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신속하게 광범위한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는 유럽평의회에서 제외되었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투표로 제외되었다. 러시아 외교관은 여러 서방 국가에서 추방되었다. 여행 금지는 러시아 정치인과 과두 정치인들이 미국과 EU 영토를 통과하거나 통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되었다. 경제적으로 제재 조치에는 자산 동결이 포함됐다. 몇몇 러시아 은행들은 세계의 은행들을 연결하는 금융 메시지 기반 시설인 SWIFT 뱅킹 시스템에서 제거되었다.
서방 국가들은 또한 러시아 외환보유액의 약 절반인 3,150억 달러를 제재했다. 그리고 그들은 강력한 수출 통제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은 이중 사용 및 첨단 기술 품목의 수출을 광범위하게 금지했다. 여기에는 목재 제품, 철 및 철강 제품, 금속 가공, 유리 및 목공 도구, 산업 및 전기 장비를 포함한 다양한 상품과 산업 부품 및 재료가 포함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 러시아 국제 제재 급증
세계의 각종 제재와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카스텔룸(Castellum.ai)에 따르면 러시아는 2월 22일까지 2,754건의 제재를 받아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제재를 많이 받는 국가였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이 2월 21일 우크라이나 동부로 군대를 이동시킨 1주일 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4,908건으로 치솟았다. 2월 22일 이후 10월 중순까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는 약 1만 건 가까이 증가했다. 카스텔룸을 공동 설립한 오바마와 트럼프 행정부의 전 재무부 관료인 피터 피아테츠키(Peter Piatetsky)는 "이것은 금융 핵전쟁이자 역사상 가장 큰 제재 사건"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주도 채 되지 않아 세계 경제의 일부에서 세계 제재의 단일 최대 목표이자 금융 왕따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대 러시아 제재의 유형과 종류
대 러시아 제재에는 푸틴과 러시아 과두 정치인들, 그리고 경제 거물 등 개인에 대한 제재가 8,329건으로 압도적이며, 법인체 혹은 러시아 기업과 정부 기관에 대한 제재는 1,541건을 기록하고 있다.
대 러시아 제재는 아래 도표에서 보듯 석유를 포함한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 제한, 금과 철 등 러시아 금속 수입 제한, 사치품의 러시아 수출 제한, 그리고 각종 금융 제재를 포함하고 있다. 기술 수출 제한과 관련해서 보면 미국과 유럽은 군사 및 민간 양쪽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과 첨단 기술 품목의 수출을 광범위하게 금지했다. 여기에는 목재 제품, 철 및 철강 제품, 금속 가공, 유리 및 목공 도구, 산업 및 전기 장비를 포함한 다양한 상품과 산업 부품 및 재료가 포함되어 있다.
호주 | 캐나다 | 유럽연합 | 일본 | 스위스 | 영국 | 미국 | |
러시아 석유 수입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 가스 수입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 석탄 수입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 금 수입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 금속 수입 제한(예: 철 및 철강) | 🚫 | 🚫 | ✅ | 🚫 | ✅ | 🚫 | 🚫 |
러시아에 대한 금속 수출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에 대한 사치품 수출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 사치품 수입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에 대한 기술 수출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 국영 언론의 방송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에 대한 전문 서비스(예: 컨설팅, 회계 서비스) 수출 제한 | 🚫 | ✅ | ✅ | ✅ | ✅ | ✅ | ✅ |
IMF 및 세계 은행 자금에 대한 러시아 접근 제한 | 🚫 | ✅ | ✅ | ✅ | 🚫 | ✅ | ✅ |
최혜국 지위 철회 | ✅ | ✅ | ✅ | ✅ | 🚫 | ✅ | ✅ |
국가 부채에 대한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 은행의 거래 은행 계좌에 대한 제한 | 🚫 | 🚫 | 🚫 | 🚫 | 🚫 | ✅ | ✅ |
러시아 은행의 SWIFT 액세스 제한 | 🚫 | ✅ | ✅ | ✅ | ✅ | ✅ | ✅ |
출처: Castellum.AI |
주요 제재 대상 국가
현재 전 세계 주요 제재 대 주요 국가는 러시아, 이란, 시리아, 북한, 벨라루스 순이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12,662 건으로 압도적 1위이며, 대부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루어졌다. 이란에 대한 제재는 현재 3,706 건, 시리아는 2,639 건, 북한은 2,098 건, 벨라루스는 1,133 건이다. 대 이란 제재는 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테러 지원과 관련이 있으며, 대 북한 제재는 미시일 발사와 핵실험과 관련된 제재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왔다.
대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이었던 유럽 국가들의 제재 주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제재의 특징은 역사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에 조심스럽고 소극적이었던 유럽 국가들이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한 예가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SWIFT 금융 시스템에서 퇴출시키기로 한 결정이었다고 말하는데, 이는 미국이 처음에 뒤처졌던 조치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중립적인 스위스가 1,402건의 대 러시아 제재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순위에 오른 것도 이색적이다. 스위스의 대 러시아 제재는 스위스에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정치와 경제 엘리트들에게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일본도 880건으로 서방국가들과 함께 대 러시아 제재에 앞장서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 지역인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에 친러 집단의 독립을 지원한 2014년 이후부터 러시아 제재를 살펴보면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위의 '러시아 제재 국가와 제재 사례'를 감안하면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의 대부분은 확실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유럽과 직접 맞닿은 우크라이나가 침공당하면서 유럽의 안보위기가 기존의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때와 달리 매우 직접적이고 심각해졌음을 반영하고 있다.
아래 도표는 러시아에 가스와 석유 등 주요 에너지원을 의존하고 있기에 러시아 제재에는 소극적이었던 유럽 국가들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얼마나 적극적으로 제재에 참여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과 프랑스, 스위스와 영국 등의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범위와 수위를 강화해왔다.
아래 지도를 보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국가와 호주, 일본, 한국과 같은 아태 국가들을 제외하면 대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다. 이 가운데는 그동안 러시아와 관련하여 정치적 중립 혹은 심지어 친 러시아 행보를 보여왔던 핀란드와 스웨덴 같은 북유럽과 독일과 같은 중부 유럽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대 러시아 제재와 병행된 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제재는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병행되었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벨기에,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북마케도니아,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등의 동서 유럽 국가 그리고 터키와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그들이 제공하는 무기에는 대포, 대공 무기, 대전차 무기, 장갑차, 정찰 및 공격용 드론, 헬리콥터, 소형 무기, 탄약, 차체 장갑 등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직접 공습 배제를 전제로 우크라이나에 고이동성 포병 로켓 시스템(high mobility artillery rocket systems, HIMARS)과 같은 첨단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제재 효과?
9월 7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이 서방의 경제적 "침략"에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재를 통해 서방은 자신들이 원하는 효과를 거두는 대신, 유럽인들의 삶의 질을 침식시키고 있으며, 가난한 나라들은 식량에 대한 접근을 막고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유럽연합의 관점은 다르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제재를 "세계가 본 것 중 가장 가혹하다"라고 평가했다. 9월 14일 스트라스부르의 국정연설에서, 그녀는 제재가 효과적이었으며 러시아의 금융 부문은 생명 유지 장체에 의존해 겨우 목숨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두 주장의 진위는 제재의 실증적 효과를 검증함으로써 밝혀질 수 있다. 그러나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의 부교수 크리스토퍼 마이클슨(Christopher Michaelsen)에 따르면 제재의 효과 검증은 짧은 시간적 제약과 실증적 데이터의 부재라는 두 가지 이유로 검증하기 어렵다. 첫 번째로 제재의 효과를 검증하기에 2월-10월 사이의 8개월은 충분한 기간이 아니며, 적어도 1년의 시점을 놓고 보아야 제재 효과를 미약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제재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데이터가 충분치 못하다. 제재의 영향을 측정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치는 대상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2022년 러시아 GDP가 8.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하지만 최근 러시아 경제의 역동성에 대한 전망을 6% 하락으로 개선 수정했다.
비슷한 지표는 인플레이션율이다. 그러나 GDP와 마찬가지로 제재와 인플레이션 사이의 명확하고 단일한 인과관계를 확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드레이 벨루소프(Minister Andrei Belousov) 러시아 제1부총리에 따르면 2022년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은 12~1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자동차 판매를 살펴보면 특히 인플레이션이 높은 기간 동안 가계가 내구재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실례를 볼 수 있다. 2022년 3월 자동차 판매는 2021년 3월보다 3배 낮았다. 2022년 9월까지 러시아 자동차 생산량은 작년에 비해 4분의 3 감소했다.
항공 산업에서도 유사한 역학 관계를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는 예비 부품이 더 이상 없기 때문에 항공운행을 중단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군은 반도체가 바닥났기 때문에 군사용 하드웨어를 수리하기 위해 식기세척기와 냉장고에서 칩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서구의 수출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일부 추정에 따르면 2022년 4월 수입량은 전년 대비 무려 70~80%나 감소했다.
하지만 제재는 항상 양날의 검이며,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 통행이다. 러시아가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서구, 특히 유럽의 정부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조치를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 유럽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에너지 비용이 그 증거이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해왔는데 러시아의 유럽 가스 수출 제한은 다가오는 유럽의 겨울을 더 춥게 만들고 있다. 대 러시아 제재의 후과는 거대 외교 정치에서 끝나지 않고 안방의 온도계까지 침투하는 결정적인 일상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 일상 정치 이슈는 유럽의 국내 정치 판도와 질서를 흔들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스웨덴과 이탈리아 등 유럽의 극우 세력들은 기존의 반이슬람, 반이민 정책에서 포커스를 일상 정치로 이동하면서 기성 정당들의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급등에 대한 대응 실패를 공격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 가스 수입 중단이 유럽의 최고 경제 대국 독일의 GDP를 3% 하락시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으며, 독일인의 51%는 제재가 러시아보다는 독일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대 러시아 제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의 중단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희망 섞인 예측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당분간, 푸틴이 권좌에서 쫓겨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그의 장악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이는 러시아 제재로 인한 단기적 혼란이 원래 기대했던 것보다 적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스트레스의 초기 징후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스트레스는 2023년과 그 이후에 심화될 것이다.
보다 일반적으로, 제재에 대한 평가를 영향과 인과관계를 측정하는 것으로 제한하는 것은 더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접적인 군사적 대치가 없는 한, 미국, EU 및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었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우크라이나 위기가 외교적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제재 또는 그 해제는 주요 정치 및 경제적 협상 카드로 유용할 것이다. '제재' 혹은 '처벌'을 의미하는 영어 'sanction'이 '허가'와 '승인'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미 심장하다. 이는 제재가 궁극적 그 안에 굴복의 길보다는 협상으로 가는 우회로를 열어 놓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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