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 주: 뱀파이어 영화 아니 공포 영화를 장르로서 정의한 '노스페라투'(Nosferatu)이 1백 주년을 맞았다. 고딕을 공포로 전유한 독일 표현주의 영화인 노스페라투는 제1차 세계대전 패전의 암울한 그림자를 반영하고 동시에 나치 제3제국의 섬뜩한 부상을 예고했다. 공포 영화는 '노스페라투'이후 본격적인 장르를 형성했다. '노스페라투' 햇볕에 약한 뱀파이어를 포함해 이후 수많은 공포 영화에서 재탕되는 문법과 규범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슬래셔와 구별되며 '겟 아웃' 같은 공포 영화에서 대표적으로 드러나는 지금의 "고상한 공포"(elevated horror)의 길을 개척했다. 이 글은 이스트런던대학교 영화학과 수석강사 Lindsay Hallam의 The Conversation 3월 18일 자 기고 Nosferatu at 100: how the seminal vampire film shaped the horror genre의 번역으로 '노스페라투'의 탄생 배경과 표현주의 및 당시 역사와의 관계, 영화적 스타일, 그 유산과 현대적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노스페라투' 100 주년: 이 획기적인 뱀파이어 영화는 공포 장르를 어떻게 형성했는가
독일 공포영화 '노스페라투'(Nosferatu)*의 시사회 100주년이다. 지금은 무성 시대의 고전이자 영화적 공포의 첫 사례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이 작품은 어두운 꿈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고딕 양식의 요소를 사용했다. 그것을 현대의 문제와 연결시키는 함의로 가득 찼을 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히틀러의 나치 정권의 부상과 함께 오게 될 공포에 대한 선견지명도 제공한다.
* 역자 주: '노스페라투'(Nosferatu)의 원제는 'Nosferatu – Eine Symphonie des Grauens'(노스페라투: 공포의 심포니)이다. Nosferatu의 어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시 설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뱀파이어'를 의미하는 고대 루마니아어에서 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Nosferatu는 루마니아어 '공격적' 또는 '골칫거리'의 의미를 가진 Nesuferit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설은 Nosferatu가 '질병을 가진'이란 의미를 지닌 nosophoros (νοσοφόρος)에서 왔다는 것으로, 서유럽 사람들에게 흡혈귀는 병을 운반해 오는 것으로 여겼다. 그밖에 "nosfur-atu"라는 고대 슬로바키아의 언어에서 왔다는 설도 있지만 어원이 확실하지는 않다.
이 영화는 이제 독일 표현주의의 주요 영화 중 하나로 간주되며, 이는 양식화되고 왜곡된 세트 디자인이 공포와 절망의 심리적 상태를 표현하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리얼리즘을 거부한 1920년대의 영화 운동이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창작물은 1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인해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는 독일로부터 나온 이 영화들과 함께 독일로 하여금 증가하는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불안으로 혼란의 시대로 빠져들게 하는 외부 요인들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는 전쟁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인 1918~20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의 황폐화가 더해졌다.
이 영화는 공포 장르의 센세이션으로 남아 있으며 개봉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영향을 영화에서 볼 수 있다.
복잡한 유산
이 영화의 중심에는 뱀파이어 오를로크 백작(Count Orlok)이 있다. 오를로크는 멋진 망토를 걸친 1931년 드라큘라에서 나온 벨라 루고시(Bela Lugosi)와 영국의 해머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드라큘라 영화 시리즈의 크리스토퍼 리(Christopher Lee)의 인물과는 다르다.
대머리, 매부리코, 긴 발톱 같은 손가락, 뾰족한 귀를 가진 배우 막스 슈렉(Max Schreck)의 오를로크는 눈에 띄게 비인간적이고 혐오스럽다. 그는 종종 여자들의 무리보다는 쥐떼에게 둘러싸여 있다. 이 표현은 나치의 선전에 사용된 혐오스러운 반유대주의 이미지와 비교되어 왔다. 많은 작가와 배우들이 유대인이기 때문에 이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를 접수하기 위에 다가오는 침략적인 "위협"의 개념과 유대인과 뱀파이어 사이의 비교는 국가가 승인한 박해와 살인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된 서사였다.
하지만, '노스페라투'와 다른 표현주의 영화들의 이야기에 내재된 이야기는 권력을 잡으려는 권위주의적이고 귀족적인 인물들의 위협이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영화들은 죽음과 공포, 폭정과 살인으로 가득 찬 미래를 예고했다.
비평가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Siegfried Kracauer)는 1947년 독일 표현주의의 역사에서 칼리가리에서 히틀러까지에서 이 장르가 나치의 부상으로 절정에 달할 폭정에 대한 독일인들의 집착을 잠재의식적으로 반영하고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스페라투'에서, 이것은 오를로크의 귀족적인 모습에서 나타나는데, 그는 순진한 사람들에게 초자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들의 피를 빨아들이고 누가 죽고 누가 그의 의지를 실행하는 혐오스러운 괴물들의 집단이 되는지를 선택한다. 크라카우어에게 오를로크 백작의 모습은 독일인들에게 파시즘의 망령이 불러온 공포와 매혹의 조합을 상징한다.
불멸과 영향
이 영화는 최초의 뱀파이어 영화도 아니고 스토커(Stoker)의 소설을 처음으로 각색한 영화도 아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뱀파이어 이야기의 많은 스타일리시하고 서사적인 요소를 확립했다. 예를 들어, '노스페라투'는 지금은 규범이 된 뱀파이어가 햇빛에 의해 죽은 첫 번째 사례이다.
이 영화는 또한 이 장르의 첫 번째 영화인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The Cabinet of Dr. Caligari)처럼 스튜디오 세트장이 아닌 로케이션에서 촬영된 최초의 독일 표현주의 영화이기도 하다. '노스페라투'는 감독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F.W. Murnau)가 슬로바키아의 오라바 성(Orava Castle)이나 하이 타트라스(High Tatras) 산맥과 같은 장소에서 고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무너져가는 폐허의 역사를 보고 감지할 수 있었고 어두운 숲과 거센 폭풍우 속에 존재하는 원초적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노스페라투'의 제작과 그 출연진과 제작진은 자체 신화의 대상이 되었다. 2000년 영화 '뱀파이어의 그림자'(Shadow of the Vampire)는 막스 쉬렉이 실제로 뱀파이어였다고 가정하고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과 파우스트식 협정을 맺어 영화의 여주인공의 피를 받는 대가로 그의 영화에 궁극적인 진정성을 부여한다.
TV 시리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호텔(American Horror Story: Hotel)에서 무르나우는 카르파티아 산맥(Carpathian Mountains)에서 '노스페라투'를 연구하는 동안 뱀파이어가 되었습니다. 할리우드에서 무르나우는 배우를 뱀파이어로 만들었는데, 뱀파이어의 불멸은 영화 스타의 불멸에 비유되었다.
'노스페라투'의 장르 비유와 예술적 스타일의 혼합은 '겟 아웃'(Get Out), '바바둑'(The Babadook) 및 '유전'(Hereditary)과 같은 영화에 의해 전형적으로 드러나는 현재의 "고상한 공포"(elevated horror)*의 부상을 예견한다. 사실, 공포영화 중 가장 최근의 감독 중 한 명인 로버트 에거스(Robert Eggers, 그의 영화 '라이트하우스'[The Lighthouse]는 독일 표현주의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노스페라투'(베르너 헤어초크[Werner Herzog]의 1979 '노스페라투'[Nosferatu the Vampyre]에 이은 두 번째 리메이크)의 리메이크를 암시했다.
* 역자 주: “Elevated horror”는 "고상한 공포" 혹은 "고양된 공포"로 번역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하이 컨셉 호러"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상한 공포"는 인기 있는 고어 축제(gore fest)와 슬래셔 공포 대신 드라마적인 요소와 중요한 주제에 의존하는 공포 영화의 하위 장르이다.
그래서 100년이 지난 후에도 오를로크 백작에 대한 우리의 매혹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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