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

마음챙김과 참여불교의 스승, 틱낫한 스님 95세로 입적

Zigzag 2022. 1. 2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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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주: 틱낫한 스님이 95세로 별세했다. 그는 상호 존재(interbing)로 존재들의 연결 속에서 정념 혹은 마음 챙김(mindfulness)으로 순간 속에 현존을 강조하였다. 그의 깨달은 베트남 전쟁 과정에서 탄생했고 수행과 참여가 떨어져 있지 않으며 생각은 행동으로 나타나며 행동이 존재임을 강조한 참여불교의 스승이기도 했다. 1966년 코넬 대학에서 개최된 베트남 불교 심포지엄에서 그는 마르틴 루터 킹 목사를 만났고 그에게 베트남 전쟁에 반대할 것을 호소했다. 그 만남은 킹 목사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이전까지 민권운동에 전념했던 그는 반전운동으로 눈을 돌린다. 1967년 그는 틱낫한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100여 권의 책을 내고, 프랑스의 플럼 빌리지를 포함해 수많은 단체와 커뮤니티를 만들며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그는 2014년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한동안 재활에 힘썼다. 가벼운 산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을 회복했던 그는 말년에 자신이 승려 서품을 받은 베트남의 사원으로 되돌아갔으며 그곳에서 생을 마쳤다. 이 글은 로즈 칼리지 종교학 조교수 브룩 스케드넥(Brooke Schedneck)이 Conversation에 1월 22일 자로 기고한 Thich Nhat Hanh, who worked for decades to teach mindfulness, approached death in that same spirit의 번역으로 틱낫한의 사상과 활동, 그 영향에 대해 쓰고 있다.

마음 챙김을 가르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일한 틱낫한은 같은 정신으로 죽음에 접근했다

스님 틱낫한이 2007년 베트남전 희생자들의 진혼을 위해 3일간 참배 기도하고 있다. 사진: Hoang Dinh Nam/AFP via Getty Images

서구에서 마음 챙김을 대중화한 승려 틱낫한(Thich Nhat Hanh)은 2022년 1월 21일 베트남 후에(Hue)의 투히에우(Tu Hieu) 사원에서 사망했다. 그는 95세였다.

2014년, 틱낫한은 뇌졸중을 겪었다. 그 이후로 그는 말하거나 가르침을 계속할 수 없었다. 2018년 10월, 그는 젊은 승려로 서품을 받았던 베트남의 사원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몸짓으로 표현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신자들이 사원으로 그를 계속 찾아왔다.

2018년 베트남 후에(Hue)의 투 히에우(Tu Hieu) 탑에서 휠체어를 탄 틱낫한. 사진: Manan Vatsyayana/AFP via Getty Images

현대 불교 명상 수행의 학자로서 나는 마음 챙김과 사회 변화를 결합한 그의 단순하지만 심오한 가르침을 연구해 왔으며 그 가르침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

평화 운동가

1960년대에 틱낫한은 베트남 전쟁 기간 동안 평화를 촉진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베트남 불교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평화 노력에 적극적이게 된 것은 20대 중반이었다.

다음 몇 년 동안 틱낫한은 비폭력과 연민의 불교 원칙에 기반한 여러 조직을 설립했다. 풀뿌리 구호 단체인 그의 청년 사회봉사 학교(School of Youth and Social Service)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을을 돕고 학교를 재건하고 의료 센터를 설립하는 10,000명의 자원 봉사자와 사회 복지사로 구성되었다.

그는 또한 자비로운 행동에 헌신하고 전쟁 희생자들을 지원한 승려와 평신도들의 공동체인 상호 존재 수도회(Order of Interbeing)를 설립했다. 또한 연민의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불교대학, 출판사, 평화운동가 잡지를 창간했다.

1966년 틱낫한은 베트남의 평화를 호소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을 여행했다.

여러 도시에서 진행되는 강의에서 그는 전쟁의 참상을 강력하게 설명하고 베트남 사람들의 평화를 염원하며 미국에 베트남 공세를 중단할 것을 호소했다.

미국에 있는 동안 그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를 만났고, 그는 1967년 그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했다.

그러나 그의 평화 활동과 자국 내전에서의 편 선택 거부 때문에 공산주의 정부와 비공산주의 정부 모두 그를 금지했고 틱낫한은 40년 넘게 망명 생활을 해야 했다.

이 기간 동안 그의 메시지의 강조점은 베트남 전쟁의 즉각성에서 순간 속의 현존하기(being present in the moment)로 바뀌었다. 이 아이디어는 "마음 챙김"(mindfulness)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현재의 순간을 자각하는 것

틱낫한은 1970년대 중반에 처음 마음 챙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의 초기 가르침의 주요 수단은 그의 책이었다. 예를 들어, '마음 챙김의 기적(The Miracle of Mindfulness, 한국에서는 '거기서 그것과 하나 되시게'란 제목으로 번역됨 - 역자 주)에서 틱낫한은 마음 챙김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간단한 지침을 제공했다.

그는 자신의 책 '당신이 여기 있다'(You Are Here)에서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어떤 순간에도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그의 강조는 숨(breath)의 자각에 있었다. 그는 독자들에게 내부적으로 “나는 숨을 들이쉬고 있습니다. 이것은 들숨입니다. 나는 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이것은 날숨입니다.”

명상 수련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명상 수련회에서 며칠을 보내거나 교사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그의 가르침은 마음 챙김이 일상적인 집안일을 할 때도 언제든지 연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거지를 해도 사람들은 단순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고 온전히 존재할 수 있다. 평화, 행복, 기쁨, 진정한 사랑은 오직 현재 순간에만 있을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에서의 마음챙김

한의 마음 챙김 수행은 세상과의 단절을 옹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견해에 따르면 마음 챙김의 실천은 다른 사람의 관점에 열린 마음을 실천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물질적 자원을 공유하는 것과 같은 "자비로운 행동"(compassionate action)으로 이끌 수 있다.

미국 불교 학자인 제프 윌슨(Jeff Wilson)은 그의 책 '마음 챙김 미국'(Mindful America)에서 마음챙김 운동의 초기 가닥에 기여한 것은 한의 일상적인 마음챙김 수행과 세계에서의 행동의 결합이었다고 주장한다. 이 운동은 결국 2014년 타임지가 "마음 챙김 혁명"(mindful revolution)이라고 부른 것이 되었다. 이 기사는 마음 챙김의 실천이 기업 본부, 관공서, 육아 가이드 및 다이어트 계획에 들어왔기 때문에 마음 챙김의 힘은 그 보편성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틱낫한에게 마음 챙김은 보다 생산적인 하루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의 연결 및 상호 의존인 "상호 존재"(interbeing)를 이해하는 방법이었다. 다큐멘터리 '나와 함께 걷자'(Walk With Me)에서 그는 상호 존재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어린 소녀는 그에게 최근에 죽은 강아지에 대한 슬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묻는다. 그는 그녀에게 하늘을 쳐다보고 구름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라고 가르친다. 구름은 죽지 않고 비가 되어 찻잔 속의 차가 되었다. 구름이 새로운 형태로 살아 있는 것처럼 개도 마찬가지이다. 차에 대해 알고 유념하는(mindful) 것은 현실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제공한다. 그는 이러한 이해가 세상에 더 많은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다.

틱낫한의 지속적인 영향

틱낫한은 100권 이상의 책, 11개의 글로벌 실습 센터, 1,000개 이상의 글로벌 평신도 커뮤니티 및 수십 개의 온라인 커뮤니티 그룹에서 그의 가르침의 유산을 통해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와 가장 가까운 제자들인 플럼 빌리지(Plum Village) 전통에서 안수받은 600명의 승려와 수녀들, 평신도 교사들은 한동안 스승의 유산을 이어갈 계획을 세워왔다.

그들은 수십 년 동안 책을 쓰고, 가르침을 주고, 수련회를 이끌어 왔다. 틱낫한 재단은 2020년 3월 라이언스 로어(Lion’s Roar, 불교 관련 사이트 - 역자 주)와 함께 온라인 서밋 '틱낫한의 발자취를 따라'(In the Footsteps of Thich Nhat Hanh)를 개최해 그가 양성한 제자들을 통해 그의 가르침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틱낫한의 죽음이 공동체를 변화시키겠지만, 현재의 순간을 의식하고 평화를 창조하는 그의 실천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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