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팬데믹 이후 급증하는 미국의 소규모 동네 서점: 백인 중심 일반 서점을 넘어 다문화와 지역 소통의 중심지로 등장

Zigzag 2022. 7. 11. 00:18
반응형
■ 역자 주: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미국의 소매 서점들은 생존을 위해 온라인 판매 등 다양한 판매 방식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주 1곳 이상이 문을 닫을 정도로 전망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전역에서 약 300개의 새로운 독립 서점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판매와 팬데믹으로 동네 소규모 서점은 전멸할 것이라는 전망을 비웃는 이 의외의 현상은 단순히 독립 서점의 증가라는 양적 특징 외에도 일련의 반갑고 새로운 특징을 몰고 왔다. 이 새로운 독립 서점 혹은 동네 책방들은 기존의 백인이 소유한 특징 없는 일반 서점들과 달리 아시아계, 라틴계, 흑인 등 다양한 소유주와 LGBTQ+나, 다양한 언어와 문화 등을 소개하는 전문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서적 판매를 넘어 작가 사인회, 이벤트 개최, 커뮤니티 소통 등 지역 사회의 접촉과 연결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은 뉴욕타임스 7월 10일 자 기사 Some Surprising Good News: Bookstores Are Booming and Becoming More Diverse의 번역으로 팬데믹 이후 소규모 동네 서점 급증의 배경과 이 소규모 독립 서점들의 소유주와 특징들을 살펴보고 있다.

놀라운 희소식: 서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고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300개 이상의 서점이 문을 열었는데, 이것은 "실제 사람들의 진정한 추천"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는 부활이다.

루시 유(Lucy Yu)는 "아시아계 미국인과 이민자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서점이 차이나타운에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사진: New York Times

Alexandra Alter, Elizabeth A. Harris

사람들은 루시 유(Lucy Yu)에게 차이나타운에 서점을 여는 것은 미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1년 초, 팬데믹 이웃을 황폐화시켜 수십 개의 상점과 레스토랑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반 아시아인 혐오 범죄의 증가는 주민들과 지역 사업자들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유 씨(Ms. Yu)는 서점이 바로 이웃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는 고펀드미(GoFundMe)에서 약 20,000달러를 모금했는데, 맨해튼 시내의 멀버리 스트리트(Mulberry Street)에 있는 좁은 상점(이전 장례식 용품점)을 빌릴 수 있을 정도였다. 지역 보조금은 그녀에게 책꽂이와 책값으로 2천 달러를 주었다. 그리고 12월에 그녀는 이민자들과 유색인종들에 대한 서적들을 전문으로 하는 유 앤 미 북스(Yu and Me Books)를 열었다.

유 씨는 가게가 4개월 만에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유 앤 미 북스는 초기 팬데믹 슬럼프 이후 놀랍고 반가운 부활로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싹을 틔운 300개 이상의 새로운 독립 서점 중 하나이다. 그리고 상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전통적으로 압도적으로 백인이었던 서적 판매 사업도 훨씬 더 다양해졌다.

“사람들은 아시아계 미국인과 이민자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곳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매장을 열기 전에 화학 엔지니어이자 공급망 관리자로 일했던 27세의 유 씨는 말했다. "그것은 내가 서점에 갈 때 항상 찾고 있던 것이었고 사람들이 여기에 와서 검색하지 않아도 되기를 원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독립 도서 판매의 미래는 암울해 보였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게 되면서 미국 전역에 있는 수백 개의 소규모 서점들이 사양길에 접어든 것처럼 보였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서점 매출은 거의 30% 감소했다. 출판 산업은 독자들이 책을 찾고 구매하는 방식을 영구적으로 바꿀 수 있는 소매 생태계에 대한 타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 역자 주: 미국 서점 협회(American Booksellers Association)에 따르면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매주 하나 이상의 독립 서점이 문을 닫았으며, 아직 문을 닫지 않은 서점들은 서적이 비교적 많이 팔리는 휴가철만을 바라보았다. 더 높은 비용, 더 낮은 매출, 엄청난 불확실성 때문에 2020년 미국 서점들의 영업 전망은 암울했다.

그 대신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소규모 서점들은 팬데믹에서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많은 서점들이 번성하고 있다.

독립 서점 무역 단체인 미국 서점 협회(American Bookseller Association)의 앨리슨 힐(Allison Hill) 회장은 "2020년 서점의 위기를 생각하면 다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전에 본 적이 없는 반등을 보았습니다."

이 협회는 현재 2,561개소에 2,023개의 회원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0년 7월 초의 1,689개에서 증가한 것이다. 성장의 일부는 팬데믹으로 인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작년에 그것을 연기했던 기존 매장의 멤버십 갱신을 반영한다. 그러나 신규 서점도 급격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0개 이상의 추가 매장이 내년 또는 2년 안에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고 힐 씨(Ms. Hill)는 말했습니다.

많은 상점에서도 이익이 급증했다. 협회는 올해 초 서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0%가 2021년에 2020년보다 매출이 더 높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거의 ​​70%가 지난해 매출이 2019년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고 힐은 말했다.

휴스턴의 블루 윌로우 북샵(Blue Willow Bookshop)의 주인인 발레리 쾰러(Valerie Koehler)에 따르면  이 가게의 매출은 2021년에 20% 증가했으며 2019년보다 작년에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사우스 플로리다의 독립 체인 북스 앤 북스(Books & Books)의 설립자인 미첼 캐플런(Mitchell Kaplan)은 2020년에 비해 2021년 매출이 6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문을 연 새로운 가게 중 상당수는 백인이 아닌 서점주에 의해 운영하며, 그중에는 캘리포니아의 잉글우드에 있는 흑인 여성, 소녀, 논바이너리 사람들의 책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더 쏠트 이터스 서점(The Salt Eaters Bookshop), 텍사스주 테일러에 있는 개조된 스쿨버스에 있는 라틴계 소유의 모바일 서점으로 스페인어와 영어로 된 소설을 판매하는 리브로스 북모바일(Libros Bookmobile), 그리고 코네티컷주 스트랫포드에 있는 흑인 소유의 서점인 리더즈 블록(Reader’s Block) 등이 있다.

테리 햄(Terri Hamm)은 현재 14살이 된 그녀의 딸이 어머니가 읽으려고 집으로 가져온 책이 지루하다고 말하자 휴스턴에서 킨드레드 스토리즈(Kindred Stories)를 열기로 결정했다. 열렬한 독자인 그녀는 흑인 소녀기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

햄 씨(Ms. Hamm)는 "저는 그녀가 휴스턴에 흑인들의 목소리에 의해 쓰여진 모든 놀라운 작품들을 시장에서 발견하고 탐험할 공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라고 햄 씨는 말했다. "그녀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큐레이션 공간이 없었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이 아마존과 기타 온라인 소매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시기에 실제 서점의 급속한 성장은 특히 놀랍다. 많은 서점 소유주들은 노동력 부족, 공급망 문제, 임대료 및 이자율 상승, 상품 비용 상승, 소비자 지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 불경기 등 전반적인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으로 인한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로라 로드리게스-로마니(Laura Rodríguez-Romaní)는 2개 국어, 즉 영어 및 스페인어 아동 도서를 선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팬데믹의 예상치 못한 결과 중 하나는 위기의 시기에 많은 지역 사회가 지역 서점을 중심으로 모이는 방식이었다. 봉쇄 기간 동안 오프라인 쇼핑이 곤두박질쳤을 때 서점들은 온라인 판매 운영을 빠르게 확장하고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 택배, 야외 팝업 스토어(pop-up store), 순회 서점(bookmobiles) 등 고객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 NPD 북스캔(NPD BookScan)에 따르면 독자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인쇄된 책을 간절히 원했고 출판사가 거의 8억 2,700만 권을 판매한 2021년까지 판매 급증은 계속되었는데, 이는 2020년보다 약 10% 증가한 수치이다.

** 역자 주: 커브사이드 픽업은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지정된 장소에서 차에 탄 상태에서 수령하는 것이며, 야외 팝업 스토어는 인터넷 팝업창처럼 특정 목적을 위해 하루 혹은 길게는 1년 정도 단기 운영하는 가게를 의미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재평가하고 직업을 바꾸고 소매 공간이 더 저렴해짐에 따라 서점의 새로운 수확은 또한 팬데믹에 의해 촉발된 경제의 광범위한 변화의 부산물일 수 있다. 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많은 서점들이 폐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경기 부양책을 통해 일부 사람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줄리 로스(Julie Ross)는 학계를 떠난 두 친구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 포켓 북스 샵(Pocket Books Shop)을 열기 위해 올해 구글 인사 업무를 그만두었다. 그들은 공동 소유자 중 한 명이 자란 주의 보수적인 지역에 전면에 낙태에 관한 책 테이블을 배치한 “퀴어, 페미니스트 인디 서점”을 열었다.

로스 씨(Ms. Ross)는 "팬데믹은 우리가 앞으로 닥칠 일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거품을 터트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라는 이 순간을 가졌습니다."

일리노이주 버윈에 있는 로스 아미고스 북스(Los Amigos Books)의 설립자이자 소유주인 로라 로드리게스-로마니(Laura Rodríguez-Romaní)는 지난 6월 자신의 서점을 열었습니다. 전 이중 언어 초등학교 교사인 로드리게스-로마니 씨(Mrs. Rodríguez-Romaní)는 온라인에서 책을 판매하고 그 후 팝업 이벤트를 주최하면서 시작했다. 그녀는 정부 부양 수표를 사용하여 책을 구입하고 웹사이트를 시작했고, 지역 기업가를 위한 대회에서 우승하고 버윈 개발 회사(Berwyn Development Corporation)로부터 가구들을 위한 돈을 받은 후 물리적인 공간을 찾았다.

그녀는 그것이 위험한 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역 사회가 영어와 스페인어로 된 어린이 책을 제공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로마니 씨는 “일반적인 서점에는 그러한 종류의 책들을 대표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몇몇 다른 새로운 서점 주인들은 다양한 책들과 작가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만들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동기을 얻었다고 말했다.

미시간 주 랜싱에 새로 온 책 판매상 니셸 로렌스(Nyshell Lawrence)는 5년 전 동네 서점을 방문하여 흑인 여성의 책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서점을 열 생각을 했다. 네 딸을 둔 전업주부인 그녀는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북클럽과 팝업 이벤트를 시작으로 다른 사업체와 공간을 공유하는 소규모 매장으로 옮겼다. 그녀는 결국 랜싱 몰(Lansing Mall)에서 1,400평방 피트의 공간을 찾아 1월에 문을 열었다.

그녀의 상점인 소셜라이트 소사이어티(Socialight Society)는 흑인 작가(대부분 여성)가 선별한 300개 작품을 취급하며 웹사이트에서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실제 사람들로부터 실제 추천을 받는 커뮤니티를 정말로 찾고 있습니다."라고 로렌스 씨(Ms. Lawrence)가 말했다. "우리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차이나타운의 한 오후, 2,000여 권의 서적이 있고 장례식장, 만두 가게, 세탁소 근처의 멀버리 거리에 있는 그녀의 가게에서 계속되는 흐름의 쇼핑객들이 서점을 구경하며 유 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게 뒤편에는 아늑한 독서실에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유 씨는 "그곳에서 데이트를 몇 번 본 적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좋은 데이트도 나쁜 데이트도."

한 쇼핑객은 유 씨에게 집들이 선물로 요리책을 추천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유 씨는 그녀에게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권을 건넸다. 이웃의 글쓰기 스튜디오(writing studio)에서 일하는 또 다른 고객인 저자 아바 친(Ava Chin)은 그녀가 주문한 책이 도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들렀다. 유 씨는 그것을 발견했다. 그 책은 사이디야 하트만(Saidiya Hartman)의 'Wayward Lives, Beautiful Experiments'이다.

가족이 차이나타운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살아온 친 씨(Ms. Chin)는 이 가게가 예술과 문학을 좋아하는 현지인들이 모이는 장소이자 아시아계 미국인 문학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말했다. 서점의 칼렌더는 인 얌공(Yam Gong)과의 2개 국어 시 낭독, 작가이자 수필가인 라리사 팜(Larissa Pham)의 책 출판회, 소설가 이명옥(Marie Myung-Ok)과의 사인회 등으로 빼곡히 차 있었다.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등장한 시기에 가게도 안전한 피난처처럼 느껴졌다고 친 씨는 말했다. 이 서점은 3월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행사를 열고 1,000개 이상의 안전 경보기와 후추 스프레이 용기를 배포했다.

“그냥 서점이 아니라 사실상 커뮤니티 공간입니다.”라고 친 씨는 말했다. "나는 우리가 서점을 하나 갖기 전에는 서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