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사

남북한 비교 2: 남북한 인구는 얼마나 젊고 늙었을까? 남북한 중위연령과 연령부양비율

Zigzag 2021. 6. 2. 14:32
반응형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남북 각각에 미소 군정 체제가 성립하면서 분단의 기운은 싹트기 시작했다. 1948년 남북한이 각각 독자 정부를 수립하면서 분단은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1950년~1953년 한국 전쟁은 분단을 고착된 구조로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남북한은 각기 자신만의 독자적 체제를 구축·발전시킨다. 같은 유전자와 언어구조, 문화를 가졌지만 근 80년간의 분단 동안 남과 북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어느 체제가 더 우위에 있는가 혹은 누가 체제경쟁에서 이겼는가 혹은 이기고 있느냐는 분단시대와 분단체제의 담론으로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 분단의 담론은 상대를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을 상대에게 강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를 아는 과정은 분단의 극복 아니 최소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 시리즌 근 80년의 분단과정에서 남과 북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가를 비교하고자 한다. 이 비교는 이해를 위한 것이며, 남북한의 차이는 우위나 열위로 설명되기보다는 다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여기에 제시된 남북한 비교 자료는 남북한이 유엔이나 혹은 관련 국제기구에 제공한 공식 통계에 기초한다. 이 글에서는 다른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남북을 통칭할 때는 남북한, 남북 각각을 칭할 때는 한국과 북한, 혹은 South Korea와 North Korea로, 그리고 분단 이전의 지역을 표기할 때는 남한과 북한으로 표기한다.

세계적인 인구학적 변화

1950년 25억 명이었던 세계 인구는, 2019년 77억, 21세기 말에는 121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인구는 양적으로 변할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달라지고 있다. 1950 년부터 오늘날까지 세계 인구 증가는 아동 출생 수의 증가를 통한 피라미드형 인구구조였지만 이제부터는 피라미드 아래쪽의 확대가 아닌 위쪽의 근로 연령과 노년층이 증가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건과 건강의 개선은 사망률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이전 세대보다 수명이 길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일국 수준에서 연간 출생아 수가 정점에 이르는 "피크 차일드"(peak child)는 부양 젊은 세대의 비율이 떨어지고 노동연령층의 인구 비율이 증가, 즉 전체 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해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인구배당"(demographic dividend)의 혜택을 누리는 시기가 뒤따른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적인 규모로 일어나고 있다. 1950년에는 15세 미만 아동에 대해 1.8명의 15세~64세 노동 연령이 있었으며, 오늘날에는 2.5명, 세기말에는 3.4명이 될 것이다. 부유한 국가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러한 인구학적 전환의 혜택을 받았으며 이제는 노동 시장에 기여하지 않는 퇴직자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인구학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이 인구학적 배당의 혜택은 최빈국이 될 것이다.

남북한 중위연령(median age), 출산율, 인구성장률

남북한은 이러한 세계적인 인구학적 변화 속에서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앞서 피크 차일드와 인구학적 배당 그리고 국가별 소득 차이는 인구학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가 상호연관되어 있음을 드러냈다. 남북한의 사회변화와 인구학적 변화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통계는 중위연령을 파악하는 것이다. 중위연령은 전체 인구를 균등하게 둘로 나누는 나이를 의미한다. 이 중위연령을 중심으로 인구의 절반은 중위연령보다 어리고 다른 절반은 많다. 중위연령이 낮을수록 인구가 젊고 높을수록 나이 든 것이다. 중위연령은 한 사회의 고령화 정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변화를 통해 사회와 인구학적 변화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위연령. 출처: 통계청

2015년 세계 평균 중위연령은 29.6세로 세계 인구의 절반이 29.6세보다 나이가 많고, 절반이 더 어렸다. 일본이 46.3(2020년 48.2세)세로 중위연령이 가장 높고, 니제르 중위 연령이 가장 어린 14.9세(2020년 15.1세)이다. 보통 중위연령이 30세 이하면 젊고, 그보다 많으면 나이가 든 인구로 파악한다.

1950년 한국의 중위연령은 19세, 북한은 18세로 북한이 더 젊은 연령구조를 가졌었다. 하지만 이 비율은 1955년 북한이 19.1세, 한국이 18.9세로 역전된다. 식민지 시대 주요 공업시설이 위치했던 북한은 1950년~1953년 한국전쟁 이후 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진행하였고, 한국은 여전히 농업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도시화는 점진적이었다. 하지만 이 중위연령은 한국이 중화학공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북한이 1972년 1차 오일 쇼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1970년대 중반에 다시 역전된다. 1975년 한국의 중위연령은 19.9세, 북한은 19.6세로 북한이 약간 젊은 인구구조를 보였다. 이후 남북한의 중위연령 격차는 점차 벌어지면서 2015년 현재 한국은 중위연령이 40.8세로 비교적 노화된 연령구조를 갖게 되고, 북한은 34세로 노령화된 인구구조로 접근하고 있지만 한국보다는 훨씬 젊은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다.

저소득 국가는 중위연령이 낮은 경향이 있다. 이것은 그들이 전반적으로 '젊은' 인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들의 높은 출산율은 그들이 어린아이들과 청소년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 차트의 세로축은 중위연령 그리고 가로축은 여성 1인당 자녀 수를 표시한다. 1950년 한국의 중위연령과 여성 1인당 자녀 수는 각각 19세와 5.02명이었다. 2020년 한국의 중위 연령은 43.4세로 급증했고, 여성 1인당 자녀 수는 1.08로 급감했다. 1950년 북한의 중위연령은 18세, 여성 1인당 자녀 수는 1.95명이었다. 2020년 북한의 중위연령은 35.3세로 높아졌지만, 여성 1인당 자녀 수는 1.89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북한의 중위연령은 1950년~2020년 사이 17.3세가 증가해 약 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중위연령은 절대적 변화로 보면 24.4세가 증가해 25.9세가 증가한 일본에 이어 2위지만, 상대 변화로 보면 128%가 증가해 세계에서 중위인구 상승 폭이 가장 높은 나라다. 그만큼 북한보다 한국이 지난 기간 인구학적 사회적 변화폭이 컸음을 의미한다.

아래 그래프의 세로축은 인구성장률 가로축은 중위연령을 표시한다. 한국은 한국전쟁 시작연도인 1950년 인구 증가율이 0.99%(비전쟁시기 최고 성장률은 1959년 3.01%)였고, 중위연령은 19세였다. 2020년 인구성장률은 0.06%로 하락하고, 중위연령은 43.4세로 상승했다. 북한은 1950년 인구성장률이 -1.55%(비전쟁 시기 최고 성장률은 1969년 2.76%), 중위연령은 18세였고, 2020년 인구성장률은 0.45%, 중위연령은 35.3세를 기록했다.

남북한 연령 구조

인구의 연령 구조는 경제 성장률, 노동력 참여, 교육 및 의료 서비스, 주택 시장 등 사회의 다양한 측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 1950년 한국 인구구조는 65세 이상이 55만 명(2.87%), 25세~64세 722만 명(37.59%), 15세~24세 328만 명(17.06%), 5세~14세 512만 명(26.65%), 5세 미만 304만 명(15.84%)였다. 이 인구구조는 2020년 65세 이상이 810만 명(15.79%), 25세~64세 3,105만 명(60.56%), 15세~24세 569만 명(11.1%), 5세~14세 453만 명(8.84%), 5세 미만 190만 명(3.7%)으로 크게 변화했다. 이 기간에 65세 이상은 1,369% 증가, 25세~64세는 330% 증가, 15세~24세는 74% 증가, 5세~14세는 11% 감소, 5세 미만 38% 감소했다. 한국 인구가 1950년 1,921만 명에서 2020년 5,127만 명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거대한 변화다. 25세 미만 인구는 전체 인구에서 1950년 약 60%를 차지했지만 2020년 23.64%로 감소했으며, 15세 미만의 경우는 42.29%에서 2020년 12.54%로 대폭 축소됐다.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950년 전체 인구에서 불과 2.87%였지만 2020년 15.79%로 5배 이상 커졌다.

1950년 북한 인구구조는 65세 이상이 32만 명(3.05%), 25세~64세 358만 명(33.93%), 15세~24세 207만 명(19.58%), 5세~14세 303만 명(28.71%), 5세 미만 155만 명(14.73%)였다. 이 인구구조는 2020년 65세 이상이 241만 명(9.35%), 25세~64세 1,444만 명(56%), 15세~24세 382만 명(14.81%), 5세~14세 337만 명(13.07%), 5세 미만 175만 명(6.77%)으로 변화했다. 이 기간에 65세 이상은 1,369% 증가, 25세~64세는 330% 증가, 15세~24세는 74% 증가, 5세~14세는 11% 감소, 5세 미만 38% 감소했다. 북한은 1950년 1,055만 명에서 2020년 2,577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에 65세 이상은 648% 증가, 25세~64세는 303% 증가, 15세~24세는 85% 증가, 5세~14세는 11% 증가, 5세 미만은 12%가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인구 구조로 보면 25세 미만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50년 62.97%에서 2020년 34.65%로 축소됐으며, 15세 미만의 경우는 같은 기간 43.44%에서 2020년 19.84%로 감소했다.

남북한의 인구구성은 모든 인구 피라미드의 아래쪽인 젊은 층이 줄어들었지만 한국의 변화가 북한보다 더 컸다. 북한은 3명 중 1명이 25세 미만이지만 한국은 4명 중 1명이 25세 미만으로 더 노령화된 사회다. 15세 미만으로 비교할 경우 한국은 100명 중 12명만이 15세 미만이며, 북한은 100명 중 20명이 15세 미만이다.

남북한 연령부양비율(age dependency ratio)

인구 통계에서 인구를 아동 및 청소년 (15세 미만), 노동연령 인구 (15~64세) 그리고 노인 인구 (65세 이상)의 세 그룹으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노동 연령 그룹에서 인구의 큰 부분이 경제적, 사회적 안정과 진보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아동 및 청소년층과 노인 인구층의 노동비율은 적기 때문에 두 그룹은 인구학적 설명에서 '부양층'(dependents)으로 간주된다. 노동 연령대보다 경제적으로 '부양층'의 상당수가 노동 생산성, 자본 형성 및 저축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구학자는 '연령부양비율'(age dependency ratio)이라는 측정 항목을 사용하여 부양 연령 그룹의 비율을 표시한다. 이는 노동 연령 인구 (15-64세)에 대한 '부양층'(아동 및 청소년과 노인의 합) 사이의 비율을 측정한다. 연령부양비율은 노동연령 100명당 부양층 수로 계산된다. 100% 값은 부양층의 수가 노동연령층의 수와 정확히 같음을 의미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노 연령 인구보다 '부양층'이 더 많다는 의미이며, 숫자가 낮을수록 적다는 의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 연령부양비율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는 노동연령 인구의 50~60%가량의 부양인구가 있다. 이 비율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서 훨씬 더 높다. 예를 들어 니제르와 말리는 노동연령 인구보다 부양 인구가 더 많다. 이는 인구가 매우 젊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한국과 북한의 연령부양비율은 1950년 87%와 69%에서 2017년 각각 37%와 43%로 변화했다. 한국과 북한의 연령부양비율 모두 세계 평균보다 높다. 이는 위의 중위연령에서 본 바와 같이 남북한의 인구가 세계 평균 인구보다 노령화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연령부양비율이 37.7%로 북한보다 훨씬 낮으며, 이는 세계에서 8번째로 낮은 비율이다.

위의 차트는 부양인구를 단일한 그룹으로 나타낸 것이지만, 앞서 보았듯이 부양층은 아동 및 청소년층과 노인층의 두 그룹으로 구성된다. 이 두 연령층의 부양비율은 출산율, 기대수명, 그리고 소득과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낮은 출산율과 더 긴 수명을 가진 고소득 국가들은 노령인구 부양층이 높으며, 출산율이 높은 저소득국가의 경우 유년 부양층 비율이 높다.

한국의 15세 미만의 유년인구의 노동연령 인구에 대한 비율인 유년연령비율은 1960년 80.6%에서 2017년 18.56%로 하락했으며, 북한도 같은 기간 63.89%에서 29.5%로 하락했다. 유년연령부양비율은 한국이 북한보다 훨씬 노령화된 사회임을 알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유년연령부양비율 하락률은 77%로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의 81%, 카타르의 하락률 78%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남북한 노동연령층의 노년연령부양비율은 1960년 한국 6.40%, 북한 5.43%에서 2017년 한국 19.16%, 북한 13.56%로 변화했다. 한국의 노년연령부양비율 상승 폭은 200%로 국가별로 보면 일본(414%), 싱가포르(380%),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307%)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상승 폭이다. 그만큼 노동연령이 부양해야 하는 노년층이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