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사

남북한 비교 10: 남북한 사람들의 음주량, 성별 주량, 폭음, 맥주와 독주, 그리고 알코올로 인한 조기사망률

Zigzag 2021. 6. 1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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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해방과 동시에 남북 각각에 미소 군정 체제가 성립하면서 분단의 기운은 싹트기 시작했다. 1948년 남북한이 각각 독자 정부를 수립하면서 분단은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1950년~1953년 한국 전쟁은 분단을 고착된 구조로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남북한은 각기 자신만의 독자적 체제를 구축·발전시킨다. 같은 유전자와 언어구조, 문화를 가졌지만 근 80년간의 분단 동안 남과 북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어느 체제가 더 우위에 있는가 혹은 누가 체제경쟁에서 이겼는가 혹은 이기고 있느냐는 분단시대와 분단체제의 담론으로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 분단의 담론은 상대를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을 상대에게 강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를 아는 과정은 분단의 극복 아니 최소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 시리즌 근 80년의 분단과정에서 남과 북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가를 비교하고자 한다. 이 비교는 이해를 위한 것이며, 남북한의 차이는 우위나 열위로 설명되기보다는 다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여기에 제시된 남북한 비교 자료는 남북한이 유엔이나 혹은 관련 국제기구에 제공한 공식 통계에 기초한다. 이 글에서는 다른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남북을 통칭할 때는 남북한, 남북 각각을 칭할 때는 한국과 북한, 혹은 South Korea와 North Korea로, 그리고 분단 이전의 지역을 표기할 때는 남한과 북한으로 표기한다.

남북한의 알코올 소비량

전 세계 15세 이상 인구의 연간 평균 알코올 소비량은 2016년 현재 1인당 6.4ℓ이다. 맥주, 와인, 독주와 같은 여러 종류의 술이 있지만, 이 6.4ℓ는 순수 알코올이다. 예를 들면 와인은 1병당 약 12%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다. 즉 1ℓ의 와인에는 0.12ℓ의 순수한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으며, 15세 이상 1인당 연간 6.4ℓ의 알코올이 의미하는 것은 1명이 1년에 53병의 와인을 마신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알코올 소비량은 특히 낮다. 많은 국가에서 알코올 소비량은 0에 가깝지만, 체코, 리투아니아, 몰도바에서는 1인당 연간 알코올 섭취량이 약 15ℓ로 가장 높다. 이것은 일주일에 한 사람당 두 병 정도의 와인을 마시는 것과 같다.

한국 15세 이상 인구의 알코올 연간소비는 2016년 10.2ℓ로 세계 평균보다 4ℓ 정도 높다. 북한은 3.9ℓ로 한국의 알코올 소비의 40% 수준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남북한의 술마시는 성인 인구와 남녀 비율

술을 마시는 성인의 비율은 서유럽에서 가장 높다. 2010년 프랑스 성인의 95%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전 해 술을 마셨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의 성인 인구 가운데 음주 인구는 다른 곳보다 현저하게 낮다. 일반적으로 이 지역 성인의 5~10%만이 이전 12개월 동안 술을 마셨을 뿐이다.

아래 도표는 남북한 성인 중 지난 12개월 동안 술을 마신 성인들의 2010년 통계다. 한국은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술을 마시는 인구가 44.8%이며, 북한은 그 절반도 채 미치지 못하는 21.1%에 그쳤다.

아래 그래프는 지난 한 해 술을 마신 남북한 15세 이상 남녀 비율이다. 세로축은 남성, 가로축은 여성의 비율이다. 남녀의 비율이 같을수록 가운데 점선으로 수렴된다. 한국과 북한 모두 점선의 왼쪽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높음을 의미한다. 한국은 2010년 지난 한 해 동안 술을 마신 15세 이상 남성이 전체 남성 중 55.8%, 여성은 34%로 절반 이상의 남성이 술을 마셨으며, 여성보다 그 비율이 20% 높았다. 북한은 그 비율이 남성 30.8%, 여성 12.1%로 한국보다 현격히 낮았다.

남북한의 폭음과 술을 마시지 않는 인구

알코올 섭취는 여러모로 건강에 대한 위험 요소이지만, 일반적으로 폭음 시 가장 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다한 일시적인 음주는 지난 30일 동안 최소 한 번 이상 순수 알코올을 60g 이상 마신 성인 음주자 비율로 정의된다. 순수 알코올 60g 섭취는 표준 알코올음료 6잔과 거의 같다.

술을 많이 마시는 나라가 반드시 폭음도 많은 것은 아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음주자의 65%가 전월에 폭음했다. 리투아니아, 파라과이, 핀란드, 몽골, 오스트리아, 베냉 모두 지난달에 폭음을 한 사람이 50% 이상이었다. 아래 그래프는 지난 30일 동안 폭음을 한 적이 있는 남북한의 음주자 비율이다. 여기에는 지난 12개월 동안 술을 한 잔 미만으로 마신 사람은 제외되었다.

위에서 본 바에 따르면 전체 15세 이상 인구 중 음주 인구 비율은 한국이 북한의 약 2배였고, 알코올 소비량도 2배 이상이었지만 폭음은 그 반대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2010년 현재 지난 30일 동안 폭음을 한 인구는 13.4%였으며, 북한은 21.1%로 북한의 폭음인구 비율이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폭음과 반대로 술을 한 해 동안 마시지 않는 남북한 인구 비율은 어떨까? 북한의 경우 2010년 현재 지난 한 해 동안 술을 마시지 않은 인구는 78.9%, 한국은 55.2%였다. 북한의 이 비율은 대부분 종교적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인구가 전체의 80%를 넘는 북아프리카와 중동국가들을 제외하면 10위 안에 들 정도로 높은 비율이다.

지난 한 해가 아닌 평생 술을 마시지 않은 남북한 1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0년 현재 북한이 66.3%, 한국이 33.5%로 북한의 비율이 한국의 거의 2배이다. 위의 한 해 동안 술을 마시지 않은 15세 이상 인구 비율과 마찬가지로 평생 술을 마시지 않는 북한의 인구 비율 역시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비율이다.

남북한의 맥주와 독주(spirit) 소비량

남북한의 알코올 소비를 주중으로 살펴보자. 아래 도표는 1961년부터 2013년까지 남북한의 1인당 맥주 소비량이다. 아래의 리터는 맥주의 리터가 아닌 순수 알코올 리터이다. 맥주는 순수 알코올의 5% 정도를 함유하고 있으며, 맥주 1ℓ에 순수 알코올 0.05ℓ가 들어간다. 이것은 5ℓ의 순수한 알코올이 100ℓ의 맥주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1인당 연간 맥주 소비량을 순수 알코올로 측정했을 경우 북한의 맥주 소비량은 1961년 0.01L에서 1979년까지 지속해서 상승해 0.47L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하락하여, 홍수로 인한 기아 사태가 북한 전반을 지배했던 1990년대 중반 이후 맥주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2013년 현재 0.09L를 기록하고 있다. 순수 알코올로 측정한 한국의 맥주 소비량은 1961년 0.99L에서 1961년 0.47L로 최저를 기록했으며, 1994년 2.48L로 정점을 찍고 1998년 금융위기 당시 1.89L까지 떨어졌다가 2013년 다시 2.07L까지 상승했다. 한국의 맥주 소비량은 2013년 현재 북한의 23배이다. 한국의 맥주 소비량은 약 5,000%가 증가해 중국, 적도 기니, 태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출처: WHO, Global Health Observatory(GHO)

남북한의 알코올 소비는 증류주 혹은 독주에서는 완전히 반대의 패턴을 보여준다. 아래 차트는 남북한 인구의 진, 럼, 위스키, 데킬라 및 보드카를 포함한 증류주를 순수 알코올 소비량으로 표시한 것이다. 순수 알코올로 측정한 한국의 1인당 독주 소비량은 1961년 0.41L에서 지속해서 상승해 1999년까지 약 2.73L로 증가했다가 2000년 0.46L로 급감해 2013년 현재 0.39L에 이르렀다. 순수 알코올로 측정한 북한의 독주 소비는 1961년 1.78L에서 시작해 1999년 5.75L까지 급증했다가 2001년 2.33L로 급락했으며, 다시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해 2013년 현재 3.26L에 이르렀다. 북한의 1인당 독주 소비량은 한국의 8배가 넘으며, 전 세계 200여 개 국 중 30위권에 든다.

출처: WHO, Global Health Observatory(GHO)

남북한의 알코올 소비와 사망률

알코올 소비는 많은 건강 상태와 잠재적 사망 사례에 대해 알려진 위험 요인입니다. 알코올 소비는 200개 이상의 건강 상태(질병 및 부상)에 인과적 영향을 미친다. 위험 요소별로 보았을 때 한국에서 알코올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는 2017년 현재 12,802명으로 전체 위험 요소 중 8번째에 위치한다.

위험 요소별로 보았을 때 북한에서 알코올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는 2017년 현재 7,861명으로 전체 위험요소에서 12번째에 위치한다.

아래 도표는 남북한의 알코올에 의해 야기되거나 악화되는 사망률(즉, 알코올 소비를 제거할 경우 사라질 비율)의 비율인 사망에 대한 알코올 기여도(Alcohol Attributable Fraction: AAF)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알코올 소비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2에서 5% 사이이다. 그러나 동유럽(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리투아니아)에서 사망자의 거의 3분의 1이 알코올 소비로 인한 것이다.

알코올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률 중 한국은 2012년 현재 7.5%, 북한은 4.6%로 한국이 북한보다 3% 정도 높다.

알코올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는 한국의 경우 1990년 10만 명당 28.67명에서 1996년 35.85명으로 치솟았다가 점차 하락해 2017년 15.76명으로 감소했다. 북한은 1990년 27.32명에서 1997년 32.39명으로 상승했다가 지속해서 하락해 2017년 현재 24.11명으로 감소했다. 알코올의 사망기여도는 한국이 북한보다 높지만, 반대로 알코올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는 북한이 한국보다 10만 명당 약 10명 정도 높다. 정확한 원인을 단정하기는 힘드나, 북한보다 높은 한국의 알코올 섭취가 한국의 높은 사망기여도와 관련이 있을 것이며, 북한의 높은 폭음과 독주 섭취량이 높은 조기 사망자 수와 유관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WHO, Global Health Observatory(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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