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최도시 도쿄의 코로나 19 감염 급증
제32회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약 일주일 앞두고 개최도시인 도쿄의 코로나 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선수촌에서도 처음으로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안심·안전올림픽"을 구호로 내걸었던 도쿄 올림픽의 안전성이 점점 의문시되고 있다. 당초 일본은 19일 동안 42개 대회장에 780만 명의 관중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개막식과 폐막식, 육상 경기 모두 6만 8,000석 규모의 국립경기장이 텅 비게 됐다.

이미 도쿄는 지난 6일 코로나 19 제5파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다. 도쿄 올림픽의 안정적 개최를 위해서는 도쿄의 1일 감염자 수가 100명 이하로 내려가야 하지만 도쿄도에서는 7월 17일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가 1,410명이 발생했다. 14~16일에 이어 4일 연속으로 1 천명을 넘어섰다. 지난주 토요일 (10일)에 비해 460명 증가에서 28일 연속으로 전주 같은 요일 감염자 수를 웃돌았다. 17일까지의 1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1012 명으로 전주의 140.5%였다. 1주일 평균 감염자가 1천 명을 넘는 것은, 코로나 19 제3 파였던 1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올림픽 관계자의 감염 확산
아래 도표에서 보듯이 지난 6월 20일 우간단 선수단 코치의 코로나 19 양성 반응 사례가 처음 보도된 이후 7월 17일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올림픽 선수 혹은 관계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19 양성 사례가 발견되면서 도쿄 올림픽이 새로운 변이의 글로벌 "슈퍼 전파자"(Super-spreader)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 관계자의 코로나 19 감염은 모두 44 케이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7일에는 올림픽 관계자 감염이 15명으로 최대를 기록했며, 특히 일반인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어 버블화 된 올림픽 선수촌에서 감염이 발생해 감염 위험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며칠 전 스가 총리와 면담한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림픽이 코로나 19 위험을 초래할 일을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제시한 플레이북의 코로나 19 방역수칙이 지키지 않은 사례가 다수 있었다고 지적해도 그는 "일본 국민들의 위험이 되는 위반이 있었다는 보고는 없었다"는 대답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 도쿄 올림픽 직접 관련자 코로나 19 감염 사례 ■ 6월 20일: 우간다 선수단의 코치가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자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정부가 지정한 시설에 격리. 나머지 팀은 버스를 타고 일본 서부 오사카 인근의 개최 도시인 이즈미사노로 향함. ■ 6월 23일: 우간다의 한 운동선수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이즈미사노 관계자가 보고. ■ 7월 4일: 세르비아의 올림픽 조정팀 선수가 도착하자마자 양성 반응. 나머지 4명의 팀원은 밀접 접촉자로 격리. ■ 7월 9일: 리투아니아인 1명과 이스라엘 선수 1명이 양성 반응. 리투아니아인의 결과는 불분명했으나 이후 음성 판정 ■ 7월 14일 - 러시아 7인조 럭비 대표팀의 안마사가 양성 판정을 받아 팀이 이틀 동안 격리. 일본 남서부 무나카타(Munakata)의 관리들은 한 직원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확인, 팀원 중 밀접 접촉자는 없음. - 올림픽 난민 대표팀은 도하에서 팀 관계자 양성 판정으로 일본 도착 연기. 감염된 관리는 무증상 자가격리 중이며 29명의 난민 중 26명은 도하 훈련소에 남음. - 수십명의 브라질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일본 중부 하마마쓰의 한 호텔 직원 7명이 양성 판정 받음. - 남아공 럭비팀 21명이 비행 중 환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격리 조치. ■ 7월 15일 - 케냐 여자 럭비 대표팀의 8명의 선수가 훈련 캠프를 열 예정인 남서부 구루메 시의 관리가 도쿄행 비행기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발견된 후 밀접 접촉자로 분류됨. - 미국 워싱턴 위저즈의 농구 스타 브래들리 빌(Bradley Beal)는 라스베이거스 훈련 캠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프로토콜에 들어간 후 도쿄 올림픽 참여가 좌절됨 - 14일간의 격리 기간을 거친 올림픽 선수가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아직 올림픽 선수촌으로 이동하지 않았다고 조직위원회 웹사이트가 보도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음. 그들은 올림픽 관계자 중 한 명과 도쿄 2020 건설업자 4명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힘. ■ 7월 16일: - 호주의 테니스 선수 알렉스 디 미나우(Alex de Minaur)가 도쿄 올림픽을 위해 출발하기 전에 코로나 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호주 올림픽 위원회가 밝힘. - 목요일 나리타 공항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인 나이지리아 올림픽 대표단 일원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언론이 보도. TV아사히에 따르면 이 60대 남성은 가벼운 증상만 보였으나 고령과 기저질환으로 인해 입원했으며, 더 자세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음. - 올림픽 관련 비거주자가 14일간의 검역기간 중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주최측 웹사이트가 공개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음. 모두 일본 거주자인 도쿄 2020 계약업체 3명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주최 측 밝힘. ■ 7월 17일: 15명의 사람들이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주최측 밝힘. 선수촌에서 발생한 첫 번째 경우는 해외 방문객으로 올림픽 조직에도 관여하고 있는 인물임. 나머지는 언론사 2명, 계약업체 7명, 올림픽 관계자 5명. |
버블화 된 선수촌과 뚫리고 있는 버블
일본 당국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참가자들과 일반인들로부터 완전히 분리하여 버블에 가둔다는 의미의 '버블 방역'을 예고했다. 선수와 관계자들은 도쿄 하루미 선수촌과 경기장, 숙박 시설만 왕복할 수 있으며, 나머지 공간과는 분리시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영국과 미국의 올림픽 관계자들이 입국 후 도쿄 시내를 활보하고, 코카인을 흡입하다 체포되는 등 '버블 방역'은 처음부터 실행 가능성의 의심되었다. 선수와 관계자들은 입국 후 14일 동안 버블에 쌓여 있어야 하지만,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공항이나 숙박지에서도 이들의 동선이 별개로 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입국과 동시에 도쿄 시내를 마스크도 없이 자유롭게 활보하는 외부의 올림픽 관계 인원들이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입국 후 일정 기간은 행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감시자도 붙이겠다고 했지만 호텔 입구에 경비원이 서 있을 뿐 애초에 누가 입국 며칠째인지 알 수 없다. 또한 밀접 접촉자로 꼽힌 선수는 언제까지 격리돼 어떤 조건에서 경기 출전이 허용되는지 누가 판단하고 어떤 책임을 지는지 분명치 않은 등 '버블 방역'은 선수와 관계자의 방역, 격리, 출전 문제에 대해 명확한 대응책을 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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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헌 민주당의 시오무라 후미카는 "거품에 구멍이 뚫려있다.도쿄에서의 감염 확대는 절대로 막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마루카와 타마요 올림픽상도 15일의 참의원 내각위의 폐회중 심사에서, 방역수칙을 어기는 "부정 사례에 대해 시급하게 대상자를 특정, 파악해 엄격한 처분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실상은 위반자에 대해 선수자격 박탈이나 금전적 벌금 같은 강력한 조치 대신 "엄중한 주의"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 19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대회 조직위원회의 원탁회의 단장을 맡는 가와사키시 건강 안전 연구소의 오카베 노부히코 소장은 "감염을 완벽하게 억제하는 방법은 없다. 그것이 전제다."라고 밝히고 있다.
코로나 19 대역병의 위험과 '버블 방역'의 불완전성에도 도쿄 올림픽이 강행되는 이유는 올림픽에 쏟아 부은 수십억 달러의 자본, IOC의 생존을 위한 올림픽 개최 강행, 그리고 올림픽을 위해 벌써 2년 동안 자신의 삶을 희생해 온 선수들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이러한 무리수가 강행되는 이유는 일본 집권당의 야심 때문이다. 9월 자민당 총재로 10월 중의원 임기를 맞는 스가 총리는 이번 여름 코로나 감염 확대를 억제하고 안심·안전 올림픽을 실현해 중의원 해산·총선에 치우쳐 승리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최후까지 유관중을 주장했었다. 일본 정치의 이런 욕심이 결국 느슨한 방역과 감염 확산을 결과하고 있다.
수백만의 관객의 함성 대신 이제 경기장은 이제 기계적인 버츄얼 함성이 관객들의 실제 함성을 대체할 것이며, 관객이 없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은 고독한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나 유례없는 무관객 올림픽은 단지 선수들의 고독만으로 끝나지는 않을듯 하다. 현재 '버블 방역'의 허점과 일본 당국의 부실 대응, 그리고 올림픽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에 입국한 수만 명의 다양한 올림픽 관계자들의 플레이북의 방역수칙 무시로 올림픽이 코로나 19의 글로벌 슈퍼 확산자가 되는 것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은 문제는 그 확산을 어느 정도록 일본과 세계 방역당국이 막을 수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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