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 주: 6월 12일 47.5%라는 역대 최저 투표율 속에서 치러진 프랑스 총선 1차 투표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연합세력인 앙상블(Ensemble)이 25.71%를 얻어 25.61%를 얻은 좌파 연합인 뉘프(NUPES) 혹은 생태사회인민신연맹(NUPES)와 박빙의 결과를 얻었다. 과반 득표 후보가 없는 선거구의 경우 일주일 뒤인 19일 2차 투표에서 1위와 12.5% 이상을 얻은 후보들이 결선 투표를 치른다. 현재 상황에서 마크롱의 연합 세력은 전체 의석 577석 중 과반에 해당하는 289석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멜랑숑이 이끄는 생태사회인민신연맹(NUPES)은 연금과 고용 문제 등에 있어서 자유주의적 정책을 추진하는 마크롱과 극명하게 대립되는 강령을 내걸고 있기에 마크롱의 연합세력이 의회의 다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그의 정책 추진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과연 멜랑숑은 누구이고 그가 이끄는 생태사회인민신연맹(NUPES)은 어떤 세력인가? 이 글은 Le Monde 지 칼럼니스트 Gilles Paris의 6월 12일 자 기사 Three things you need to know about the NUPES, the latest rebirth of the French left의 분석으로 이번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약진한 생태사회인민신연맹의 결성과정, 과거 프랑스 선거 좌파연합과 이번 생태사회인민신연맹과의 차이, 생태사회인민신연맹의 성격과 정강정책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프랑스 좌파의 최근 부활, 생태사회인민신연맹(NUPES)에 대해 알아야 할 세 가지
장뤼크 멜랑숑(Jean-Luc Mélenchon)의 연합이 6월 19일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해도 이 '신좌파'(new left)가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주요 야당이 될 수도 있다.
4개월 전, 깊이 분열된 프랑스 좌파는 곧 사라질 기억이 될 과거의 유물로 등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놀랍게도 새로운 연합인 생태사회인민신연맹(Nouvelle Union Populaire Ecologique et Sociale, NUPES)이 총선에서 새로운 주요 정치 세력으로 부상했다. 6월 19일 총선에서 이 연합이 승리하지 못한다 해도(지금까지 누구도 그것을 예상하지 않는다) 이 '신좌파'가 정부와 대통령의 제1야당이 될 수도 있다.
프랑스 좌파는 어떻게 새로운 연합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는가?
좌파의 오랜 원동력인 사회당(Parti Socialiste)은 그 대열에서 나온 장뤼크 멜랑숑(불복하는 프랑스[La France Insoumise])이 구현한 보다 급진적인 좌파와 동맹을 맺는 아이디어에 오랫동안 저항해 왔다.
사회당은 2017년 대선에서 자신의 후보가 득표율이 6%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반등하기를 희망했다. 2022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안 이달고(Anne Hidalgo)의 훨씬 더 안타까운 점수(1.8%)는 이 희망을 확실히 묻었고 사회당의 리더십을 겨우 420,000표 차이로 극우 후보인 마린 르 펜(Marine le Pen, 국민연합[Le Rassemblement National]) 대신 2차 투표에 진출하지 못했던 의기양양한 장뤼크 멜랑숑(22%) 쪽으로 밀었다.
녹색당도 같은 길을 걸었다. 유럽(2019)과 지방(2020) 선거에서 으쓱하게 하는 결과를 얻은 후 그들은 새 좌파의 통합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후보자의 대통령 선거 운동은 결코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5% 미만의 득표율로 그들 역시 야망을 버리고 멜랑숑과 합류해야 했다.
그러한 연합의 전례가 있는가?
제5공화국은 이미 두 개의 위대한 좌익 연합을 알고 있다. 첫 번째는 1972년의 공동 강령(Programme Commun)으로, 당시에는 거의 패권에 가까웠던 공산당(Parti Communiste), 프랑수아 미테랑(François Mitterrand)을 중심으로 막 재건된 사회당(Parti Socialiste)과 중도 좌파 정당을 통합했다. 이 연합은 1977년에 해산했지만 1981년 대선에서 좌파가 승리하는 길을 닦았다.
두 번째 연합 또한 좌파의 권력 복귀를 가능하게 했다. 복수 좌파(Gauche Plurielle)는 1997년에 사회당, 공산당, 환경운동가, 중도좌파를 통합했다. 이 연합은 의회 선거에서 승리하고 사회주의자 리오넬 조스팽(Lionel Jospin)을 보수 대통령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 1995-2002) 집권 5년 동안 총리직에 밀어 넣었다. 그러나 라이오넬 조스팽은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한 대선 출마에서 실패했다.
생태사회인민신연맹(NUPES)는 어떤 좌파인가?
이것은 사회주의자 프랑수아 미테랑(François Mitterrand), 리오넬 조스팽(Lionel Jospin), 프랑수아 올랑드(François Hollande, 2012~2017년 대통령)를 통해 우리가 알던 좌파의 귀환이 아니다. 좌파 장뤼크 멜랑숑이 이제 그것의 확실한 통치자이다.
수십 년 동안 멜랑숑 씨는 단역(second fiddle)으로 여겨졌습니다. 프랑스 트로츠키주의의 가장 맹렬하고 종파적인 자손 중 하나인 람베르토(Lambertist) 지파에 의해 정치적으로 성장한 그는 1981년 프랑수아 미테랑의 대통령 선거 직전에 사회당에 가입했다. 미테랑 대통령의 지휘 아래 그는 미셸 로카르 총리(Michel Rocard, 1988-1991년 재임)에 의해 구체화된 개혁적이고 실용적인 제2좌파(Second Left)라고 불리는 것에 대항하는 모호한 내부 전투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는 2008년 탈당할 때까지 당의 개혁주의적 친유럽연합 다수파에 대항하여 투쟁함으로써 사회당 좌파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는 그 후 독일의 좌파당(Die Linke)의 복사판인 좌파당(Le Parti de Gauche)을 창당했다. 그는 2012년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여 1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자신의 결과를 출발점으로 보았고, 사회당(Parti Socialiste) 내의 굴욕적인 분열의 희생자인 프랑수아 올랑드(François Hollande) 사회주의 대통령의 실패에 베팅했다. 2017년 총선에서 멜랑숑은 1차 투표에서 1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60만 표 차이로 결선에서 탈락했지만 좌파의 새로운 챔피언이 됐다.
유권자들의 마음과 영혼을 얻기 위해 장뤼크 멜랑숑은 월 최저임금 인상, 공무원 임금 인상, 퇴직연금 인상, 최빈곤층 '품위 보장'(dignity guarantee) 도입, 청년층 월정 자율 수당 도입 등 이제 연합의 강령이 된 과감한 경제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NUPES 정책 플랫폼은 또한 연금 수준을 낮추지 않고 법정 정년을 62세에서 60세로 낮추고 새로운 공무원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옹호한다.
세금 인상과 아마도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 전례 없는 공적 자금 투입(최소 2500억 유로)은 추가적인 세수를 창출하는 소비 지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그것의 옹호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멜랑숑의 경제학이 투표함 이상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믿는다. NUPES 정책 플랫폼은 또한 그의 프로그램 실행을 방해할 유럽 조약에 대한 불복종을 옹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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