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24일 남아프리카가 최초로 오미크론 변이의 유전적 염기서열 분석에 성공해 WHO에 보고하기 전에 이 변이는 이미 네덜란드에서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 등의 부유한 국가들은 일제히 남아프리카를 포함한 아프리카 남부 지역 국가들에 대한 여행 금지와 이들 국가에 대한 국경 폐쇄를 선언했다. 남아프리카는 자신의 과학적 발견 덕택에 세계 각국의 처벌을 받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이미 알파와 델타 변이에서도 보였듯이 특정 지역에 대한 고립과 국경 폐쇄는 이 코로나 19 대역병의 지속을 막지 못했다. 오미크론으로 인한 아프리카 남부 지역 국가들에 대한 여행 금지는 아프리카 입장에서 보면 지독한 식민지적 유산이다. 앞에서는 아프리카인을 각종 병원균의 보균자로 낙인찍으면서, 뒤에서는 이들의 몸을 대상으로 새로운 백신의 임상 시험체로 이용하는 것, 자신들 내부적으로는 수억병의 백신을 사재기하며 대외적으로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백신 몇 병을 던져주는 이중적 작태에 아프리카인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이 글은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사회 정치 평론가로 아프리카 여성의 경험을 기록하는 플랫폼인 African Feminism-AF의 큐레이터이자 편집자인 로즈벨 카구미어(Rosebell Kaguumire)가 12월 6일 자 Al Jazeera에 기고한 The colonial undertones of Omicron travel bans의 번역이다. 이 글은 서구의 백신 민족주의와 오미크론 여행금지가 식민지적 함의를 가진 반 공공보건 정책으로 결코 오미크론의 확산을 저지할 수 없으며, 백신 불평등과 보건 불평등은 경제적 불평등의 외화물임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 역자 주
오미크론 여행 금지의 식민지적 함의
서구는 건전한 공중보건 정책을 채택하는 대신 다시 한번 식민지 시대의 관행에 의존해 아프리카를 고립시키고 있다
11월 26일 세계 보건기구(WHO)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B.1.1.529를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이를 오미크론(Omicron)이라고 명명했다. 하루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연구원들은 11월 중순 가우텡주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새로운 바이러스 계통을 발견한 Network for Genomics Surveillance 회원 연구소의 연구를 인용하여 이 변이에 대해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과학자들의 흠잡을 데 없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 평가하며 이 새로운 잠재적 위협에 대처할 건설적인 방법을 찾는 대신 유럽 연합, 미국 및 영국은 세계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대한 대대적인(원문의 "banket"은 blanket의 오타로 보임 - 역자 주) 여행 금지령으로 이끌었다. 남아프리카와 보츠와나에서 오미크론이 보고되었지만, 여행 금지는 아직 사례를 기록하지 않은 다른 아프리카 남부 국가들을 대상으로 했다. 말라위와 같은 나라들은 20명 미만의 새로운 코로나 19 사례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러한 엉뚱한 결정은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 가능성과 심각성, 또는 실제로 그 기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을 때 취해진 것이다. 이는 건전한 공중 보건 정책을 반영하지 않지만 아프리카 시민의 이동권과 의료에 대한 권리를 계속해서 부정하는 오랜 편견을 반영한다. WHO가 오미크론 확산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러한 전면적인 여행 금지의 뿌리는 식민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인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소외를 반영한다.
식민화 기간 동안 전염병, 천연두, 매독, 수면병, 결핵, 말라리아 및 콜레라와 같은 질병의 "보균자"로 간주되었던 아프리카인으로부터 "백인" 관리를 분리하기 위해 아프리카 전역에 인종 기반 분리가 시행되었다.
여행 금지는 이러한 정책의 "현대적" 버전으로 종종 아프리카인에 대해 사용되었다. 40년 전 AIDS가 유행했을 때, 공중 보건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HIV에 걸린 사람들에게 여행 및 거주 제한이 부과되었다. 이러한 제한은 추방, 국가 입국 거부, 고용 상실, 망명 거부, 낙인 및 차별 증가로 이어져 아프리카인에게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프리카가 "질병의 근원"이라는 인식은 또한 그 기원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제공되기 전에 오미크론 변이의 책임을 남아프리카에 "전가"하려는 서구의 노력, 특히 언론의 노력을 이끌었다. 유럽 국가들이 남아프리카를 여행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변이 사례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이 이론의 모순은 이 몰이를 멈추지 못했다.
아프리카를 처벌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현재 코로나 19의 진원지가 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는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다. 이것은 서구의 공중 보건 실패와 증가하는 감염 수로부터 주의를 끌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아프리카 보건 당국과 지역 보건 시스템의 노력을 지우고 있다.
동시에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우려의 변이"가 출현하고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인구 사이에서 증가하는 코로나 19 사망자 수는 서방이 백신 비축 및 백신 민족주의(vaccine nationalism) 정책을 추구하는 것을 단념시키지 못했다.
일 년 이상 동안 아프리카의 정치 지도자, 과학자, 활동가들은 부유한 국가들에게 이른바 "백신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할 것을 촉구해 왔다. #EndVaccineAparttheid에서 #EndVaccineInjusticeInAfrica에 이르기까지 여러 캠페인은 심각한 코로나 19 백신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개입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유럽연합 인구의 66%와 비교하여 아프리카인의 7%만이 백신을 완전히 접종받았다. 10월 말 현재 아프리카 54개국 중 5개국만이 올해 말까지 전체 인구의 40%에게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 WHO의 권고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 말까지 부유한 국가들은 약 12억 개의 잉여 백신을 축적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국가는 백신 비축 중단, 라이선스, 기술 및 노하우 공유, 코로나 19 백신, 치료 및 진단에 대한 지적 재산권 포기 등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러한 의료 기술의 시험과 생산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일이다.
아프리카인의 신체를 안전이나 최선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다양한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찾기 위해 의료 실험에 사용하는 것 또한 식민지 유산이다. 역사가 헬렌 틸리(Helen Tilley)가 식민 아프리카의 의료 행위에 관한 그녀의 논문에서 지적했듯이 식민 당국은 “아프리카 대륙을 광대한 실험 무대(arena)로” 바꾸었다.
아프리카인을 이용하여 코로나 19 백신을 테스트하고 이를 생산하기 위해 아프리카인 노동력을 이용하고, 단지 유럽에 복용량을 배송하고 그 대가로 자선의 형태로 소량의 주사를 받는 것에서 식민지적 함의를 보지 않기는 어렵다. 이것은 또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주변화의 무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모든 정책은 평등과 정의를 간과하고 일부 인간의 생명을 다른 생명보다 우선시하는 지배적인 식민지 자본주의 질서를 강화한다. 그것들은 서구 사회에서 일시적이고 잘못된 안전 의식을 제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역병을 연장하고 소외된 인구의 삶과 생계뿐만 아니라 더 많은 특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백신 민족주의, 국경 폐쇄 및 기타 내부를 향한 차별적인 행동은 세계 보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우리는 다른 글로벌 건강 문제와 마찬가지로 이 대역병이 불평등을 부추긴다는 점을 인식하는 선견지명을 가진 리더십을 볼 필요가 있다.
봉사 활동은 이전에 식민화된 사람들에 대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임시처방이었던 자선 활동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중 보건 위협에 직면한 세상을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대신, 경제적 힘의 불균형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고 오랜 식민지 역사에 의해 유지되어 온 세계의 건강 불평등은 해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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