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각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수
독일 연방의회 선거에서 사회민주당(SPD)이 25.7%의 득표율로 제1 당이 되었다. 메르켈의 정당으로 대연정을 주도했던 기민련/기사연 연합(CDU/CSU Union, 이하 연합)은 24.1%, 녹색당(Grüne)은 14.8%, 자민당(FDP)은 11.5%,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3%를 획득했다. 좌파당(Linke)은 4.9%로 연방의회 진입장벽인 5%를 넘지 못했지만 3개 지역구에서 직접 투표 당선자가 있을 경우 비례로 얻은 표를 연방 의석 수에 산정할 수 있다는 기본위임조항(Grundmandatsklausel)에 따라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의 최대 패자는 집권 연합으로 2017년 연방 선거에 비해 득표율이 8.9% 감소했다. 사민당은 5.2%가 증가해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녹색당은 5.9%로 득표율이 가장 높은 폭으로 증가했지만, 애초 10%대 후반과 20% 초반을 예상했던 전망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따라서 독일 선거 분석가들은 녹색당을 이번 선거의 승자로 보지 않는다. 극우 정당 AfD와 좌파당은 지난 선거에 비해 득표율이 감소했다.
이번 선거에서 사민당은 녹색당과 기타에만 표를 잃었을 뿐이며, 다른 정당들로부터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 왔다. 지난 연방의회 선거에서 메르켈과 그 정당을 지지표의 약 139만 표가 올라프 숄츠(Olaf Scholz)와 사민당 쪽으로 이동했으며, 좌파당 지지표의 60만 표가 사민당 쪽으로 이동했다. 이러한 표의 흡수가 사민당을 결국 제1 당으로 만든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연방의회 의석은 현재의 709석에서 730석으로 늘어나 거대 의회가 될 전망이다. 사민당은 현재 152석에서 205석, 연합은 246석에서 194석, 녹색당은 67석에서 116석, 자민당은 80석에서 91석, AfD는 89석에서 84석, 좌파당은 69석에서 39석으로 의석수의 변동이 예상된다.
독일인은 어떤 연정을 선호하는가?
출구조사에서 어떤 정당이 다음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8%가 사민당이라고 응답했으며 현재 대연정을 주도하는 연합을 지지하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현재 연합/사민당의 대연정을 주도하고 있는 기민련/기사연 지지자들은 아래 그래프에도 보듯이 연합/사민당(Union/SPD)의 대연정에 대한 지지가 57%, 연합/녹색당/자민련(Union/Grüne/FDP) 형태의 연정을 지지하는 비율은 35%였다.
연합의 지지자들과 달리 사민당 지지자들은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연합/사민당의 대연정 지지는 28%인데 비해 사민당/녹색당/자민당(SPD/Grüne/FDP) 방식의 연정 지지율은 38%에 달했다.
각 당 총리 후보자 지지와 당 지지의 관계
사민당 숄츠의 인기는 한때 15%까지 떨어졌던 사민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출구조사 응답자들은 총리직에 가장 적임자로 66%가 사민당 후보 숄츠를 선택했다. 이는 기민련/기사연 연합 후보인 아르민 라셰트(Armin Laschet)와 녹색당의 아날레나 베어보크(Annalena Baerbock)를 압도하는 수치이다.
이들의 능력에 대한 평가는 물론 이들의 그간 활동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이 있다. 아래 출구조사 그래프는 각 당 총리 후보들의 그간 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표시한 것이다. 숄츠에 대한 만족도는 56%로 베어보크의 32%, 라셰트의 25%보다 훨씬 높았다.
이러한 능력과 활동에 대한 평가는 과연 얼마만큼 당 지지도 이어졌을까? 아래 그래프는 "만약 ㅇㅇㅇ이 없었다면 나는 내 당을 뽑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숄츠 때문에 사민당에 표를 던졌다는 유권자의 비율은 무려 48%로 사민당이 숄츠의 개인적 인기에 크게 빚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에 라셰트와 베어보크에 대한 지지는 이들 정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안정이냐 변화냐, 혹은 그 중간 어디인가?
유권자들이 메르켈의 대연정에 부총리와 재무장관인 사민당의 숄츠를 선택한 것은 변화보다는 일정한 연속성과 안정성을 원했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는 "미래에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변화를 원한다"는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좌파당 지지자의 72%가 근본적 변화를 지지했고, 그다음을 69%로 AfD가 따랐다. 좌익과 우익 스펙트럼의 양쪽 끝이 근본적 변화를 원하는 것이다. 반면 사민당 지지자의 35%, 연합 지지자의 14%만이 근본적 변화를 원했다. 유권자들은 메르켈 정부의 연속성을 원하면서도 약간의 변화를 주고 싶은 바람을 숄츠 지지로 드러냈다.
선거를 좌우한 이슈: 환경에서 사회보장으로
선거 이전에 선거를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 이슈로 약 40~50%의 응답자들이 환경문제를 꼽았다. 이는 독일의 최근 대홍수와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 때문에 더욱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었다. 하지만 출구조사에서는 사회보장(Soziale Sicherheit)이 28%로 가장 결정적 이슈였고, 그다음이 환경, 기후(Umwelt, Klima) 그리고 경제와 노동(Wirtschaft, Arbeit)이 각각 22%, 코로나 처리가 7%로 그 뒤를 이었다.
사회보장이 가장 중요한 이슈인 상황에서, 아래 그래프는 "사회보장이 내 투표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질문에 대해 사민당을 선택한 사람들이 44%로 가장 높은 공감을 표시했다. 이는 결국 사민당이 제1 당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사회 보장에 대해 가장 믿음직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동서독 문제는 어떤 역할을 했나?
아래 그래프는 구 동독과 구 서독에서 어떤 이슈가 중요한 역할을 했나 보여준다. 사회보장(Soziale Sicherheit)을 결정적 이슈로 본 투표자들은 구 서독에서 27%, 구 동독에서 30%였다. 환경, 기후(Umwelt, Klima)의 투표에서의 중요도는 구 서독에서 24%, 구 동독에서 17%였다. 이는 경제적으로 아직도 구 서독지역에 눌려있고 실업률이 높은 구 동독에서는 사회보장이 더 중요한 이슈인데 반해 구 서독의 경우는 환경문제가 훨씬 중요한 이슈였음을 알 수 있다.
구 동독지역에서의 경제, 사회적 불안정은 우익과 좌익의 양 극단에 대한 높은 지지로 나타났다. 아래 그래프는 "그나마 이 정당이 우리 이해를 대변한다"는 질문에 대한 구 동독지역 주민들의 답변으로 좌파당(Linke)은 38%, AfD는 36%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아래의 출구조사 그래프 중 첫 번째 막대그래프는 "독일 상황이 불공정해지고 있다"는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 구 동독지역은 56%, 구 서독지역은 46%가 동의했다. 두 번째 막대그래프는 "독일에서는 부가 정의롭게 분배되지 않는다"라는 질문으로 구 동독지역 주민의 82%, 구 서독지역 주민의 75%가 동의했다. 구 동독지역 주민들은 구 서독지역 주민보다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부정의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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