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도 변이와 그 아계통(亞系統, sublineage)의 출현과 코로나 19 감염 확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는 5월 둘째 주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기존 코로나 19 바이러스보다 더 높은 감염력과 입원율과 중증 증세를 초래하는 새로운 코로나 19 변이의 등장과 증가는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 19 감염을 급증시키고 있다. 특히 인도의 코로나 19 급증은 인도 변이(B.1.617)와 그 아계통(亞系統, sublineage)의 확산으로 인한 것이다. WHO에 따르면 인도에서 최근 수집된 샘플에서 인도 변이 B.1.617은 감소하고 있지만 그 아계통 B.1.617.1과 B.1.617.2는 최근 각각 21%와 7%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존의 영국/알파 변이, 남아프리카/베타 변이, 브라질/감마 변이와 함께 인도/델타 변이를 지난 5월 6일 새로 위험해진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로 규정해 '우려 변이'(Variants of concern, VOC)*로 등록했다. 즉 '기존 코로나 19 바이러스'(이하 non-VOC)보다 감염력이나 중증화 정도, 시중 백신 효과 약화 등의 차원에서 더 우려스러운 변이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 위험요소가 확인되지 않은 변이는 '관심 변이(variant of interest, VOI) 또는 '조사중인 변이'(variants under investigation, VUI)로 불린다. 감염재생산지수, 병원성, 백신 중화력 약화 등을 고려하여 위험요소가 확인되면 VOI 또는 VUI는 VOC로 등급이 올라간다.
이 인도 변이는 최근 다른 국가들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호주 빅토리아주의 봉쇄는 인도 변이의 아계통인 아계통 B.1.617.1의 급속한 확산 때문이다. 영국보건청에 따르면 인도 변이의 아계통인 델타 변이(B.1.617.2) 영국 변이보다 감염력이 약 두 배며, 입원율과 중증화를 증가시키며, 재감염의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영국은 5월 28일 현재 백신 1회 이상 접종을 받은 3천9백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7.5%, 접종이 완료된 인구도 2천5백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6.7%에 이르러 코로나 19 감염자가 감소세에 있었다. 일일 감염자가 2천 명대까지 떨어졌던 영국의 최근 감염자는 다시 3천 명대로 상승했다. 그 이유는 인도 변이의 아계통인 B.1.617.2 때문이다. 최근 영국의 10만 명당 감염자 수가 가장 많고 급증세인 볼턴, 블랙번, 베드포드 지역은 이 B.1.617.2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알파, 남아프리카/베타, 브라질/감마, 인도/델타 우려 변이(VOC)의 확산 정도
현재까지 WHO가 우려 변이(이하 VOC)로 등록한 변이는 영국/알파 변이(B.1.1.7), 남아프리카/베타 변이(B.1.351), 브라질/감마 변이(B.1.1.28.1, 일명 P.1), 그리고 인도/델타 변이(B.1.617) 4종이다.
2021년 5월 25일 현재 영국/알파 변이(B.1.1.7)는 아래 지도와 같이 한국을 포함해 약 149개국에서 보고되었으며, 6개국에서 확인 중이다.
남아프리카/베타 변이(B.1.351)는 한국의 포함해 102개국에서 확인되었고, 현재 9개국에서 확인 중이다.
브라질/감마 변이(B.1.1.28.1, 일명 P.1)는 한국을 포함 59개국에서 보고되었고, 3개국에서 확인 중이다.
인도 변이(B.1.617)와 그 아계통을 살펴보면 B.1.617.1은 41개국, 델타 변이 B.1.617.2는 54개국, B.1.617.3은 6개국에서 확인되었다. 한국은 B.1.617.1과 B.1.617.2가 확인되었으며, B.1.617.3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영국/알파, 남아프리카/베타, 브라질/감마, 인도/델타 우려 변이(VOC)의 감염력
영국/알파, 남아프리카/베타, 브라질/감마 변이에 대한 연구들은 아직 진행 중이며, 연구마다 감염력, 입원율, 중증화, 2차 발병 혹은 재감염에 대한 결과가 다 조금씩 다르며,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어서 이 VOC의 위험을 정확히 특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체적인 특징은 WHO가 계속 업데이트하는 자료에서 확인 가능하다. 아래 도표에 정리한 것처럼 VOC는 기존의 오리지널 코로나 19 바이러스 즉 non-VOC보다 감염력, 입원율과 중증화, 재감염률 모두 높다. 인도/델타 변이에 대한 연구는 최근 VOC로 등록돼 아직 미진한 형편이다.
최근 영국보건청 연구에 따르면 인도 변이의 아계통인 델타 변이 B.1.617.2의 이차 발병률은 영국 변이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또한 독일 유치원 아동들을 상대로한 연구에 따르면 B.1.1.7에 감염된 1~5세 어린이는 영국 변이에 감염된 성인만큼 감염 가능성이 높고 감염될 수 있다. 유럽 7개국을 상대로 코로나 19의 중증 정도를 조사한 연구는 VOC의 입원율과 중증도가 기존 코로나 19 바이러스(non_VOC)보다 높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영국/알파 변이(B.1.1.7), 남아프리카/베타 변이(B.1.351), 브라질/감마 변이(B.1.1.28.1, 일명 P.1)는 입원율에서 각각 11%, 19%, 20%로 non_VOC의 7.5%보다 높았다. 중환자실 입원 비율에서도 영국/알파 변이(B.1.1.7), 남아프리카/베타 변이(B.1.351), 브라질/감마 변이(B.1.1.28.1, 일명 P.1)는 각각 1.4%, 2.3%, 2.1%로 non_VOC의 0.6%보다 높았다.
코로나 19 변이에 대한 백신 효과
코로나 19 백신의 VOC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며, 연구이론과 실험 방법 등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있다. 그리고 코로나 19 변이의 진행에 따라 선행 연구와 다른 결과의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백신의 VOC에 대한 개략적인 결과는 WHO의 아래 도표에 정리되어 있다.
최근 VOC에 대한 백신 성능에 대한 연구에서 노바벡스는 새로운 3상 효능 결과에서 영국 변이에 대한 효능은 2차 접종 7일 이후 비영국 변이 질환에 대한 효능 96.4%와 유사한 86.3%의 효능을 보였다.
영국의 한 미발표 연구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는 영국/알파 변이보다 인도 변이의 아계통인 델타 변이 B.1.617.2로 인한 증상 질환에서 약간 더 낮았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2회 투여의 백신 효과는 영국/알파 변이에 대해 93.4%였고 인도/델타 변이 B.1.617.2에 대해 87.9%였다. 아스트라제네카 2회 용량의 백신 효과는 영국/알파 변이에 대해 66.1%, 인도/델타 변이 B.1.617.2에 대해 59.8%였다. 델타 변이 B.1.617.2에 대한 두 백신의 2회 접종 후 효과는 영국/알파 변이나 non-VOC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모두 뛰어난 효과를 유지했다.
2020년 6월과 12월 사이에 영국에서 시행된 한 연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회 투여의 증상성 질환에 대한 효능은 비영국 변이계통의 경우 81.5%, 영국/알파 변이 경우 70.4% 효과를 나타냈다.
최근의 연구는 인도 변이 아계통인 B.1.617.1에 대한 코로나 19 백신의 중화 능력이 부분적으로 상실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한 연구에서는 SII-코비실드 백신을 2회 접종 후 측정한 결과 프로토타입 B.1 계통 (n = 21)과 비교해 인도 변이 아계통인 B.1.617.1에 대한 백신의 중 또 다른 연구에서는 모더나 또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를 2회 투여받은 백신의 혈청 중 인도 변이 아계통 B.1.617.1의 중화가 7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혈청은 여전히 변이를 중화시킬 수 있었다.
코로나 19 백신 불평등(Vaccine Disparity)과 변이
지난 3월 《내츄어》(nature)지에는 '코로나 집단면역이 아마도 불가능한 5가지 이유'란 글이 실렸다. 그 글에 따르면 집단면역이 아마도 불가능한 중요한 하나의 이유는 백신 불평등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전체 인구의 59.3%가 백신을 2회 접종까지 마쳤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부분은 0.1%도 되지 않는다. 아래 차트가 보여주듯 고소득국가 인구의 35.3%가 1회 이상 백신 주사를 맞았지만, 저소득 국가는 인구의 0.6%만이 1회 접종을 받았을 뿐이다.
1회 접종률이 3.1%에 불과한 인도의 사례가 보여주듯, 코로나 19 감염이 폭증하면 다양한 변이의 생성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이스라엘이 전체 인구를 다 접종했다 하더라도 주변국들의 접종이 느리면 이스라엘 역시 새로운 변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19의 초기 확산이 보여주듯 국경은 완벽한 차단벽이 아니며, 국가는 고립된 섬이 아니다. 심지어 섬으로 코로나 19를 거의 완벽하게 방어해 온 대만은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지금처럼 세계적인 백신 불평등 현상이 심화하면 백신 접종이 느린 국가에서 변이의 출현 가능성이 높고, 기존 백신의 효과는 반감되거나 무력화될 수도 있다.
현재 WHO에 등록된 4종의 '우려 변이'(VOC) 외에도, 6종의 '관심 변이'(VOI)가 있다. 백신 불평등이 조속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 관심 변이가 우려 변이로 변하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따라서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백신 여유가 있는 나라들의 백신 공유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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