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해방과 동시에 남북 각각에 미소 군정 체제가 성립하면서 분단의 기운은 싹트기 시작했다. 1948년 남북한이 각각 독자 정부를 수립하면서 분단은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1950년~1953년 한국 전쟁은 분단을 고착된 구조로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남북한은 각기 자신만의 독자적 체제를 구축·발전시킨다. 같은 유전자와 언어구조, 문화를 가졌지만 근 80년간의 분단 동안 남과 북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어느 체제가 더 우위에 있는가 혹은 누가 체제경쟁에서 이겼는가 혹은 이기고 있느냐는 분단시대와 분단체제의 담론으로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 분단의 담론은 상대를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을 상대에게 강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를 아는 과정은 분단의 극복 아니 최소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 시리즌 근 80년의 분단과정에서 남과 북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가를 비교하고자 한다. 이 비교는 이해를 위한 것이며, 남북한의 차이는 우위나 열위로 설명되기보다는 다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여기에 제시된 남북한 비교 자료는 남북한이 유엔이나 혹은 관련 국제기구에 제공한 공식 통계에 기초한다. 이 글에서는 다른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남북을 통칭할 때는 남북한, 남북 각각을 칭할 때는 한국과 북한, 혹은 South Korea와 North Korea로, 그리고 분단 이전의 지역을 표기할 때는 남한과 북한으로 표기한다. |
남북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증가는 노동시간 감소와 함께 이루어졌다. 그 때문에 여성들이 직장에서 보내는 평균 시간은 감소해왔다. 하지만 여성의 노동 총량(여성 노동자 1인당 노동시간 x 여성 노동자 수)은 지속해서 상승했다. 남북한의 여성노동력 참여, 즉 15세 이상의 노동시장 참여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아래 도표에 보듯이 한국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는 1990년 47%로 세계의 51.38%보다 낮았으며 2007년이 되어서야 세계 평균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북한의 여성 노동력 참여는 이미 1990년 77.71%에 이르렀으며, 2017년 다소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74%로 한국보다 20% 이상 높다.
북한 여성노동력 참여는 1990년 77.71% 세계에서 9번째로 높았으며, 2017년 74.41%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세계 15위로 높은 편이다.
남북한 여성의 남성 대비 노동시장 참여율과 전체 노동력에서 여성의 비율
최근 여성 참여율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은 여전히 여성들보다 노동시장에 더 자주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 대 남성 노동력 참여율은 여성 노동력 참여율을 남성의 해당 비율로 나눈 것으로 100%를 훨씬 밑도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여성의 참여가 남성의 참여보다 낮은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시리아나 알제리와 같은 나라에서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남성의 25% 미만이므로 노동력 참여의 심한 불평등이 있으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라오스, 모잠비크, 르완다에서는 이 관계가 100%에 가깝거나 그 이상이어서 노동력 참여의 성 평등이 존재한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1990년 한국 남성 노동자에 대한 여성 노동자의 비율은 64.13%로 세계 평균 66.96%보다 낮았으며, 1997~8년 금융위기와 함께 1998년 63.48%로 최저를 기록했으며, 2017년 71.38%까지 상승했다. 북한은 그 비율이 1990년 88.72%에서 2017년 85.59%로 다소 감소했다. 성차별, 육아, 경력단절 그리고 전통적 모성 강조의 잔재가 한국의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과 여성 진입의 장벽으로 존재하는 데 반해 북한은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에서의 성 평등이 비교적 잘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1990년 여성노동력은 한국의 경우 전체 노동력에서 39.57%였으며, 1997년~1998년 금융위기와 함께 최저점인 39.36%까지 감소했으며, 2017년 41.88%로 증가했다. 북한 여성의 전체 노동력에서 비율은 한국보다 훨씬 높다. 1990년 거 절반 수준인 49.36%에서 2017년 47.77%로 다소 낮아졌지만, 한국보다는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남북한 여성의 연령별 노동시장 참여
아래 산점도는 2017년 여성들의 연령에 따른 노동시장 참여를 보여준다. 세로축은 25세~34세 여성, 가로축은 45세~54세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 비율이다. 한국은 45~54세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25세~34세 여성보다 약 0.8% 정도 높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낮은 나라에서는 젊은 층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지만, 한국의 경우 1997년~1998년 금융위기 이후 비정규직의 확산, 서비스 부문의 팽창이 장년 여성들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촉진했다. 북한의 경우 중년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85.35%로 젊은 여성들보다 3% 정도 높았다.
아래 그래프는 남북한 여성들의 연령별 경제활동 인구를 보여준다. 한국은 ₩997년~1998년 금융위기 이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감소했지만, 그 이후 지속해서 증가해 약 4백만 명이 증가했다. 특히 비정규직의 확산과 고용 불안정, 서비스 부문의 확장으로 45세 이후 여성들의 전체 여성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990년 30%에서 50%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45세~54세 연령층의 경제활동은 약 10% 정도 상승했다. 여성 경제활동의 중심연령층이 비율로 보면 한국은 25세~34세에서 45세~54세로 이동했다.
북한 여성의 경우 경제활동의 중심을 차지하던 15세~24세 연령층의 비율이 32%에서 2017년 17%로 거의 절반으로 줄었으며, 대신 중심이 45세~54세 연령층으로 이동했다. 또한 65세 이상 노년층의 경제활동 비율이 1.7%에서 7.2%로 급증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1990년대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 수해와 기아 등으로 인한 경제침체와 인구학적 변화가 노년층의 경제활동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여성 고용률
아래 여성 고용률 그래프는 만 15세 이상 전체 여성 인구에서 차지하는 여성 취업자 수를 보여준다. 1991년~2017년 북한 여성의 고용률은 72.68%에서 71.47%로 다소 낮아졌지만 커다란 변화가 없었다. 한국의 경우 여성고용률은 1991년 46.05%에서 1997년~1998년 금융위기로 44.6%까지 감소한 이후 다시 반등해 2017년 50.35%로 증가했다. 북한의 통계 자료는 1991년 이전이 없어서 추정만이 가능할 뿐이며, 위의 통계들을 보면 1960년대부터 북한 여성의 고용률은 대략 70% 선을 유지하고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1977년 여성 고용률은 26.4%에서 1980년 41.25%로 급증한 이후 1984년 저금리, 저유가, 저달러의 3저 호황과 함께 고용률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1977년~2017년 사이 여성 고용률은 93%, 거의 두 배가 증가했다.
남북한 여성 고용의 산업, 서비스, 농업 부문 구성
아래 차트는 남북 여성의 산업, 서비스, 농업 각 부문 구성을 드러낸다. 전 세계의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산업 분야에서 일할 가능성이 더 크고, 여성은 서비스 분야에서 남성보다 더 자주 일하는 경향이 있다. 아래 세 차트의 세로축은 각각 산업, 서비스, 농업 부문의 남성 고용을, 가로축은 여성 고용을 표시한다. 이 부문별 남녀 고용의 차이는 남북한 경제 구성과 변화를 드러낸다.
먼저 아래 산업부문 남북한 남녀 고용 비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1991년 산업부문에 고용된 남성 비율은 40.02%였으며, 여성은 33.2%였다. 그러나 이 비율은 2017년 남성 33.7%, 여성 13.14%로 여성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아래 산점도를 보면 한국의 연도 화살표는 새로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화살표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상당히 많이 이동하여, 여성의 산업부문 고용의 대폭 감소(-56%)를 볼 수 있다. 북한의 경우는 1991년 남성의 산업부문 종사는 21.58%, 여성은 22.21%였고, 2017년 각각 17.16%와 17.88%로 조금씩 감소했다. 여성의 감소율은 16%로 한국에 비하면 감소 폭이 적다.
서비스 부문의 남북한 여성 고용 비율은 산업 부문보다 남북한 여성의 부문별 노동 참여 차이를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전체 여성 고용 중 서비스 부문에 고용된 여성 비율은 1991년 51.7%, 남성은 45.05%에서 2017년 각각 82.05%와 61.85%로 증가했다. 고용 화살표는 왼쪽 중간에서 오른쪽으로 대폭 이동했다. 이에 반해 북한 여성의 서비스업 고용은 1991년과 2017년 사이 거의 변화가 없었다. 북한 남성은 같은 기간 18%, 여성은 11%에서 12%를 유지해 남성보다 여성의 서비스업 취업이 6% 정도 낮다. 한국은 서비스 부문 중심으로 경제가 재편되었으며, 북한의 서비스 부문은 다른 부문에 비해 비율이 낮음을 알 수 있다.
농업 부문의 남북한 남성 대 여성 고용 비율에서 드러나는 제일 큰 차이는 아래 차트에서 보듯이 한국은 차트의 왼쪽 하단, 북한은 우측 상당에 위치해 있으며, 화살표 방향이 계속 왼쪽 하단을 향하는 것이다. 즉 한국 여성의 농업 부문 취업은 낮을 뿐만 아니라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반면 북한은 여성의 농업 부문 고용이 높으며, 화살표 방향이 일정치 않다. 1991년 한국의 농업 부문에 고용된 남성과 여성은 각각 14.93%와 18.56%, 2017년에는 4.95%와 4.81%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전체 고용 중 농업 부문에 고용된 남성은 1991년 59.59%, 여성은 65.16%에서 2017년 64.06%와 70.41%로 증가했다. 북한 여성의 절대다수는 농업 부문에 고용되어 있으며, 그 비율은 남성보다 높다.
남북한 여성 실업률
한국 여성의 실업률은 1997년까지 남녀 모두 3% 미만이었다. 1997년 한국 남성과 여성의 실업률은 각각 약 5.5%와 8% 수준으로 치솟았다, 2017년 여성은 3.48%, 남성은 3.93%까지 낮아졌다. 북한 남성과 여성의 실업률은 한국처럼 진폭이 크지 않았다. 1995년 북한 여성의 실업률은 4.29%, 남성은 6.27%였으나, 2017년 각각 3.41%와 4.99%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1997년~1998년 금융위기라는 특수 상황을 제외하면 남북한 여성의 실업률은 대체로 변동 폭이 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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