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사람은 무엇으로 죽는가? 2-2: 세계와 한국인의 사망 원인(자살, 살인, 테러)

Zigzag 2021. 5. 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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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사망 원인 중 고의적 혹은 의도적 상해(Intentional injuries)라 불리는 자살, 살인, 테러의 세가지 사망원인에 대해 다룬다. 이 글에서는 자살과 살인, 테러로 사망하는 세계와 한국의 사망자 수, 연령별 영향과 사회적 함의를 간략히 살펴 본다.

자살: 매년 80만 명 자살로 사망, 한국의 전체 사망원인 중 자살 5.08%로 1위

세계보건기구가 2014년에 발간한 책자 <자살 예방하기>(Preventing suicide)는 자살과 자살 시도를 "글로벌 역학(疫學)", 즉 일종의 전염병으로 바라보았다. 자살은 단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자살을 퍼뜨리고 감염시키는 사회적, 지역적 요인이 존재한다. 의료에 대한 접근 제한, 자살 수단의 가용성, 자살을 선정적으로 만들고 "모방" 자살 위험을 증가시키는 부적절한 매체 보도, 자살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이에 대해 낙인찍기와 같은 요인들은 자살을 감염병처럼 확산시키는 사회적 차원 위험요소다. 또한, 전쟁과 재난, 배제, 차별, 고립, 학대와 폭력은 지역 차원의 위험요소다. 그리고 기존 자살 시도, 정신 질환, 알코올, 재정 문제, 자살 가족력과 같은 개인적 위험요소들이 사회적. 지역적 요인들과 결합해 자살의 위험을 높인다.

전 세계적으로 약 80만 명이 매년 자살로 사망한다. 매 40초마다 한 명이 자살하는 셈이다. 2017년에 자살로 사망한 사람들은 전체 사망자의 1.4%를 차지한다. 세계적으로 볼 때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990년 십만 명당 15명에서 2017년 약 10명으로 감소했다.

자살은 지역별로 비교하면 약 10배까지 차이가 난다.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으로 2017년 전체 사망자의 약 5%가 자살로 사망해 0.4%인 그리스의 10배가 넘는다. 한국은 1990년 10만 명당 약 11명에서 2010년 27명으로 가장 높았고, 이후 조금씩 감소해 2017년 약 20명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자살 비율이 높은 나라다. 2017년 자살로 인한 한국의 사망자는 15,228명으로 암(92,548명), 심혈관 질환(66,787명), 치매(31,554명), 소화기관 질환(16,084명)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사망원인이다.

연령별 사망자 수를 보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70대 이상 층이 제일 높다. 이 노령층의 자살로 인한 사망은 1990년 38명에서 2017년 27명으로 10명 이상 감소했다. 한국은 70대 이상 층의 사망자 수가 1990년 10만 명당 28명에서 2010년 107명으로 급증했으며, 2017년 86명으로 다소 줄었으나, 5세~69세 연령층의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를 다 합친 규모로 매우 높다.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990년에 비하면 50세~69세의 10만 명당 사망자는 16명에서 2017년 36명, 15세~49세 층은 13명에서 21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연령 평균도 10만 명당 10명에서 28명으로 급증했다.

살인: 사망자의 대부분 15세~49세 연령 집단

전 세계 사망자 0.7%가 살인으로 사망한다. 서유럽의 전체 사망자 중 0.1%만이 살인에 의한 것이다. 동유럽, 북부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에서 이 비율은 0.5%, 미국에서는 0.7%가 살인으로 사망한다. 라틴 아메리카의 온두라스는 살인으로 인한 사망이 십만 명 당 56.52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9%, 베네수엘라는 56.33명으로 8%, 과테말라와 멕시코는 각각 7%와 6%로 다른 대륙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살인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주요 사망 원인은 아니지만 15세~49세의 젊은 성인층의 10대 사망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라틴 아메리카에서 살인은 이 연령층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살인으로 사망하는 청년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청년보다 두 배나 많다. 한국의 살인으로 인한 사망은 2016년 십만 명당 0.7명으로 전체의 사망 원인의 0.24%를 차지한다. 이 비율은 1990년 0.32%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살인으로 1990년 35만 명이 사망했으며, 2017년에는 40만 명이 사망했다. 연령별로 보면 살인으로 인한 피해자의 대부분은 15세~49세 연령 집단이다. 이들은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는 1990년 749명에서 2004년 1,217명으로 증가했다가 2017년에 707명으로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에서 살인으로 인한 사망은 1990년 27명에서 2017년 138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 연령층의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 역시 같은 기간 3.65%에서 19.46%로 급증했다. 50~69세 연령층의 사망자 수는 같은 기간 106명에서 254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전체 비율에서도 1990년 14.2%에서 35.88%로 대폭 상승했다.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15세~49세 층의 사망자는 526명에서 283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그 비율도 70.16%에서 40.05%로 감소했다.

테러: 전 세계 테러의 약 95%가 중동과 아프리카 혹은 남아시아에서 발생

옥스퍼드 사전은 테러를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특히 민간인에 대한 폭력과 협박을 불법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글로벌 테러 데이터베이스(GTD)는 이 보다 좀 덜 주관적인 정의, 즉 테러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두려움을 유발하려는 비국가 행위자에 의한 폭력 행위"로 규정한다. 테러는 이러한 추상적 정의보다는 한편으로는 구체적 기준에 의해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폭력과의 구분을 통해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테러는 폭력과 폭력 위협 행위, 사유 및 공공 재산에 대한 피해,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또는 사회적 목적 달성을 위한 행동, 직접 피해자나 대상을 넘어 비적대적 민간인들에게 대한 광범위한 심리적 영향, 계통을 가진 조직이나 음모적 세포 조직 혹은 테러 운동의 영향을 받은 개인들의 테러 활동, 국가가 아닌 하위국가 혹은 비국가 집단의 행동을 포함한다. 따라서 테러는 비이데올로기적 '살인', 광범위한 공포를 유발할 정치적 또는 사회적 의도 없이 특히 인종, 성, 젠더 또는 장애에 근거하여 민간인에 대해 비국가 행위자가 저지르는 폭력적 '증오 범죄', 무장집단 간의 충돌 중 어느 일방이 국가 정부를 포함하는 경우의 '국가 기반 무력충돌', 그리고 이러한 무장 충돌 중 양 당사자 모두 국가 정부가 아닌 '비국가 분쟁', 정부의 민간에 대한 '일방적 폭력'과 구분된다.

테러는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2017년, 전 세계 테러의 약 95%가 중동과 아프리카 혹은 남아시아에서 발생했다. 테러로 인해 사망하는 세계 인구는 매년 평균 21,000명이다. 2017년 테러리즘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0.06%이다.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1990년 전체 사망자의 0.02%에서 2012년 0.03%로, 2014년 0.08%로 상승했다가 2016년에는 0.06%로 미세하게 감소했다. 하지만 테러는 언론의 과잉 보도로 실제 사망률보다 사람들의 의식 속에 훨씬 부풀려진 사망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뉴욕 타임스와 가디언은 미국 전체 사망자 수의 3%도 안 되는 폭력으로 인한 사망의 보도에 전체 사망 기사의 2/3를 할애한다. 한국은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 테러 관련 데이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53.8%가 테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 이 글에는 Hannah Ritchie와 Max Roser가 Our World in Data에 게재한 'Causes of Death' 기사의 번역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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