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

여성이 사라진 아프가니스탄 카불 거리

Zigzag 2021. 8. 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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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의 최초 24시간 뉴스 방송 TOLOnews와 국영방송 RTA Pashto의 유명한 앵커인 샤브남 도란(Shabnam Dawran)은 히잡을 쓰고 아이디를 착용했지만 탈레반으로부터 "정권이 바뀌었으니,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함께 방송국 출입을 거절당했다. 탈레반은 여성의 권리를 샤리아 법의 틀 내에서 존중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샤리아 자체는 물론 탈레반의 기존 통치는 여성의 권리를 엄격히 제한했기 때문에 새로운 탈레반 체제에서 여성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이 글은 Guardian 8월 19일 자에 '카불의 한 기자'(A reporter in Kabul)라는 익명으로 게재한 As I walk around Kabul, the streets are empty of women의 번역으로 탈레반이 점령한 카불이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 역자 주

카불을 걷다 보면 거리엔 여성이 없다

며칠 전 수도는 장사를 하는 여성들로 가득했다. 이제 남아 있는 소수의 여성들은 두려움에 가득 차 빠르게 걷고 있다

사업을 하는 여성들은 가게와 레스토랑을 닫았다 모든 미용실들이 문을 닫았다.' 사진 출처: Xinhua/REX/Shutterstock

탈레반의 신속하고 예상치 못한 카불 침공이 있은 지 나흘 만에 아프간 수도 거리에서 여성이 거의 사라졌다.

거리에 나와 있는 몇 명의 여성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관례였지만 지금까지 카불에서는 널리 사용되지 않았던 이슬람 전통 부르카를 입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중동과 아랍 국가에서 흔히 입는 긴 검은색 옷을 입고 있다.

모든 여성들은 남성 보호자를 동반하고 있는데, 이것은 탈레반이 전국의 여성들에게 부과한 요구 사항이다. 이 여성들 중 다수는 장을 보고 있는데, 이것은 그들에게 매우 위험해진 간단한 작업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휩쓸면서 치안 위험이 가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카불 거리는 비즈니스를 하는 여성들로 가득 찼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제 그들은 두려움에 가득 차 빠르게 걷고, 한때 활기가 넘쳤던 거리를 순찰하는 탈레반 전사들의 잠재적인 공격에 대해 끊임없이 눈길을 돌린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후, 모든 교육 센터, 학교, 대학, 정부 청사와 개인 사무실은 문을 닫았다.

나는 3일 동안 집에 있다가 오전 10시쯤 카불에 들어가기로 했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택시를 탄다. 운전기사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후 여성 고객이 줄었다고 말한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대부분의 여성분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남성 보호자가 없어서 지금은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도시의 거리에는 법이나 보안 요원들이 없다. 한때 질서를 준 것처럼 보이는 경찰이나 교통 당국도 없다. 카불의 한 주민은 탈레반이 도로 한복판에서 고속으로 교통 체증에 맞서 경찰차를 운전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젊고 교육받은 세대의 문화 중심지로 유명한 폴 이 소르크(Pol e Sorkh)는 더 이상 활기가 없다. 지루해서 거리를 걷는 슬프고 우울해 보이는 몇몇 남자들을 제외하고는 도로와 포장도로는 텅 비어 있다.

"지루해서 거리를 걷는 몇몇 슬프고 우울해 보이는 남자들을 제외하고는 도로와 인도가 텅 비어 있다." 사진 출처: Hoshang Hashimi/AFP/Getty

타지 베굼(Taj Begum) 레스토랑의 주인인 라일라 하이다리(Laila Haidari)는 자신의 SNS에 "우리에게 세상은 영원히 변했다"라고 썼다. "타지 베굼은 더 이상 없다." 많은 여성 사업가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카불 함락 이후 식당을 닫았다. 수백 미터 떨어진 곳의 여성들이 운영하던 또 다른 인기 있는 식당도 문을 닫았다. 카불에 남아 있는 식당과 카페에는 여직원이나 손님이 없다. 시내 모든 미용실은 문을 닫지만 남성 이발소는 문을 열려 있다.

나는 아직도 탈레반이 카불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탈레반 무장 전사들이 수백 미터마다 존재합니다. 길에서 경찰차를 보고 잠시 안도감을 느꼈지만 그 안에 탄 탈레반 전사들이 보였다. 그들은 한때 주민들에게 희망을 줬던 경찰과 아프간군 차량을 사용하고 있다.

탈레반은 대사관을 제외한 카불의 모든 정부 관청을 장악하고 있으며, 아프간 공화국의 국기는 백기에 의해 대체되었다. 나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은 여성들과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오늘인 8월 19일은 아프가니스탄 독립 102주년이다. 어제 난가르하르(Nangarhar) 주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게양하려 했으나 탈레반에 의해 사살되었다.

카불의 상황은 언제라도 바뀔지도 모르는 대양의 파도와 같다. 주민들이 견디기 어려운 탈레반의 구속적인 법률 외에는 법이 없다. 모든 은행과 환전소는 문을 닫았다. 사람들은 공포와 스트레스의 미궁에 빠져 있다. 아프간인들은 1990년대처럼 또 다른 내전이 일어날까 봐 두려워한다. "잠을 잘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 1시간 뒤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이 또 다른 내전과 민족 전쟁을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한 카불 주민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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