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와 맑아진 도시의 하늘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3월 11일 뒤늦게 코로나 19 팬데믹을 선언했을 때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이미 1.2도가 높아졌다. 코로나 19는 확실히 도시의 공기 질에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왔다. 인도 델리의 코로나 19 이전 2019년 10월 하늘과 그 이후인 2020년 4월의 하늘 사진은 완연히 다르다.
글로벌 에너지 리뷰 2020(Global Energy Review 2020)에 따르면 2020년 4월 전 세계 도로 교통 활동은 약 50%까지 감소했었다. 도로 활동의 감소는 배기가스의 주성분인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 덕택에 도시의 하늘은 맑아 보였다. 2020년 2월 15일~3월 24일의 런던과 요크, 맨체스터 등 영국의 10개 도시 평균 미세먼지를 2015년~2019년과 비교한 아래 그래프에서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2020년 미세먼지양은 확실히 그 이전보다 절반에서 25% 정도까지 감소했다.
코로나 19와 에너지 사용에 대한 영향
글로벌 에너지 리뷰 2021(Global Energy Review 2021)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4% 감소하여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큰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선진국'이라 불리는 고소득 국가들에서 에너지 수요는 6% 감소했다. 화석연료 수요는 80% 감소했다. 재생에너지 수요만이 코로나 19 기간에 증가했다.
화석 연료별도 그 구성 부분들로 보면 그 감소세는 조금씩 다르다. 석유에 대한 수요는 2019년에 비해 14% 감소했으며, 봉쇄로 인한 도로 통제가 정점에 이르렀던 2020년 4월에 석유 수요는 코로나 19 팬데믹 위기 이전과 비교해 20%까지 감소했었다. 2020년에 석탄 수요는 2억2천만 톤 (Mtce), 즉 4% 감소했다. 제트연료와 등유 수요는 3.2mb/d(41%) 감소했고, 항공 여객 수송량은 2019년 수준보다 66% 낮았으며, 가솔린 수요는 3mb/d(12%) 이상 감소했다. 국제 무역과 함께 벙커 연료 수요가 감소하면서 연료유 수요는 0.5mb/d(8%) 감소했다. 계속되는 화물 운송 활동은 가스 수요 감소를 1.8mb/d (6%) 로 완화 시켰다.
2020년 전 세계 석탄 수요는 4% 감소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감소의 주된 동인은 코로나 19 제한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한 전기 수요 감소였다. 낮은 가스 가격은 석탄으로부터 상당한 연료 전환 효과를 보였으며,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는 석탄 사용이 각각 20%, 21% 감소했다. 발전을 위한 석탄 사용량의 가장 큰 감소는 선진국에서 15% 감소했으며 이는 석탄 전체 감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전반적으로 전력 부문에서 석탄사용 감소는 2020년 세계 수요 감소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가스 수요 또한 2020년에 2% 감소했다. 에너지 분야에서 코로나 19 대역병 동안 증가한 분야는 재생에너지로 2019년에 비해 3% 증가했다. 2020년 전 세계 천연가스 소비량은 750억 입방미터(75bcm)로 2019년보다 1.9% 감소했다. 유난히 포근한 날씨와 코로나 19 발생으로 전 세계 가스 소비량 하락은 전년 대비 4%가량 감소한 상반기에 집중됐다. 가스는 2020년 석유나 석탄 수요보다 영향이 현저하게 적었고, 3분기에는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가스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회복은 발전 연료 전환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은 특히 미국에서 두드러졌는데, 미국에서는 전기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스 발전 수요가 2% 정도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 부문의 가스 사용이 2020년 가스 수요 감소의 4분의 1을 차지했고, 건물과 산업 부문의 감소는 2020년 전체 가스 수요 감소의 30%와 20%에 육박했다.
코로나 19는 화석 에너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재생에너지는 반대로 활력을 얻었다. 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2020년에 3%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전력, 난방, 산업 및 운송과 같은 모든 주요 부문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 에너지 수요는 8% 이상 확장되어 8,300 TWh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절대적인 측면에서 전년 대비 가장 큰 성장이다. 에너지원으로 보면 태양력과 풍력을 통한 전력 생산이 재생에너지 증가의 주요 부분을 차지한다. 국가별로 보면 특히 중국의 재생에너지 성장은 전 세계 증가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코로나 19와 이산화탄소 배출
코로나 19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에너지 소비와 패턴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대역병은 국경 폐쇄, 락다운으로 인한 재택 활동의 증가, 교통 및 도로 활동의 제약, 그리고 소비 패턴을 바꾸었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에 따르면, 지상 운송량이 절반으로 줄면서 일일 전 세계 CO2 배출량은 2020년 4월 초까지 평균 2019년 수준 대비 –17% 감소했다. 감소가 최고치에 달했을 때 개별 국가의 배출량은 평균 -26% 감소했다.
전 세계 CO2 배출량을 2020년 한해로 보면 5.8% 또는 거의 2Gt이 감소했는데, 이는 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2009년의 감소량보다 거의 5배나 큰 수치이다.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은 31.5Gt에 머물렀으며, 이는 2020년 CO2가 대기 중 평균 연간 농도 412.5ppm에 도달하는 데 기여했으며, 산업혁명이 시작되었을 때보다 약 50% 높은 수치이다. 2021년에는 석탄, 석유, 가스 수요가 경제와 함께 반등함에 따라 전 세계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이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500 mt 이상의 CO2 증가는 10여 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탄소 집약적 경제 회복 이후 단일 증가 폭으로는 최대 규모이다.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 두 번째로 큰 연간 증가율을 향해 가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의 수요는 2021년에 매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 수요만도 모든 재생 에너지를 합친 것보다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배기가스 배출량의 거의 5%(1500 Mt) 증가에 해당한다. 이러한 예상 증가량은 2020년 감소의 80%를 되돌릴 것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9년 배출량 수준보다 1.2%(또는 400Mt)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다.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 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이하로 유지하되 1.5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합의의 실현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감소와 뗄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인류가 다시 코로나 19 이전과 같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일상'과 '정상'으로 복귀하면 지구 온도가 2도로 올라갔을 때 발생하는 1천만 명의 수재만 발생, 6,500만 명의 폭염 노출, 98%의 산호초 파괴, 수많은 종의 소실과 같은 시나리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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