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음악

2022 그래미: 포용과 다양성과는 여전히 거리가 먼 백인들의 잔치 그리고 월드 뮤직의 식민화

Zigzag 2022. 4. 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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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주: 그래미상의 보수적이고 백인 중심적인 시상은 악명 높다. 지난해 캐나다 흑인 뮤지션 위켄드(Weekend)의 그래미 보이콧과 비욘세 등 주요 흑인 뮤지션의 지지 그리고 뜻하지 않은 수상으로 인한 백인 뮤지션들의 당황은 그래미의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뿌리 깊은 전통처럼 보인다. 비백인 뮤지션들의 그래미상 수상 비율은 그들의 빌보드 차트 등의 성적에 비해 훨씬 초라하다.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그래미는 올해 베스트 월드 뮤직 카테고리를 베스트 글로벌 뮤직으로 바꾸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글은 UC 어바인 역사학 교수 Mark LeVine의 Al Jazeera 4월 2일 자 기고 How not to decolonise the Grammys의 번역으로 그래미상의 오랜 백인 중심적, 흑인 및 비 백인 음악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두 개의 논란을 통해 비판하고 있다. 첫 번째는 클래식 카테고리에 오른 두 명의 흑인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둘러싼 논란으로 필자는 기존 백인 중심 클래식 계의 반발과 클래식의 생존을 둘러싼 크로스오버에 대한 클래식 계의 관심에 대해 논의한다. 두 번째는 기존의 베스트 월드 뮤직 카테고리의 베스트 글로벌 뮤직으로의 이름 변경으로 필자는 이 변경이 그래미의 말처럼 월드 뮤직이 가진 기존의 "식민지적 함의와의 결별"을 의미하는 대신 주류 뮤지션들의 장르 침범으로 인한 기존 월드 뮤직계의 더 힘든 생존 싸움과 월드 뮤직의 또 다른 식민지화를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미 상을 탈식민화하지 않는 방법

올해 그래미상을 둘러싼 논란은 권위 있는 상을 보다 포용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완전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신호이다

2018년 1월 28일 미국 뉴욕에서 사전 방송 중 무대 뒤에 전시된 그래미 어워드 트로피. 사진: Carlo Allegri/File Photo/Reuters

팬데믹으로 두 달이나 연기된 올해 그래미 시상식(Grammy Award)은 4월 3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음악 산업의 최고 권위의 시상식은 논란에 휩싸였다.

놀랄 것도 없이 문제는 인종이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말이다.

그래미 상은 오랫동안 인종과 불편한 관계를 맺어왔는데, 이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장르를 전유하는 백인 아티스트에 의해 제작되는 미국 대중음악 상당 부분의 피할 수 없는 결과이다.

예를 들어, 작년에 캐나다의 인기 아티스트 위켄드(The Weeknd)는 그의 최신 히트 앨범인 'After Hours'가 후보에서 완전히 배제된 후 상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비욘세(Beyoncé)에서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에 이르기까지 인기 있는 흑인 아티스트들의 지원에 힘입어 위켄드의 보이콧은 차트 1위와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앨범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주요 카테고리에서 수상하지 못하면서 흑인 아티스트들이 그래미상에서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많은 사람들의 확신을 강화했다.

사실, 시상 위원회의 최근 결정은 아델(Adele)과 맥클모어(Macklemore)와 같은 백인 예술가들이 그들의 승리에 대해 사과할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드레이크(Drake),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J 프린스(J Prince)를 포함한 많은 다른 주요 흑인 아티스트들은 보이콧과 대체 시상식 쇼를 요구해왔다.

이 예술가들은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 다양성 싱크탱크 USC Annenberg Inclusion 이니셔티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2-20년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전체 아티스트의 약 38%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흑인 아티스트는 같은 기간 그래미상 최고 후보(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최고의 신인 아티스트)의 26.7%만 받았다.

"이게 어떻게 클래식 음악인가?"

올해 그래미 어워드는 두 가지 뚜렷한 논쟁에 직면해 있다. 이 두 가지 논쟁은 다시 한번 인종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아마도 인종 편견과 차별에 대한 오랜 비난으로부터 시상식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첫 번째 논쟁은 두 개의 클래식 음악 카테고리에서 두 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예술가인 박식한 음악가 존 바티스트(Jon Batiste)와 바이올리니스트 커티스 스튜어트(Curtis Stewart)의 후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하우스 밴드 스테이 휴먼(Stay Human)의 밴드 리더인 바티스트(Batiste)는 그의 앨범 'We Are'로 총 11개 카테고리 후보에 올랐으며 많은 비평가들로부터 올해의 "바로 그" 아티스트로 선정되고 있다. 그러나 그가 베스트 컨템퍼러리 클래식 작곡 카테고리 후보로 오르면서 클래식 음악계에 난리가 났다. 2분 남짓한 길이에 불과한  'Batiste: Movement 11' 타이틀의 이 곡은 확실히 예쁘지만 클래식한 요소가 거의 없다.

커티스 스튜어트(Curtis Stewart)는 그의 팬데믹 앨범인 'Of Power'로 그래미상 최우수 클래식 솔로 연주(Best Classical Instrumental Solo) 카테고리 후보에 올랐다. 뉴올리언스에 뿌리를 둔 바티스트와는 달리 스튜어트는 클래식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We Are'처럼 그의 앨범은 의도적으로 클래식, 재즈, 팝의 경계를 허물었다. 'Of Power'의 곡들은 한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잘 알려진 재즈와 클래식 멜로디를 번갈아 가며 "리프"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사운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클래식"으로 정의하는 것과는 다르다. 더 많은 청중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르에서 이것은 여전히 중요한 토론 주제인 이유이다.

바티스트와 스튜어트가 홍보에서 그들의 재즈에서의 성취를 강조하고 음악의 경계를 넘는 것이 핵심이라고 느끼는 것은 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들어 바티스트는 "장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다양성과 접근성이... 사람들이 음악을 인식하는 방식을 바꿉니다."라고 선언한 적이 있다.

클래식 음악가와 작곡가들은 그들의 입장에서 스튜어트와 바티스트의 "결코 클래식이 아닌" 사운드의 "잘못된 분류에 대해 거의 격분하고 있다.

그들은 심지어 바티스트와 스튜어트의 절충주의적인 스타일이 더 "제대로 된" 클래식 스타일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데 필요한 집중적인 훈련과 집중을 평가절하한다고 주장하면서 주최 측인 레코딩 아카데미(The Recording Academy)에 항의 편지를 보냈다.

백인이 지배하는 클래식 음악 부문에서 두 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티스트를 둘러싼 논란은 인종차별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일부 클래식 음악가들의 명백한 인종차별적 언급이 그것을 확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만약 블랙 재즈 트럼펫 연주자이자 작곡가 테렌스 블랜차드(Terence Blanchard)가 그의 유명한 새 오페라인 'Fire Shut Up in My Bones'(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곡의 작품 중 최초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에 초연)로 클래식 음악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면, 이만큼 많은 것이 있었을지도 의심스럽다. 블랜차드의 지명은 "잘못된 분류"로 간주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에 재즈 및 기타 비고전적 요소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은 고전 전통에 확고하게 뿌리를 두고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의 클래식 음악의 유명한 정의를 빌리자면 문제의 작곡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

여러 그래미상을 수상한 동료는 두 후보 모두 잘 묘사하고 있는데, 바티스트와 스튜어트 모두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았지만, 두 후보 모두 클래식 작곡 가능성의 "정점"을 나타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존 맥워터(John McWhorter)처럼 이것이 단순히 다양성 지명이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는 거의 없다. 그들 자신이 클래식 음악가 또는 예술가일 가능성이 높은 이 두 카테고리의 그래미 유권자 대부분은 규칙 변경으로 인해 점점 더 현금이 부족한 분야에 도움이 될 크로스오버의 매력에 끌렸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맥워터가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과 같은 같은 예술가가 고전적으로 여겨질 필요가 없다고 선언하는 것 또한 오류이다. 1966년 엘링턴이 재즈와 클래식 사이의 경계가 얼마나 허술해졌는지 언급한 후 번스타인 자신이 기자 회견에서 선언한 바와 같이 "우리 사이의 차이는 당신이 심포닉 재즈를 작곡하고 내가 재즈 심포니를 작곡했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하자 엘링턴은 미소로 화답하며 번스타인의 손을 잡으며 "사랑합니다."라고 선언했다. 그 수준에서 경계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탁월함과 위상을 지닌 작곡가가 오늘날, 특히 클래식 세계에서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그래서 'Batiste: Movement 11'과 'Of Power'와 같은 작품이 후보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글로벌' 음악으로… 그리고 후진?

올해 그래미를 둘러싼 두 번째 논란은 신설된 '글로벌 뮤직' 카테고리이다. 2020년에 레코딩 아카데미는 베스트 월드 뮤직 앨범(Best World Music Album) 카테고리를 베스트 글로벌 뮤직 앨범(Best Global Music Album)으로 이름을 바꿨다.

아카데미는 카테고리가 "보다 현대적이고 관련성이 있으며 포함적"이기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이 결정을 설명했다.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변화는 전자가 체현한 식민주의, 포크, '비 미국적'이라는 함의(connotation)로부터의 결별을 상징하며 동시에 현재의 청취 트렌드와 문화적 진화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월드 뮤직"이라는 용어는 "서양"이 아닌 세계 음악의 95%에 대한 마케팅 술책으로 대중화되었다.

그러나 그 술책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가! 1992년 그것이 만들어진 후, 특히 2004-11년 '전통'과 '현대' 상으로 분할된 기간 동안, 월드 뮤직 카테고리는 전통적인 '루트 음악'(roots music)에 대한 글로벌한 관심을 창출하고 결정적으로는 아프리카, 카리브해, 이슬람, 유로-아메리칸 팝 스타일로 구성된 식별 가능한 월드 뮤직 미학의 부상을 촉진하는 데 있어 꿈에도 생각지 못한 성공을 거두었다. 1990년대에는 북반구와 남반구를 가로지르는 음반사, 페스티벌, 영화로 구성된 전체 글로벌 뮤직 생태계가 공고해졌다.

유수 은두르(Youssou N'Dour), 안젤리크 키조(Angelique Kidjo), 집시 킹스(Gipsy Kings), 치프탄스(Chieftans), 알리 파르카 투레(Ali Farka Touré), 레이디스미스 블랙 맘바조(Ladysmith Black Mambazo), 투마니 디아바테(Toumani Diabaté), 마누 디방고(Manu Dibango), 킹 써니 에이드(King Sunny Ade), 펠라(Fela), 페미(Femi), 세은(Seun) 및 현재 메이드 쿠티(Made Kuti), 누스라트 파테 알리 칸(NusratFateh Ali Khan)과 같은 아티스트와 라이(Raï)에서 수피 소울(Sufi soul), 아프로비트(Afrobeat)에서 사헬리안 블루스(Sahelian blues)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악 장르의 커다란 성공은 '월드 뮤직'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상상력과 브랜딩,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가능하게 한 수익성 있는 투어, 협업 및 공연에 빚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레코딩 아카데미는 "식민주의의 함의에서 벗어나는 것을 상징"하기 위해 이름을 변경했다고 밝혔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은 탈식민적이지도 월드뮤직계에서 일하는 많은 예술가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도로 세련되고 점차 획일화되는 글로벌 팝 미학이 고통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이주, 악기, 음악, 바다와 사막 그리고 산맥과 평원을 넘나드는 문화의 수세기에 걸친 살아있는 진화의 보다 깊은 뿌리를 갖고 있고, 정교하며, 아날로그적인 음악을 식민화하면서 월드뮤직계의 사람들은 여행을 위험하고 비싸게 만드는 팬데믹과 제한적인 비자 제도뿐만 아니라, 버나 보이(Burna Boy)와 위즈키드(Wizkid)와 같은 글로벌 슈퍼스타, 그리고 곧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에드 시런(Ed Sheeran)과 같은 카테고리에서의 경쟁에 직면해야 한다. 

그래서 아프로펑크(Afrofunk)의 선구자 이보 테일러(Ebo Taylor)가 나에게 설명했듯이, 펠라와 토니 앨런(Tony Allen)과 같은 아티스트들은 아프리카, 카리브해, 아메리카, 이슬람, 기독교, 전통적인 무수한 뿌리를 문자 그대로 느끼고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아프로비트(Afrobeat)를 만들 수 있었으며, 그것은 이들의 혼합이 만들어 낸 것이다. 누가 그것을 만들었든지 상관없이 그것은 오늘날 팝을 정의하는 깊이 없는 아우라와 광택의 정반대이다.

인종과 예술의 만남과 관련된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최선의 의도는 특히 돈, 마케팅 및 평가가 관련된 경우 종종 결코 명작을 생산할 수 없다. 그래미상이 모든 음악가가 그들이 선택한 기술에서 뛰어날 수 있는 동일한 기회를 갖도록 하려면 업계는 잔인하고 인종화된 문화 전쟁의 한가운데서 음악 및 문화 교육을 지원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동시에 훨씬 더 풍부하고 다양한 범위의 음악적 성취가 인정될 수 있도록 상 범주를 삭제하는 대신 추가해야 한다.

무엇이든 적은 것은 풍선껌 팝(bubblegum pop, 1970년대 초 보이밴드의 음악처럼 원래 10대들을 위한 팝뮤직이지만 유치하고 획일화된 음악을 비꼴 때 쓰인다 - 역자 주)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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