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영성론(陰謀靈性論, Conspirituality), 웰니스(wellness), 반백신주의자, 그리고 오리엔탈리즘

* 웰니스 공동체의 인플루언서들은 동의학을 오리엔탈리즘적 시선, 동양을 낭만화하고 고정관념화하고 밋밋하게 만드는 서구의 경향에 입각해 동의학의 지식을 파편화해 뉴에이지 자본주의와 반백신과 반마스크와 같은 정치적 목적으로 전용하고 있다. 이 글은 7월 16일 Vox의 기사 'The wellness world’s conspiracy problem is linked to Orientalism'의 번역으로 음모론과 영성 그리고 오리엔탈리즘이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 역자 주

웰니스를 주장하는 서구의 인플루언서들은 종종 반백신, 반마스크를 주장하며 반과학주의를 조장해왔다.

웰니스 세계의 음모론 문제는 오리엔탈리즘과 연결되어 있다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의학 전통은 때때로 정치적 이득을 위해 서양에서 전용(appropriation)되고 잘못 해석되었다.

언뜻 보기에 가장 건강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천연"(all-natural)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있다. 그는 명상, 클린 이팅(clean eating,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유기농 식품을 섭취하는 행위 -역자 주), 요가, 모호한 형식의 아시아 영성을 열렬히 지지한다. 삶과 건강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은 "홀리스틱"(holistic)이다. 그리고 그의 소셜 미디어 피드는 괄사(刮痧, Gua Sha)와 아유르베다 다이어트의 혜택에서부터 마스크와 백신의 효과에 대한 회의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대역병이 발생한 지난 1년, 웰니스 공간(수정 치유사에서 요가 교사에 이르기까지 비제도화된 서양 의학의 종사자 및 촉진자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포괄적인 용어)은 퀴어넌(Qannon), 코로나 19, 아동 인신매매 및 선거 청렴성(election integrity,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의문 제기 주장- 역자 주)에 대한 정치적 허위 정보로 넘쳐났다.

언론 보도는 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백신을 거부하는 자유주의적이고 반과학 이데올로기의 행상인 뉴에이지 타입의 인플루언서들에 주로 집중되어 왔다. "캘리포니아의 요가, 웰니스, 영성 공동체에는 퀴어넌 문제가 있다,"라고 최근 로스앤젤레스 타임즈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웰니스 인플루언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퀴어넌 음모를 퍼뜨리고 있습니다."라고 마더 존스가 말했다. 지난 3월, 워싱턴 포스트는 "뉴에이지 영성에 대한 퀴어넌의 예상치 못한 뿌리"에 대해 썼다.

이 기사들은 연구자들이 음모영성론(陰謀靈性論, Conspirituality, 음모론의 conspiracy와 영성의 spirituality의 합성어)이라고 부르는 현상, 또는 서양 의학 및 기존 기관에 회의적인 영적 집단에서 음모론이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지에 대한 미국 생활의 한 단면을 탐구한다.

이러한 관찰은 요가와 같은 특정한 프랙티스가 급진화로 가는 직접적인 길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데까지 나가지는 않는다. 비난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비주류, 반과학 사상이 편안하게 곪아 터지는 웰니스 커뮤니티에 주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도는 이러한 위험하고 근거 없는 믿음의 만연을 정확하게 식별하지만, 이 보도들에는 웰니스 공간과 오리엔탈리즘(또는 아시아 문화를 낭만화하고 고정관념화하고 밋밋하게 만드는 서구의 경향) 및 자유지상주의적 개인주의와 웰니스 공간의 관계에 대한 맥락이 종종 거의 실종되어 있다.

수십 년 동안, 요가, 아유르베다, 기 치료, 그리고 부황, 괄사, 그리고 침과 같은 전통적인 동의학(Chinese medicine, 문자 그대로는 중의학이지만 전체 맥락상 동의학으로 번역함 - 역자 주)을 포함한 많은 건강 및 의약 프랙티스가 아시아에서 서구로 수출되었다. 그러한 전통은 종종 "대체 의학" 또는 "뉴에이지"라는 우산 아래 분류되는데, 이는 서로 다른 철학적 및 의료적 시스템을 독특한 서구식 뒤섞기로 묶는 모호한 용어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들의 미묘한 차이와 역사는 그것들이 널리 퍼질 때 정확히 첫번째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한다.

문화 수출은 세계화의 복잡하고 불가피한 결과이며, 문화적 전용이 항상 부정적인 영향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에서 영감을 받은 프랙티스와 치료법이 주류화되면서, 문제가 되는 것이 꼭 전용은 아니다. 문제는 전용이 생산하는 것, 즉 비서구적 프랙티스에 대한 오리엔탈리스트 관점인데 이는 어떤 정치적 의제를 더 진전시키기 위해 잘못 전달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귀네스 팰트로의 Goop(귀네스 팰트로가 만든 웰니스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와 기업)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과정에 익숙할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동아시아 또는 남아시아에서 기원한 프랙티스를 접하는 영향력 있는(보통 백인) 서양인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전통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통합하고, 그 이점을 공개적으로 선전하며, 자신의 커뮤니티에 이러한 프랙티스의 한 버전을 전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뉴욕 타임즈 기자가 중국에서 치료의 이점에 대해 쓴 후인 1971년 침술이 그런 경우였다.)

지금 작동중인 것은 "뉴 에이지 자본주의"이다. 견고한 지식 시스템은 파편으로 해체되고, 철학적 또는 종교적 뿌리로부터 분리되어, 소비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으로 변모된다. 예를 들어, 괄사는 최근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난 중국의 전통 치료법이다. 이것은 사람의 얼굴보다는 등과 몸을 긁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미용업계는 이러한 전통적인 사용을 맥락화하지 않고 턱선의 윤곽과 얼굴 주름을 따라가는 방법을 미용 술책으로서 중국에서 영감을 받은 또 다른 얼굴 미용 과사석과 옥 롤러를 마케팅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좋든 나쁘든 간에 이러한 한때 틈새였던 프랙티스를 더 많은 미국 청중들에게 대중화시켰다. 그리고 대역병은 이러한 소비자의 관심을 촉진시켜 왔다. 새로운 질병이 발생했을 때 집에 갇혀 있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미국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자신의 건강과 웰빙에 대해 초조해했다. 사람들은 점성술, 기 치료에서 영감을 받은 수정 치유, 그리고 소망달성기법(manifestation)과 같은 영적인 관습 외에도 요가, 명상, 그리고 에센셜 오일에 의지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격변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대안(alternative) 쪽으로 끌렸고 그들의 불확실한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비정통적인 이론을 찾았다.

요가와 요가 역사를 연구하는 미시간 주립 대학의 종교학과 조교수인 슈리나 간디(Shreena Gandhi)는 "영적 '동양'(East) 또는 '오리엔트'에 관한 것은 서양인들이 특정 정치적 의제와 결부시킬 수 있도록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관습, 전통 및 프랙티스를 골라왔던 역사가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오리엔탈리즘의 여러 측면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웰니스와 대체 요법에 대한 낭만적인 접근 방식과 전통적 신념을 두려워하거나 불신하는 히스테리적인 방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치 지도자들은 요가와 그 영적 철학의 지지자였다. 그들은 민족 국가의 축소판으로서 개인의 몸을 정화시키고 고양시키는 것에 집착했다. 현대의 웰니스 커뮤니티는 국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개인에게 훨씬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론인이자 음모영성론 팟캐스트의 공동 진행자인 매튜 렘스키(Matthew Remski)에 따르면, 뉴 에이지 신앙에는 여전히 지속되는 파시스트적인 뉘앙스가 남아 있다.

렘스키는 요가와 음모영성론에 관한 4부작 블로그에 "뉴에이지들은 은밀한 나치가 아니다"라고 썼다. "완벽한 몸과 땅의 파시스트 사상이 전체주의, 구체화된 영성, 건강을 위한 영구적인 문화적 밈을 만들어냈다. 그들의 노골적인 정치학에서 정화된 밈은 불순함에 대한 완벽주의와 편집증의 들쭉날쭉한 모서리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이중 메시지(당신의 몸은 신성하지만 공격도 받고 있습니다)는 요가와 웰니스의 상품화에서 표준이 되었다.”

음모영성론자들이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의 종교와 가르침을 언급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것은 경건함(gravitas), 역사, 권위의 외관을 부여합니다."라고 렘스키가 나에게 말했다. "그것은 포지티브한 오리엔탈리즘으로 실제 프랙티스나 역사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2월 마이애미 해변의 한 홀리스틱 얼굴관리사(facialist)는 마스크 착용이 인간의 몸에 흐르는 전통 동의학 언어인 "폐기"(肺气, Lung Qi)의 흐름을 막는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러한 주장은 거짓이기는 하지만 보편적인 관점에서 동양 의학에 잘못 접근하는 서양의 경향에 의존한다. 그것은 서양이 아닌 프랙티스를 이국적으로 표현하고 신비롭고 "자연적인" 치유에 대한 뉴 에이지의 개념에 영합하는 일종의 의학적 오리엔탈리즘이다.

아시아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시작은 동양 의학과 대체 요법에 대한 인식을 양극화시켜 아시아와 해외에서 과학적 이원주의를 강화시켰다. 특히 동양 의학과 대체 요법 전문가들은 친과학적이거나 반과학적이라는 인식을 굳혔다. (예를 들어 인도의 정부 관리들은 주로 전통 의학으로 코로나 19 치료를 장려한 것에 대해 반발을 받았다.)  동시에, 악화되는 미중 관계는 시민권과 민족적 유산에 관계 없이 중국인을 향한 불신과 편집증을 조장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태도가 아시아, 특히 중국의 초기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관련성에 의해 촉진되었다고 믿었다.

"그것은 정치적이 되고 있습니다. 동의학을 홍보하거나 영업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중국 공산당의 대변인으로 연관시키는 것은 쉽다"라고 싱가포르 난양공대 동의학 사학자 마이클 스탠리-베이커(Michael Stanley-Baker)는 말했다. 그는 "생명 의학과 과학 연구는 훌륭하고 권위 있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식 시스템의 신용을 떨어뜨려서는 안 됩니다. 동의학은 체계적이고 견고한 형태의 지식이며 정적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무엇이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랜덤한 것도 아닙니다."

침술과 아유르베다와 같은 대체 의학의 특정 분야의 전문화는 서양에서 그러한 프랙티스를 어느 정도 표준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법은 회의론자들이 많으며 기껏해야 쓸모없고 최악의 경우 해로운 것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타일러 판(Tyler Phan) 피츠버그대 교수는 미국 동의학 박사논문에서 "이러한 미국의 표준화 과정은 아시아계 미국인 의사들을 소외시키고 심지어 체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늘날의 웰니스 산업에는 주로 백인 중산층 추종자들이 몰리고 있다. 2017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6명은 종교에 상관없이 심령술, 점성술, 그리고 물체의 영적 에너지와 같은 뉴에이지 신앙을 최소한 한 가지 이상 믿는다.

렘스키에 따르면, 영적인 것에 대한 이러한 경향은 아마도 공동체의 대체물이다. 그는 이것을 대체 영성과 현대 요가의 핵심에 있는 "문화적인 공허함"(cultural emptiness)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미국의 지역 사회와 보건의료의 붕괴와 맞물려 있다. 그 결과, 현대 요가 스튜디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더 큰 웰니스 세계에서 정치는 실종됐다. 그것의 고립된 전망은 집단을 희생 위에서 개인의 종교적 잠재력과 영적 안녕에 초점을 맞추었다. "반문화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은 자유주의지상주의와 상당히 비슷해집니다,"라고 렘스키는 말했다. "그 영적으로 자유주의적인 태도는 호황기를 통해 요가 문화에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음모론이 지속되는 한, 빨간약 먹기(redpilling, 영화 매트릭스에서 유해했고, 지금은 규제나 속박에 메이지 않는 정치적 우파가 되는 것을 의미함 - 역자 주)는 인스타그램, 요가 스튜디오, 그리고 다른 웰니스 관련 공간에서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슈리나 간디에 따르면,부유하고 요가를 수련하는 어머니가 자녀에게 예방 접종을 거부한다는 고정 관념을 둘러싼 일부 히스테리가 있다. 그는 "이 이념을 믿는 것은 웰니스와 요가 종사자들만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요가 수업 그 이상입니다. 퀴어넌은 백인 우월주의에 뿌리를 둔 명백한 정치적 음모론입니다.”

간디는 이러한 히스테리는 수십 년 전의 "황색 위험"(yellow peril, 황화黃禍 즉, 황인이 서양문명을 압도할 것이라는 백인들의 공포심 - 역자 주)을 부채질했던 태도를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서가 완전히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결함이 있는 뉴에이지 개념의 "웰니스"에 대한 집착은 종종 대안적, 동양식 치료법과 의사들을 하나의 넓은 집단으로 뭉치게 한다. 그 결과, 이러한 프랙티스들은 취약한 미국인들을 세뇌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집단적으로 비난받고 정치화된다.

이러한 통합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치 있고 그 자체로 복잡한 비서양 지식 시스템의 작업과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권위 있는 인물들이 거짓 정보를 폭로하기 어렵게 만든다. 스탠리-베이커는 다양한 유형의 의료 행위가 공존하고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미묘한 중간 지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무엇이 동양과 동의학에서 견실한 지식인지에 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오리엔탈리스트와 Goop 웰니스 인플루언서 및 열광자를 진지하고 존경받는 의사들과 구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