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

수십년 동안 인간을 피폐화하는 집단 따돌림: 북유럽의 왕따 방지 프로그램과 그 성과

Zigzag 2022. 3.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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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주: 교육부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 혹은 왕따가 2013년 이후 1 천명당 3∼4건 수준에서 2019년 5.3건으로 급증했다. 왕따는 단지 피해 학생에 대한 일시적 피해와 사회적 관계 형성 장애를 넘어 성인이 되어서도 심리적, 신체적 손상을 야기하고 학습능력에 영향을 주어 취업과 재정, 사회적 기회를 심각하게 제한한다. 노르웨이와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일찍이 1980년대부터 스웨덴계 노르웨이 심리학자 단 올웨우스(Dan Olweus)가 개발한 올웨우스 따돌림 방지 프로그램(Olweus Bullying Prevention Program)을 도입했다. 왕따를 개인을 넘어서 사회적 문제로 본 올웨우스는 개인, 교실, 학교, 지역 공동체 차원에서 이의 방지를 목표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자체 주도 프로그램과 학부모와 공동체 참여 프로그램들을 포함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교실에 다른 구조를 제공하여 따돌림을 방지하고 도움이 되는 행동에 대해 보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그램의 실행으로 학교 폭력 피해 및 가해 보고 건수가 약 35~45% 감소했다. 이 글은 영국 작가 David Robson의 BBC 3월 13일 자 기고 The Nordic way to stop bullying의 번역으로 왕따, 따돌림, 혹은 괴롭힘이 아동기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성인이 되어서도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손상을 야기하므로 이를 용인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북유럽에서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bullying은 문맥에 따라 왕따, 괴롭힘, 따돌림으로 번역되었다.

왕따를 멈추는 북유럽식 방법

따돌림은 어린이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고 평생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과학자들은 이를 퇴치할 강력한 방법을 발견 중이다.

가장 좋을 때에도 성장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따돌림은 아동의 불안, 우울증 및 편집증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사진: Getty Images

레이디 가가(Lady Gaga), 숀 멘데스(Shawn Mendes), 블레이크 라이블리(Blake Lively), 캐런 엘슨(Karen Elson), 에미넴(Eminem), 케이트 미들턴(Kate Middleton), 마이크 니콜스(Mike Nichols), 이들은 학교에서 괴롭힘의 희생양이 된 경험과 그것이 어린 시절과 이후의 삶에서 야기한 고통에 대해 말한 몇 안 되는 사람들이다.  내 적수는 시골 요크셔에서 온 한 쌍의 다니엘(Daniels)이었다. 내가 하는 모든 말을 흉내 내고 조롱하는 버릇이 있어서 수업시간에 거의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린 시절 피해를 본 사람은 이러한 경험이 가져올 수 있는 수치심을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의 괴롭힘의 영향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장기적인 변화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질병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러한 발견으로 인해 점점 더 많은 교육학자들이 괴롭힘에 대한 관점을 성장의 불가피한 요소에서 아동 인권 침해로 전환하고 있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의 발달 심리학 교수인 루이스 아르세놀(Louise Arseneault)은 "사람들은 따돌림이 정상적인 행동이며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성격을 형성하기 때문에 좋은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곤 했다."라고 설명한다. "[연구자들]이 왕따 행위를 정말로 해로울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 시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마음의 변화와 함께 많은 연구자들은 이제 더 좋은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 흥미진진한 새로운 전략과 함께 다양한 왕따 방지 계획을 테스트하고 있다.

화난 마음, 화난 몸

왕따가 단기간에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위험 요소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불안감, 우울증, 편집증적 사고이다. 이러한 증상들 중 일부는 따돌림이 멈춘 후에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지만, 많은 피해자들은 정신 질환의 더 높은 위험으로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다.

따돌림은 어린이에게 단기적인 불행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출처: Getty Images

하버드 정신의학 리뷰(Harvard Review of Psychiatry)에 실린 최근 논문에 따르면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한 여성은 청년기에 공황 장애를 겪을 확률이 27배 더 높다. 남성의 경우 아동기 괴롭힘으로 인해 자살 생각과 행동이 18배 증가했다. 아르세놀은 "이 모든 연관성이 강력하고 다양한 샘플에 걸쳐 반복된다"라고 말했다.

따돌림은 또한 사람들의 사회생활에 장기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많은 피해자들은 나중에 친구를 사귀는 것을 더 어려워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와 살 가능성이 적다. 한 가지 가능성은 그들이 주변 사람들을 신뢰하기 위해 애쓴다는 것이다. "왕따를 당한 아이들은 사회적 관계를 더 위협적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아르세놀은 말한다. 마지막으로 학업 및 경제적 비용이 있다. 따돌림은 사람들의 성적에 해를 끼치며, 이는 곧 직업 전망을 떨어뜨린다. 즉, 청년기와 중년기에 재정적 불안정과 실업을 겪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아르세놀의 연구에 따르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사건 이후 수십 년 동안 신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 50년에 걸친 종적(longitudinal) 연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녀는 7세에서 11세 사이의 빈번한 괴롭힘이 45세의 염증 수준을 현저히 높인 것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그들의 식단, 신체 활동, 흡연 여부 등 많은 다른 요소들을 통제한 후에도 그 연관성은 남아있었다. 그것은 중요한데, 염증 증가는 면역 체계를 교란시킬 수 있고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지는 우리 장기의 마모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망

종합하면, 이러한 발견들은 괴롭힘을 제거하려는 시도가 어린이들의 즉각적인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한 도덕적 의무일 뿐만 아니라, 인구의 건강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왕따는 학교에만 국한되지 않으므로 부모와 보호자는 징후를 알고 있어야 한다. 사진: Getty Images

내가 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영국에서 학교에 다닐 때,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캠페인이 없었다. 교사들은 특정한 행동이 관찰된다면 꾸짖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문제를 보고하는 책임은 학생에게 있었고, 이것은 많은 사례가 무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교사들은 명백한 문제들을 외면함으로써 암묵적으로 따돌림을 지지하는 반면, 드물지만 유독한 소수 집단인 다른 교사는 왕따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특정 유형의 괴롭힘은 광범위한 사회적 편견을 반영하기 때문에 용인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종적 연구에서 레즈비언 엄마의 자녀 중 상당수는 부모의 지원이 영향을 완충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가족 유형 때문에 놀림이나 괴롭힘을 보고하였다. LGBTQ 청소년들은 또한 학교에서 왕따와 다른 공격성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학교들은 과거에 동성애 혐오 왕따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행히도, 현재 진행 중인 연구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검증된 왕따 방지 전략을 제공할 수 있다.

올웨우스 따돌림 방지 프로그램(Olweus Bullying Prevention Program)은 가장 널리 테스트된 계획 중 하나이다. 이것은 아동 희생에 대한 초기 학술 연구의 많은 부분을 주도한 고 스웨덴계 노르웨이 심리학자 단 올웨우스(Dan Olweus)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개별 괴롭힘 사례가 종종 희생을 용인하는 보다 광범위한 문화의 산물이라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 결과, 더 이상 나쁜 행동이 만연하지 않도록 학교 생태계 전체에 제동을 결려고 시도한다.

많은 개입과 마찬가지로 올웨우스 프로그램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이유로 학교는 학생들의 경험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설정해야 한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클렘슨 대학(Clemson University) 발달 심리학 교수인 수잔 림버(Susan Limber)는 "여러분 건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며 괴롭힘 예방 노력에 지침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올웨우스 프로그램은 학교가 허용되는 행동에 대한 매우 명확한 기대치를 제시하고 이러한 규칙을 위반할 경우의 결과를 제시하도록 권장한다. 림버는 "제재는 아이에게 놀라운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한다. 어른들은 좋은 행동을 강화하고 어떤 형태의 희생도 용납하지 않는 긍정적인 역할 모델로 행동해야 한다.  그들은 또한 학교 내에서 왕따가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를 인식하고 정기적으로 이를 감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 버스 운전사들, 관리인을 포함해 학교의 모든 성인들은 괴롭힘에 대한 기본적인 훈련을 필요로 합니다."라고 림버는 말한다.

교실 수준에서 아이들은 괴롭힘의 본질과 나쁜 행동의 피해자인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직접 회의를 연다. 이 모든 것의 목표는 괴롭힘 방지 메시지가 해당 기관의 문화에 각인되도록 하는 것이다.

따돌림 방지 계획은 아이들을 위한 더 좋은 학교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 Getty Images

올웨우스와 함께 일하면서, 림버는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200개 이상의 학교에 광범위한 확대를 포함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이 계획을 테스트했다. 그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2년 동안 2,000건의 괴롭힘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그 연구원들은 또한 희생자들에 대한 더 큰 공감을 포함하여, 괴롭힘에 대한 학교 인구의 전반적인 태도 변화를 보았다.

체계적인 괴롭힘 방지 캠페인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림버의 결과만이 아니다. 69건의 실험 결과를 조사한 최근의 메타 분석은 괴롭힘 방지 캠페인이 피해자를 줄일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전반적인 정신 건강을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흥미롭게도 그 프로그램들의 기간은 그들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연구의 첫 번째 저자인 마드리드에 있는 병원 클리닉 산 카를로스의 정신과 및 정신 건강 연구소의 데이비드 프래과스(David Fraguas)는 "몇 주간의 개입만으로도 효과가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력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개입은 아직 대부분의 카운티의 국가 교육 프로그램에 통합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나눔이 돌봄이다

물론 괴롭힘은 학교에서만 끝나지 않으며 림버는 부모와 보호자가 문제의 징후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주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마십시오."라고 그녀는 말한다. "여러분은 확인을 위하여 주제를 꺼낼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니? 무슨 문제가 있니?'같은 거 말이죠."

그녀는 어른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해 보일지라도 아이의 걱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동시에 맑은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철저히 듣고 끝까지 들으면서 감정을 억제하도록 하세요." 돌보는 사람은 아이가 어떻게 문제를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해 성급한 제안을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는 때때로 피해자가 경험에 대해 어떻게든 희생자의 탓이라는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 사진: Getty Images

적절한 경우 부모나 보호자가 학교와 대화를 시작해야 하며, 학교는 즉시 아이가 안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아이와 그 아이의 경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성장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린이와 청소년은 사회적 관계를 탐색하는 법을 배우며 상처와 속상함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으로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특정한 종류의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는 일을 훨씬 더 잘할 수 있다. 즉, 따돌림을 하는 자들 자신 외에는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교훈은 앞으로 많은 세대의 건강과 행복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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