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로진,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 등 억만장자들의 우주 여행 경쟁이 뜨겁게 불붇고 있다. 영국의 시사문화 주간지 뉴 스테이츠먼(NewStatesman)에 게재된 Richard Seymour의 'Why the billionaire space race is the colonial fantasy reborn'을 번역한 이 글은 억만장자들의 우주 여행이 국가의 규제 회피와 공공기업의 사유화라는 신자유주의적인 특성과 고스란히 닮았다고 주장한다. 1960년대이래 국민의 혈세로 확장된 우주 산업의 민영화와 아웃소싱으로 사유화되고, 그 과정에서 억만장자들은 우주 여행에 대한 국가 규제를 교묘히 회피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우주 여행은 그들의 선전과 달리 친환경적이지 않으며, 지구라는 행성 내의 사회적 갈등과 생태적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17세기 이후 서구 식민주의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이 글을 주장하고 있다. - 역자주
아궤도(亞軌道, suborbital) 공간의 바깥쪽 가장자리로 가는 지구 탈출 여행. 파란 대리석 행성에 대한 일별. 그리고 그 너머, 끝없는 어떤 것, 멀어지는 어둠의 지평선, 이것들은 독일의 신학자인 루돌프 오토(Rudolf Otto)가 불가사의한 공포의 "신령스러운"(numinous) 경험이라고 불렀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 원칙적으로 우주 관광은 정신적으로 엄청나게 충격적인 경험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인스타그램 새로운 "부잣집 자식"(rich kid) 콘텐츠를 만들어 낼 뿐이다.
그 여행이 앨런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X(SpaceX) 프로그램, 제프 베조스(Jeff Bezos)의 블루 오리진(Blue Origin ),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의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 등 누구에 의해 행해지든 짧고 실망스러운 용두사미(anticlimactic)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여행 시간(버진 갤럭틱으로 90분) 동안 승객들은 자리에 묶여 있게 된다. 지구 표면에서 85~100km 상공에서 우주의 바깥쪽 가장자리에 도달하면 몇 분 동안 버클을 풀고 미세 중력을 경험할 수 있다. 그들은 허공에서 헤엄치고, 영상을 찍고, 지구에 얽매여 고생하는 인류를 내려다보고, 하강하기 위해 다시 안전벨트를 채울 것이다. 그것은 신의 얼굴을 만지기보다는 런던 아이(런던 템즈 강변의 대형 관람차 - 역자 주)의 윙윙거리는 소리에 더 가깝다.
우주 비행의 돈강법(頓降法, bathos)은 아마도 승객들에게 사치를 제공하고 싶어 하는 억만장자들의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우주에는 사치가 존재할 수 없다. 일정 시간 동안 지구 대기권 너머에서 살아남으려면 제한된 공기 공급, 동결 건조식품 포장, 조심스럽게 보존되고 재활용된 물과 함께 불편하게 비좁은 공간에 갇혀있어야 하며, 다른 한편 지상 승무원들의 지속적인 감시 하에 있어야 한다. 우주인이 된다는 것은 낮과 밤이 없는 시간을 경험하고, 바닥에 묶인 침낭에서 함께 낮잠을 자고, 진공 속으로 배설물을 내보내는 것이다. 이것은 항공 여행보다 더 나쁘고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하지도 않다. 초기 우주 관광 산업이 지금까지 제공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많은 것은 몇 분의 우주 비행사 코스프레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여행인가? 브랜슨은 7월 11일 아궤도 우주로 여행을 떠난 후 승리 연설을 통해 "모든 사람"이 우주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주 관광이 언젠가는 대중 산업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우주 비행 비용은 터무니없이 비싸다. 버진 갤럭틱의 VSS Unity를 이용하려면 예비 우주 비행사가 25만 달러를 지불해야 하며, 이 중 1만 달러의 보증금을 선불로 지불해야 한다. 브랜슨의 첫 번째 유료 승객 중에는 자신의 스페이스X 프로그램으로 화성을 식민지화하기를 메시아적으로 열망하는 엘론 머스크가 있을 것이다. 25만 달러도 2,800만 달러에 팔린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예비 좌석에 비하면 작은 변화다. 가까운 미래에 우주 비행 시장은 "고액 자산가"로 구성된다. 적어도 500만 달러의 유동자산을 가진 사람들 중 약 40%가 우주여행에 관심이 있다. 이것은 매우 부유한 사람들의 특권이며, 계급 성공의 보너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 관광의 억만장자 투자자들이 그것이 대중적인 현상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그럴듯하다. 그것은 1960년대부터 공공부문 기업을 위한 개척지였던 우주를 사유화하는 데 있어 핵심이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지원하는 많은 기술과 마찬가지로 수십 년에 걸친 막대한 국가 투자의 결실이 독점자본가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고 있으며 그들이 나사(NASA)에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존재하는 모든 우주 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것은 2004년 미 의회가 산업 자율규제를 허용하기로 의결했을 때의 전제였다. 업계는 자신들이 "학습기간"이라면서 감독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로비를 벌였다.
그 결과로 승객들은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고, 어떤 당국도 인증하지 않은 운송수단을 타고 비행하게 된다. 그들은 위험을 알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포기 문서에 서명한다. 그래서 우주선이 폭발하면 억만장자는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이것이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다. 우주 관광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연방 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FAA)은 월요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업 산업을 더 잘 감시하기 위해 휴스턴에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것이 우주 관광객들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는 의문이다.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발생한 치명적인 보잉 737 맥스 추락 사고가 보여주듯 FAA는 비효과적인 규제 기관으로 악명 높다. 이는 단지 FAA가 자금 부족에 시달릴 뿐 아니라, 그 권한이 규제하는 산업의 진흥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상충되는 권한은 우주 관광에도 적용된다. 대중들에게 저렴한 운송 수단을 제공해야 하는 상업적 압력은 항공 산업과 거의 같을 것이다. [우주 관광] 확대에 따른 재난과 채무불이행이 대거 발생하지 않는다면 놀라울 것이다.
억만장자 우주 경쟁이 시작된 2001년 미국 사업가 데니스 티토(Dennis Tito)가 국제 우주 정거장을 방문했을 때부터 환경 인증(environmental credentials)에 대한 터무니없는 주장이 있어 왔다. 버진 갤럭틱은 지표면에서 50마일 높이로 올라가 유명한 "파란 대리석" 지구를 보면 우리가 환경을 더 의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다 덜 감상적으로, 이 회사는 또한 탄소를 배출하는 등유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해조류 기반 바이오 연료에 대한 연구를 자랑했다. 이 회사는 또한 등유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에도 에너지 효율성으로 인해 버진의 우주 비행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은 런던에서 뉴욕으로 돌아오는 항공편 배출량의 60%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우주 비행은 고사하고 어떤 형태의 비행이든 매우 높은 출력 질량 비율(power/mass ratio)이 필요하고 고밀도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아무도 해조류 기반 바이오 연료의 생산을 충분히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와 버진 갤럭틱 모두 전통적인 항공 연료인 등유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광폭 동체 항공기(wide-bodied aircraft)에 적합하지 않지만 이미 미국 우주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에너지원인 액체 수소를 선택할 수 있었다.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프로그램은 액체 수소 엔진을 개발했다. 연료는 소비하는 동안 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그 연료의 생산에는 상당한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 포함되어 있다. 버진과 스페이스X를 등유에 집착하게 하는 또 다른 곤란은 액체 수소가 -252.8℃에서 끓기 시작하는 휘발성 물질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한 번에 여러 명 이상을 운송하는 것이 목표인 경우에는 특히 스토리지가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에너지 효율성은 어떨까? 버진 갤럭틱의 수치에 따르면 VSS Unity 항공편은 승객 1명당 1.8톤의 탄소를 배출한다. 우리는 이 배출 총액이 "런던에서 싱가포르로 돌아오는 이코노미 클래스 티켓보다 적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한다. 하지만 런던에서 싱가포르까지 비행기로 왕복하는 거리도 2만 킬로미터가 넘는다. 아궤도 공간과 귀환 비행은 고작 200km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버진 항공사의 추정에 따르면 마일당 승객 1인당 배출량은 국제선 항공편에 비해 상당히 높다. 어쨌든, 천체물리학자 롤랜드 레우크(Roland Lehoucq)와 동료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버진 갤럭틱의 6인승 비행은 승객 한 명당 4.5톤의 탄소를 방출할 가능성이 더 높다.
우주여행에서 방출된 탄소는 또한 빠른 속도로 대기 상층부로 곧바로 전달된다. 이것은 대기 화학에 큰 충격이다. 만약 연간 100회 정도의 우주 비행이 수천, 혹은 수백만 회가 된다면, 그것은 우리의 온실 위기를 극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다. 우주여행의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감안할 때, 상업적 우주 관광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국가의 지원을 받고 규제 감독 없이 일하는 억만장자들이 필요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바로 이 억만장자들이 우주여행의 로맨스에 너무나 철저하게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그토록 많은 우주비행사 지망생과 화성 식민지 개척자들이 "자유지상주의적" 자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엘론 머스크는 그의 화성 식민지가 자유지상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 유토피아의 억만장자 찬미론자인 터 티엘(Peter Thiel)은 별이 빛나는 하늘에서 "모든 형태의 정치", 무엇보다도 "사회 민주주의"에서 탈출하기를 희망한다.
이것은 다시 태어난 식민지 충동이다. 16세기와 17세기의 근대 초기 식민주의 지지자들은 일반적으로 그것을 구세계의 사회적 갈등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나 인구학적 압력을 풀어주는 안전밸브로 보았다. 놀랍게도 17세기에는 우주여행에 대한 사변적 글쓰기의 붐도 있었다. 그것은 항상 복잡하게도 식민지 느낌을 지닌 유토피아적 열망이었다. 철학자 존 윌킨스(John Wilkins)의 인기 있는 소책자는 '달에서 세계의 발견'(The Discovery of a World in the Moone, 1638년)을 고대했으며, 그곳이 "그들의 세계가 우리의 달인만큼 우리의 세계가 그들의 달인" 주민들로 채워져 있었다고 암시한다. "이 다른 세계로 가는 교통수단을 찾아내고, 그곳에 거주자가 있다면 그들과 무역을 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에드먼드 스펜서(Edmund Spenser)의 서사시 "요정여왕"(The Faerie Queen, 1590년)은 "요정의 나라"로 가는 길에 달을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신대륙의 식민화와 관련하여 그 명제를 옹호한다. "누가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존, 거대한 강이 이제 사실로 밝혀졌는가?/아니면 지금까지 본 가장 다산의 처녀지(fruitfullest Virginia)인가?" 우주를 정복하고 오래된 행성에서의 갈등과 생태학적 피해를 회피하려는 현재 억만장자 노력은 역사가 알프레드 크로스비(Alfred Crosby)가 한때 "유럽의 생물학적 팽창"이라고 불렀던 것에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하지만 식민지 버전의 탈출은 환상이다. 이 경우, 계급 불평등의 세계, 상업의 이익을 위한 과학에 대한 신자유적 제거, 탄소 배출로 지구를 질식시키는 데 의존하는 에너지 기반 시설이 항상 당신을 따라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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