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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초대/마지막 대통령 고르바초프, 별세: 그의 생애, 업적, 정치 역정

유럽의 지도를 변화시키고 세계를 핵 절멸로 위협했던 냉전을 종식시킨 일련의 혁명적 변화를 촉발시켰던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S. 고르바초프(Mikhail S. Gorbachev)가 향년 91세로 모스크바에서 사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불명의 “오랜 중대 질병”으로 사망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등장하기 전에 소련은 미국에 대해 영구적인 적대감을 갖고 있는 흔들리지 않는 초강대국처럼 보였다. 숨 막히는 일련의 개혁으로 고르바초프는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고르바초프는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겪은 사람들에게는 거의 초현실적으로 보였던 글로벌 드라마의 핵심 주인공이었다. 고르바초프 치하에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수천 명의 정치범이 석방되었으며 공산주의만 알고 있던 수백만 명의 ..

해외 시사 2022.08.31

우크라이나와 한국전쟁의 유사성: 세계 질서 재편과 지정학적 재편의 시발점

■ 역자 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여러 면에서 한국전쟁의 재편이다. 비록 외관은 러시아의 침공에 의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지만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한국전쟁은 각각 중-미 신냉전과 미-소 냉전의 양극 구조 확립의 시발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한 지정학적 세력 재편의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으로 형성될 신냉전체제는 냉전체제만큼 안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며 대륙 강국이었던 소련과 달리 해양과 맞닿아 있는 중국 그리고 미국과의 경쟁은 육지보다는 해양에서 헤게모니를 둘러싼 더 많은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글은 노르웨이 국방연구소의 중국 선임연구원이자 전직 외교관인 Jo Inge Beckkeold의 Foreign Policy 6월 28일 자 기고 Ukrai..

패션과 정치: 러-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의 털코트와 젤렌스키 티셔츠의 정치학과 그 상징

* 역자 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은 영토상에서만 전개되지 않는다. 물리적 전쟁이 벌어지기 오래전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사이버 상에서 끊임없는 정보 전쟁과 허위 정보를 둘러싼 전쟁을 전개해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영토 위에 전선이 형성되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미지와 패션에서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 푸틴은 최근 고급 이탈리아제 코트를 입고 공식석상에 등장해 러시아가 결코 가난에 시달리는 후진국이 아님을 우회적으로 과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는 지도부가 직접 전선에서 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보다 평등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군용 조끼와 티셔츠를 착용한 영상에 등장하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의 패션은 단순한 복장 이상의 상징성을 지니며, 특히..

푸틴의 전쟁을 지지하는 정교회와 국가의 관계: 러시아 정체성과 반서방캠페인의 첨병이 된 러시아 정교회

* 역자 주: 러시아 정교회의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는 우르라이나 정교회의 이탈을 초래했다. 러시아 정교회의 국가와의 관계는 러시아 제국 시대부터 러시아 혁명기, 소련 체제 그리고 포스트 소련과 푸틴 체제 아래서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1700년대 초 표트르 대제(Czar Peter the Great)의 정교회 개혁은 국가의 정교회에 대한 개입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혁명과 더불어 정교회는 탄압을 받았지만 나치 침공으로 전 국민적 단결을 위한 정체성이 필요해지면서 스탈린 시대에 잠깐 부활했다. 그러나 이후 지속적인 국가의 억압에 의해 발전을 저해당했던 정교회는 소련 붕괴 이후 특히 푸틴의 집권과 함께 푸틴식의 중앙집권화를 모방하였고 사회주의 이념의 붕괴로 새로운 정체성과 구심점을 필요로 했던 푸틴과 ..

소련 붕괴 30주년: 소련 마지막 세대가 추억한 소련과 그들이 경험한 혹독한 전환기

* 역자 주: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1년 12월 26일 소련이 붕괴되었다. 페레스트로이카라는 개혁과 글라스노스트라는 개방의 기치 아래 소련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고르바쵸프의 시도는 좌절되었고 그의 대통령직 사임과 함께 소련은 러시아를 포함해 15개의 독립적인 공화국으로 갈갈이 찢어지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소련이 붕괴하고 새로운 공화국들이 성립되면서 전환기가 본격화되었다. 말 그대로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전환'기는 모든 것이 불안정했으며, 그 시대를 살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그 전환기는 천지개벽과 같은 변화였다. 협력과 연대, 공동생산과 공동 분배의 가치 속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어야 했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개인과 경쟁, 시장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에 내 던져졌다. 그런 전환기의 사람들의 삶은 분..

해외 시사 2021.12.25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정부의 내러티브 전쟁

* 미군이 철수하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군과 탈레반 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탈레반은 총알과 포탄이 쏟아지는 실제 전쟁터만큼 각종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서 내러티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속적인 공세를 펼쳐왔다. 기존의 극단주의적이고 반현대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탈레반은 서양 언론인들을 자신의 후방으로 불러들여 부르카나 히잡을 걸치지 않은 현대 여성의 이미지를 서방 언론을 통해 내보내고 있으며, 심지어 탈레반 고위 관계자가 뉴욕타임스에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자신을 민족적 애국자들로 묘사하는 내러티브를 펼치며, 아프간 정부를 국민의 현실과 동떨어진 부패집단으로 묘사하는 내러티브를 전개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이 내러티브 전쟁에서 지고 있으며, 서구 언론은 직간접적으로 탈레반..

해외 시사 202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