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의 유일한 승자?: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안정자 역할과 패권을 꿈꾸는 중국

Zigzag 2022. 3. 1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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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세계 정치에서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쇠퇴하는 제국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와 고립에 맞서 중국과의 협력과 의존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공적 지원을 자제하면서 서방과 균형을 맞추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의 유럽에 대한 자원과 관심 집중은 동시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기회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주권 주장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주권 주장과 일맥상통하기에 중국은 자신을 패권국으로 키워 나가는 데 있어서 러시아에 대한 지원이 미국의 유럽 지원에 대한 균형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무질서한 철수로 퇴조를 보인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은 미국의 내리막 길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중국은 관측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 전쟁은 중국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전쟁으로 독일과 프랑스의 방위비 지출 확대와 아태 지역 일본과 호주의 자국 방위 강화는 또한 중국에 대한 미국과 아태지역 동맹국들의 견제 강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 글은 뉴욕타임스 Steven Lee Myers와 Chris Buckley의 3월 14일 자 기사 China Sees at Least One Winner Emerging From Ukraine War: China의 번역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대응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 전쟁이 국제 외교에서 중국에 작용할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을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적어도 한 명의 승자가 나올 것으로 본다. 그것은 중국이다.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중국이 경제적, 외교적 여파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결국 안정의 기둥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베이징 인민대회당. 중국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변화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계산했다. 사진: Kevin Frayer/Getty Images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중국 정책가들 사이에서는 한 나라가 혼란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것은 중국이다.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혼란스러운 초기 대응 이후, 중국은 직면할 수 있는 최악의 경제적, 외교적 결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포연이 걷히면 지정학적 변화로부터 이익을 얻기 위한 전략의 기본 요소들을 마련했다.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V. 푸틴(Vladimir V. Putin)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피했지만, 대학살로부터도 거리를 두었다. 그의 정부는 러시아에 부과된 국제 제재를 비난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중국 기업이 서방에서 중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재에 따를 수 있음을 암시했다.

시 씨는 다른 중국 관리들이 미국과 나토의 신용을 떨어뜨리려는 러시아의 허위 정보 캠페인을 증폭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유럽 지도자들에게 합의 협상에 대해 모호한 지원을 제안했다. 워싱턴의 관리들은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러시아가 침공 후 중국에 경제 및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으며, 중국 관리는 월요일에 이를 허위 정보라고 비난했다.

결국 중국 지도부는 점점 더 격동하는 세계에서 지친 두 강대국 간의 투쟁으로 간주되는 수준을 넘어 안정의 기둥으로 여겨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계산했다.

고위 관리들에게 조언을 제공해왔으며 침공 이후 널리 유포된 기사에서 선전(Shenzhen) 홍콩중문대학교(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교수 정융니언(Zheng Yongnian)은 "이는 우리가 전략적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한 중국의 현대화를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중국이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게 될 것임을 의미합니다."라고 썼다.

중국 전략의 핵심에는 중국의 관점에서 푸틴을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몰아넣는 등 무모한 해외 모험으로 미국이 약화되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

최근 공개 성명과 반공적(半公的, quasi-official) 분석에서 분석에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이러한 관점에서, 러시아의 침공은 미국의 힘과 관심을 유럽으로 끌어들였고, 이는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최근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더 넓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더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은 전쟁에 대해 블라디미르 V.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을 피했지만 대학살로부터 중국을 멀리하려고 노력했다. 사진: Alexei Druzhinin/Sputnik, via Agence France-Press — Getty Images

전쟁을 앞두고 베이징의 행동을 연구한 워싱턴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의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선(Yn Sun)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모든 어려움, 균형, 당혹스러움은 단기적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버림받을 것이며 러시아는 중국 외에는 의지할 사람이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결코 확실하지 않다. 러시아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유럽과 그 너머에서 중국에 대한 적대감이 고착화될 위험이 있는데 이는 시 정부가 모든 허세에도 불구하고 우려하는 가능성이다.

그리고 독일, 프랑스, 그리고 다른 동맹국들이 약속한 대로 방위를 강화한다면, 미국은 궁극적으로 중국에 대항하는 데 더 많은 군사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바이든 씨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동맹"을 규합하겠다고 공언한 반면, 미군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중국으로부터 자신들의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펑(Zhu Feng) 난징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을 미국에 기대게 하고 중국은 더 깊은 딜레마에 빠지게 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매우 불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일본과 호주를 포함한 미국의 태평양 동맹국들도 "보다 강력한 군사 태세를 취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이 중국에 비우호적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침공 이후 중국이 처음으로 주춤한 것도 시 씨의 전쟁 여파 수습 능력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그는 세계가 "한 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격변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중국 관리들에게 거듭 경고했다. 그러나 이 관리들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격 격변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보였다.

침공 당일까지 그들은 러시아가 전쟁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경고를 비웃었고, 대신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 이후, 그들은 푸틴 대통령의 안보 불만에 대한 공감과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국가 주권 원칙에 대한 존중을 조화시키기 위해 애썼다.

시 씨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Olaf Sholz) 독일 총리 등과 화상통화를 통해 유럽에서 "전쟁의 불길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그의 외교관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생물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러시아의 허위 정보에 불을 지폈다.

시 씨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 아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화상회의에서 유럽에서 “전쟁의 불길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 Li Xiang/Xinhua, via Associated Press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French Institute of International Relations)의 중국-러 관계 전문가인 보보 로(Bobo Lo)는 "이는 중국의 국제적 명성에 좋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서양에서 중국의 명성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제국주의 세력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서구가 아닌 곳에서 중국의 명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또한 무역을 제한하고 금융 기관을 차단함으로써 전쟁과 러시아를 처벌하려는 서방의 노력으로 인한 경제적 붕괴에 직면할 수 있다. 중국 관리들은 이러한 조치들을 비난했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 조치들을 부과하는 데 있어 주목할 만한 단결을 보여주었지만, 다른 국가들은 강력한 경제적 도구들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중국 정부의 유보적인 태도를 공유하고 있다.

어쨌든, 중국 경제는 다른 사람들을 무력하게 할 타격을 흡수할 만큼 충분히 크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 병합으로 제재를 받았을 때처럼 중국 기업은 무역에 대한 러시아의 절박한 수요를 이용하기 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도 있다.

중국의 전략은 바이든이 2021년 취임한 이후 미국에 대한 견해의 강화를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 부분 관리들이 도널드 J.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의 혼란스럽고 대립적인 정책 이후 어느 정도 완화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China Institutes of Contemporary International Relations)의 위안 펑(Yuan Peng) 소장은 지난해 말 “중국 전략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연속성은 그 어떤 차이점보다 분명히 큽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미국이 중국과 '신냉전' 상태에 있지 않다고 반복적으로 공언했지만, 중국은 종종 냉기가 도처에 스며드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중국은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미국에 대한 균형추를 키우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시 씨와 푸틴 씨가 축하한 파트너십은 일부 관리들이 전쟁에 대해 어떤 우려를 갖고 있든지 간에 희생하기에는 너무 중요해졌다.

웨이펑허(Wei Fenghe) 국방부장이 이달 초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경례하고 있다. 사진: Sam Mcneil/Associated Press

시 씨와 푸틴 씨 모두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의 지배 시대가 역사적 변칙이라고 주장하면서, 자국이 강대국 지위를 되찾아야 한다는 지정학적 교리를 수용했다.

푸틴 씨가 미국을 서부 국경의 러시아를 위협하는 존재로 묘사한 것처럼, 시 주석은 중국이 자국이라고 주장하는 자치 섬 민주주의 국가인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국 연안에서도 비슷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분석가들은 영국 지리학자인 할포드 존 매킨더(Halford John Mackinder) 경의 100년 된 글을 반복해서 인용했다. 그는 누구든 중앙유럽을 지배하는 자가 유럽에서 아시아에 이르는 광대한 땅을 지배한다고 주장했다. 유라시아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그러한 생각을 지지하는 현대 러시아 사상가 알렉산드르 G. 두긴(Aleksandr G. Dugin)은 자유주의적이고 퇴폐적인 서구와 러시아를 영혼으로 하는 보수적인 유라시아 대륙 사이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광범위하게 글을 썼다.

'푸틴의 철학자'라고도 불리는 두긴은 2018년 국영 언론에 출연하고 베이징을 방문하여 일련의 강연을 하는 등 중국에서 추종자를 확보하고 있다. 당시 그의 호스트는 선전가-학자이자 시 주석의 환심을 산 장 웨이웨이(Zhang Weiwei)로, 지난해에는 25명의 최고위급 당 간부들로 구성된 정치국 회의에서 강연을 했다.

두긴은 2019년 중국 국영 TV 인터뷰에서 "서양이나 유럽, 또는 서양 일반은 인류의 일부일 뿐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기준을 규정하는 패권국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른 한 부분, 즉 인간의 대다수는 서양 바깥인 아시아에 살고 있습니다."

차이잉원(Tsai Ing-wen) 대만 총통은 지난해 마이클 뮬런(Michael Mullen) 전 미국 합참의장과 회담했다. 시진핑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위협으로 보고 있다. 사진: Presidential Office, via Agence France-Presse — Getty Images

서방에 의해 지시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적 또는 인권에 대한 국제 기준에 대한 그러한 혐오는 미국에 대한 중국 비판의 반복적인 주제가 되었다. 그것은 바이든 씨가 개최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가상 정상회담에 대응하기 위한 12월 정부 입장문 주제이자,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달 베이징에서 만났을 때 발표한 장문의 주제였다.

분석가들은 서방의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의 지지를 받기 위해 러시아가 외교적, 경제적 생명선인 동시에 전략적 지정학적 안정 장치 역할을 하는 중국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선전 홍콩 중문대학의 정 교수는 "구질서가 빠르게 해체되고 있으며, 독재자 정치(strongman politics)가 다시 세계 강대국들 사이에서 우세해지고 있다"라고 썼다. "나라들은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처럼 구질서의 폐허 속에서 모든 기회를 찾으려는 야망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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