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사

남북한 비교 8: 남북한은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남북한의 식단과 칼로리 소비

Zigzag 2021. 6. 1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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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해방과 동시에 남북 각각에 미소 군정 체제가 성립하면서 분단의 기운은 싹트기 시작했다. 1948년 남북한이 각각 독자 정부를 수립하면서 분단은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1950년~1953년 한국 전쟁은 분단을 고착된 구조로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남북한은 각기 자신만의 독자적 체제를 구축·발전시킨다. 같은 유전자와 언어구조, 문화를 가졌지만 근 80년간의 분단 동안 남과 북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어느 체제가 더 우위에 있는가 혹은 누가 체제경쟁에서 이겼는가 혹은 이기고 있느냐는 분단시대와 분단체제의 담론으로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 분단의 담론은 상대를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을 상대에게 강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를 아는 과정은 분단의 극복 아니 최소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 시리즌 근 80년의 분단과정에서 남과 북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가를 비교하고자 한다. 이 비교는 이해를 위한 것이며, 남북한의 차이는 우위나 열위로 설명되기보다는 다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여기에 제시된 남북한 비교 자료는 남북한이 유엔이나 혹은 관련 국제기구에 제공한 공식 통계에 기초한다. 이 글에서는 다른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남북을 통칭할 때는 남북한, 남북 각각을 칭할 때는 한국과 북한, 혹은 South Korea와 North Korea로, 그리고 분단 이전의 지역을 표기할 때는 남한과 북한으로 표기한다.

남북한의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 대량 영양소(macronutrient) 섭취와 일일 칼로리

아래 차트는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과 같은 대량 영양소(macronutrient)로부터 획득한 한국의 1인당 1일 칼로리 공급량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1961년 전체 영양소 중 동물성 단백질은 23.2 KCL, 식물성 단백질은 204.16 KCL, 지방은 133.83 KCL, 탄수화물은 1,779.81 KCL로 총 2,141 KCL이었다. 탄수화물은 전체 칼로리 가운데 약 83%를 차지했고, 동물성 단백질은 1%에 불과했다. 2013년 동물성 단백질은 184.52 KCL, 식물성 단백질은 200.28 KCL, 지방은 920.79 KCL, 탄수화물은 2,028.41 KCL로 총 3,334 KCL로 증가했다. 전체 칼로리에서 동물성 단백질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지방은 27%로 증가한 데 반해 식물성 단백질은 6%, 탄수화물은 60%로 감소했다.

한국의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 증가율은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그 상승 폭이 매우 높다. 아래 도표를 보면 지방의 칼로리 공급량은 1961년~2013년 사이 588%가 증가해 세계에서 가장 높았으며, 동물성 단백질의 칼로리 공급량은 같은 기간 695% 증가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북한의 1인당 일일 칼로리 구성은 1961년 동물성 단백질은 48.12 KCL, 식물성 단백질은 197.68 KCL, 지방은 196.74 KCL, 탄수화물은 1,436.461 KCL로 총 1,879 KCL이었다. 전체 칼로리 중 동물성 단백질의 비율은 2.56%, 탄수화물은 76.45%였다. 2013년 동물성 단백질은 40.28 KCL, 식물성 단백질은 179.72 KCL, 지방은 327.69 KCL, 탄수화물은 1,546.31 KCL로 총 2,094 KCL이었다. 동물성 단백질, 식물성 단백질, 탄수화물의 비율은 각각 1.92%, 8.58%, 73.84%로 감소했으며, 지방만 15.65%로 증가했다. 전체 칼로리 공급량이 같은 기간 215 KCL 상승에 그쳤고, 동물성/식물성 단백질의 절대적 칼로리 공급량 자체는 감소했다.

남북한의 식품군별 식단 구성과 일일 칼로리 공급

남북한의 대량 영양소(macronutrient) 비교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식품군별 비교를 했을 때 우리는 북한의 1960년대 초 식단이 한국보다 풍성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1961년 식단은 고기, 기름과 지방, 유제품과 계란, 과일과 야채 식품군에서 한국보다 풍부하게 공급됐다. 이 관계는 1970년대 초반 오일쇼크로 북한 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받기 시작하면서 역전됐다.

1961년과 2013년 한국의 식품군별 식단 구성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1인당 1일 칼로리 소비는 약 1,200 KCL이 증가했지만, 탄수화물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시리얼과 곡물이 1,746 KCL에서 1,406 KCL로 절대적 양도 감소하고, 전체 칼로리 구성에서 그 비율도 81%에서 42%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기름과 지방 공급은 82 KCL에서 628 KCL로, 고기는 41 KCL에서 388 KCL로 증가했고, 각각의 비율도 3.83%와 1.91%에서 각각 18.84%와 11.64%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기름과 지방 공급은 666%가 증가해 아르메니아*832%)아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고기는 846%가 증가해 중국(1,381%)과 몰디브(1,264%)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북한의 경우 고기 소비가 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1961년 1인당 1일 108 KCL에서 2013년 95 KCL로 12% 감소했다. 1961년 북한의 1인당 1일 고기 공급 칼로리는 한국의 2.6배였으나 2013년에는 반대로 한국이 북한의 3.6배에 이르렀다. 기름과 지방 공급도 마찬가지로 1961년 북한의 1인당 1일 기름과 지방 공급 칼로리는 142 KCL로 한국의 82 KCL보다 훨씬 높았으나, 2013년에는 한국의 기름과 지방 칼로리가 북한의 3.2배로 높다. 2013년 현재 북한에서 한국보다 높은 1일 칼로리 공급은 녹말성 뿌리, 두류, 유제품과 계란 식품군이다.

남북한의 채소와 과일 소비량

1961년 한국의 1인당 연간 채소 소비량은 63.72kg, 북한은 87.92kg으로 북한의 소비량이 한국보다 약 25kg 정도 많았다. 1968년 이 관계는 처음으로 역전되어 한국의 야채 소비량이 북한보다 높아졌다. 특히 북한은 1990년대 사회주의권의 붕괴에 따른 경제난, 대홍수와 기아로 채소 공급량이 계속 감소해 2017년 126.22kg까지 떨어졌다. 한국의 1인당 연간 채소 소비량은 197.13kg으로 북한보다 약 70kg을 더 소비하고 있다.

출처: UN Food and Agricultural Organization (FAO)

과일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1961년 한국이 5.19kg, 북한이 9.55kg으로 한국의 2배에 조금 못 미쳤다. 1968년 한국의 과일 소비량이 북한을 앞질렀으나 1971년부터 북한의 과일 소비량은 1990년까지 한국을 계속 앞질렀다. 하지만 1991년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1990년대 중반 자연재해로 인해 북한의 과일 소비량은 급격히 감소했고, 한국의 소비량은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북한의 과일 소비량이 다시 증가해 2017년 현재 북한의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60.49kg, 한국은 59.12kg이다.

출처: UN Food and Agricultural Organization (FAO)

남북한의 동물단백질 소비와 1인당 국내총생산(GDP)

1인당 칼로리 소비에서 남북한 주민이 동물성 단백질로부터 얻는 칼로리 비율은 1960년 북한이 2.58%, 한국이 1.08%였다. 1990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동물성 단백질 칼로리 비율이 3.64%로 북한의 2.82%보다 높아졌다. 2017년 현재 한국의 1인당 동물성 단백질 칼로리 비율은 5.53%, 북한은 1.92%이다.

출처: UN Food and Agricultural Organization (FAO)

동물성 단백질의 소비는 1인당 GDP와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1990년 한국의 1인당 GDP는 13,874달러에서 지속해서 상승하다, 1998년 금융위기로 인한 여파로 19,624달러로 잠깐 주춤했으나 곧 반등하여 2013년 35,588달러에 이르렀다. 북한의 1인당 GDP는 1990년 2,455달러에서 2013년 현재 1,781달러로 감소했다.

출처: World Bank

아래 그래프의 세로축은 전체 칼로리 소비 중 동물성 단백질 칼로리 소비 비율이고, 가로축은 1인당 GDP로 소득과 동물성 단백질 섭취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한국은 아래 그래프의 중간지점에서 오른쪽 상단을 향해 화살표가 이동하고 있다. 즉 1인당 GDP와 동물성 단백질 칼로리 소비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반대로 북한은 그래프의 왼쪽 중단에서 더 왼쪽 하단으로 그래프가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즉 1인당 GDP가 감소하면서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국은 1990년 동물성 단백질 칼로리 비율이 3.64%, 1인당 GDP는 13,874달러였으며, 2013년 각각 5.53%와 33,588달러로 증가했다. 반면에 북한의 1990년 동물성 단백질 칼로리 비율은 2.82%, 1인당 GDP는 2,456달러였지만, 2013년 각각 1.92%와 1,781달러로 감소했다.

이상의 자료들을 통해 드러나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남북한 식단의 구성은 1960년대 이후 커다란 변화를 겪었으며, 그것은 남북한의 경제발전과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초 북한의 식단과 영양구성은 한국보다 풍성했다는 것은 당시 북한의 경제발전이 한국보다 높았음을 암시하며, 남북한의 식단과 칼로리 관계가 역전된 1970년대는 남북한의 경제발전 속도가 역전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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