11월 20일 자 기사  Kyle Rittenhouse case: Why it so divides the US의 번역으로 리튼하우스의 사건과 판결이 사법정의를 선포하는 대신 미국 사회에 고질적인 제도화된 인종 차별과 분열을 더 심화시키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 역자 주

카일 리튼하우스(Kyle Rittenhouse) 사건이 미국을 분열시키는 이유

리튼하우스가 재판받는 법정 밖에서 흑인과 백인 남성이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최근 몇 년 동안 이토록 신랄한 비판을 불러일으킨 미국의 재판은 거의 없었다. 나라를 분열시키는 카일 리튼하우스 사건은 무엇인가?

법정 안에서 18세 소년은 배심원단이 고의 살인을 포함한 5가지 혐의로부터 풀어주는 소리를 듣고 눈에 띄게 떨고 있었다.

그는 위스콘신에서 인종적 소요가 발생하는 동안 두 명의 남성을 살해했지만 배심원단에게 자신이 생명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반자동 무기를 사용한 것이라고 성공적으로 설득했다.

한편, 법정 밖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며 지나갔다. 일부는 창문에 기대어 "카일을 석방하라!"와 "우리는 수정헌법 2조를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일부 사람들은 판결에 당황했다. 한 남자는 법원 계단에서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만약 리튼하우스가 흑인이었고 그와 같은 무기를 휘둘렀다면, 그는 총에 맞아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 사건이 그토록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킨 이유가 있다.

자기 방어(Self-defence)

카일 리튼하우스의 무죄 판결은 위스콘신 주 자기 방어법의 구체적인 세부사항에 달려 있었는데, 이는 총기 발사 당시 리튼하우스 씨의 심리 상태를 참작한 것이다. 첫 번째는 조셉 로젠바움(Joseph Rosenbaum)이 리튼하우스의 총을 잡으려 할 때 발생했고, 그다음 두 발은 두 명(그중의 한 명은 무장했음)이 로젠바움의 총격 이후 리튼하우스와 대치했을 때 발생했다.

이 법은 리튼하우스 씨가 자신이 즉각적인 피해 위협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는 고려하지만, 총을 뽑고 분노를 터뜨리며 그를 변덕스러운 상황의 한 복판에 놓이게 한 몇 시간과 며칠 전에 그가 한 선택은 고려하지 않는다.

법정에서 배심원단의 평결을 듣는 카일 리튼하우스. 사진 출처: BBC

이번 재판은 특히 총기 소지 제한이 느슨해진 사회에서 미국 전역의 자위법과 치명적인 무력 사용과 관련된 상황들의 총체성(totality of circumstances)을 충분히 따져볼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고려를 촉발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향은 많은 주에서 자기 방위권을 "성 독트린"(castle doctrine, 자기 영역 침입해 생명을 위협하는 자에 대해 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원칙 - 역자 주) 및 "자기 영역 고수"(stand your ground, 자신의 소유지에서 외부자의 공격을 받을 경우 도주할 필요 없이 자기 방어를 위해 무기 사용을 허용한 법, 정당방위법 혹은 스탠드유어그라운드법으로 불리기도 한다 - 역자 주) 법률을 통해 확대하는 것이었다. 이 법률들은 개인들에게 대립으로부터 물러서기보다는 가정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추정적인 권리를 부여한다.

리튼하우스 재판을 둘러싼 분열은 그러한 법률이 너무 지나치거나 혹은 충분하지 않은지 여부에 대한 논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인종

인종은 이 사건의 핵심은 아니지만 한 사람에게는 중요하다. 흑인인 제이콥 블레이크(Jacob Blake)는 지난해 케노샤에서 백인 경찰관에게 총 7차례 총을 맞았다. 처음에 폭력적인 시위를 촉발시킨 것은 바로 그 총격 사건이었습니다. 그 경찰은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블레이크 씨는 인터뷰에서 리튼하우스가 다른 인종이었다면 "그는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항복했음에도 불구하고 리튼하우스는 3명의 백인 남성(그중 2명은 피살됨)에게 총격 후 즉시 체포되지 않았다.

법원 밖에 있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LM) 시위대는 이 십 대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것조차도 "백인의 특권"이라고 말한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마지막 변론에서 리튼하우스 씨의 피고 측 변호사인 마크 리처즈(Mark Richards)는 블레이크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이 지역사회의 다른 사람들은 7번 총을 쐈고 그것은 괜찮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제 의뢰인은 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3/4초 동안 4번 총을 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정확히 누가 총기를 소지하고 그들이 누군가를 죽였을 때 자기 방어를 선언하는 것이 허용되는가에 대한 논쟁을 재개했다.

총기

리튼하우스 재판은 미국에서 총기 소유와 사용을 제한하는 법을 다시 한번 강조했는데, 이는 주 관할권과 지방 관할권에 따라 크게 다르다. 규제들은 종종 정확하지 않은데, 이것은 적용되는 총기의 종류와 어떤 상황에서 적용되는지에 대한 치열한 입법 논쟁의 산물이다.

리튼하우스 재판의 최종변론 하루 전, 브루스 슈뢰더(Bruce Schroeder) 판사는 리튼하우스가 18세 미만에게 "위험한 무기"를 소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주법을 위반했다는 혐의 중 하나를 취하하라고 명령했는데, 그가 소지하고 있던 소총이 그에게는 금지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결정은 화기 총열의 길이에 달려있었는데, 그 길이가 몇 인치만 더 짧았어도 금지되었을 것이다.

법정의 카일 리튼하우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총기 규제 활동가들은 이를 보다 균일한 국가 총기법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일종의 허점의 또 다른 예로 인용했다. 30년 된 위스콘신 주 법에는 16세와 17세의 청소년이 사냥을 가도록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들은 리튼하우스 씨가 휴대하고 있던 무기는 그가 사용한 상황에서 분명히 "위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총기 권리 운동가들은 리튼하우스가 그러한 무기를 소유하고 자신을 방어하는 데 사용할 권리를 찬양했다. 오하이오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조시 맨델(Josh Mandel)은 트위터에 "총을 든 17세 청소년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영국 신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

브루스 슈뢰더는 위스콘신 주 법원 시스템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순회 판사이다. 1983년 민주당 주지사에 의해 임명된 그는 그 이후로 총 7번의 선거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했다.

아마도 판사가 전국적으로 중계되는 그러한 세간의 이목을 끄는 재판의 초점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지만 판사를 선출하는 미국의 특이한 전통은 민감한 정치적 상황을 더욱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수년에 걸쳐 슈뢰더 판사는 피고인이 최종 배심원을 선택하는 무작위 추첨을 수행하고 배심원에게 난해한 퀴즈를 풀도록 하는 등의 독특한 방식을 개발했다. 그는 또한 친피고(pro-defence) 법조인으로서의 명성을 얻었는데 이는 리튼하우스 재판에서 검사들과의 짜증 섞인 언쟁으로 더욱 굳어졌다.

카일 리튼하우스 재판의 재판장 브루스 슈뢰더. 사진 출처: Getty Images

재판의 다분히 정치적 성격을 감안할 때, 그러한 기이함과 선택의 많은 부분이 편견의 증거로 대해 면밀히 검토되었다. 불법 총기 혐의를 기각하고 리튼하우스가 쏜 사람들을 "피해자"라고 부를 수 없다는 그의 판결은 많은 좌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가 선택한 휴대전화 벨소리인 God Bless USA는 최근 몇 년 동안 도널드 트럼프의 주요 집회에서 등장했던 대표적 애국적 노래로 그의 정치적 성향을 보여주는 가능한 증거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법률 분석가들은 일반적으로 슈뢰더 판사의 판결이 그러한 소송 절차에 대한 규범 내에서 이루어졌다고 결론지었지만, 지난해 제도적 인종 차별주의와 경찰 총격에 반대한 시위(케노샤 시위를 포함)에서 전체 미국 범죄 시스템의 공정성이 도전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규범 역시 철저한 검증 아래 놓여있다.

자경주의(Vigilantism)

그날 밤의 사실은 논쟁의 여지가 없었다. 카일 리텐하우스는 남자 2명을 살해하고 세 번째 인물에 상해를 입혔다.

대신 배심원단은 그가 왜 그랬는지 알아내야 했다. 그가 치명적인 총격을 가했을 때 그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그는 자기 방어를 위해 행동하고 있었을까, 아니면 자신이 속하지 않은 도시에서(리텐하우스의 실거주지는 일리노이주 안티오치이다 - 역자 주) 이미 불안정한 상황을 유발하는 위험한 자경단원이었을까?

더 엄격한 총기 규제를 원하는 많은 단체들은 그것이 후자였다고 말한다. 그들은 리튼하우스의 사건이 무혐의 처분됨으로써, 어떠한 후과에 마주할 필요 없이 누구나 총을 들고 성난 시위에 나설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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