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 주: 무솔리니를 칭송하는 소위 포스트 파시스트라 불리는 '이탈리아 형제들'의 대표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의 인기가 9월 25일 총선을 앞두고 뜨겁다. '이탈리아인 우선'을 기치로 내걸며 반이민, 호모포비아, 반낙태를 옹호하며 친 러시아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멜로니의 '이탈리아 형제들'은 9월 25일 총선에서 현재 제1 당이 유력시되고 있다. 멜로니의 인기는 이미 북부동맹과 같은 극우 정당들이 소위 "상식 혁명"(common sense revolution)에 의해 길이 닦아졌다. 이 상식 혁명은 극우 이념과 파시스트 정치를 마치 보통 이탈리아인들의 상식으로 내세우며 기존의 주변화된 극우 정치를 정치 주류로 진입시켰다. 유럽의 기독교적 뿌리를 강조하며 난민과 동성애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이 상식 혁명은 극우 정치에 대한 일반인들의 내성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특정 시대에 일반 대중들에 의해 수용 가능한 정책과 사고를 의미하는 소위 오버턴의 창(Overton window)을 중도에서 극우로 이동시켰다. 멜로니의 부상은 최근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의 극우 정치의 주류화와 궤를 같이 한다. 이 글은 바스 대학교(University of Bath) 이탈리아 정치학 강사 George Newth의 The Conversation 9월 23일 자 기고 Giorgia Meloni and the return of fascism: how Italy got here의 번역으로 '이탈리아의 형제들(Brother's of Italy)'의 대표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가 정치적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탈리아에서의 극우 정치의 정상화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와 파시즘의 귀환: 이탈리아가 어떻게 여기에 왔는가
George Newth
극우 정치인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의 부상은 많은 사람들이 파시즘이라고 주장하는 그녀의 브랜드가 베니토 무솔리니(Benito Mussolini) 독재 하에서의 삶을 경험한 나라에서 어떻게 그토록 명성을 달성할 수 있는지 이탈리아 외부의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질문하게 했다. 그 답은 최근 반동 정치의 정상화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사실, 이탈리아에 극우 정부가 존재한 것은 전후 시대에 완전히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94년과 2011년 사이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포르자 이탈리아(Forza Italia, FI), 소규모 기독교 민주주의 또는 중도파의 다양한 버전, 움베르토 보시(Umberto Bossi)의 북부 동맹(Northern League, LN) 및 잔프랑코 피니(Gianfranco Fini)의 국가동맹(National Alliance, AN)으로 구성된 허울만 좋게 "중도 우파"라는 이름이 붙은 동맹이 이탈리아를 네 번 통치했다. 국가동맹은 멜로니의 이탈리아의 형제들(Brother's of Italy)의 전신 정당이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역사에서 무솔리니의 역할에 대한 수정주의적 견해를 취한다. 그는 그를 이탈리아의 "가장 위대한 정치가" 중 한 명이자 "이탈리아를 위해 좋은 일을 한" 본질적으로 "자비로운 독재자"라고 믿었다. 이것은 이탈리아 공화국의 반파시스트 기반들의 현실에 모순되는 대항 서사를 제공했다. 그것은, 결국, 극우파에 의해 이용되었다.
북부동맹은 처음에 이탈리아의 번영하는 북부 지역에 대한 더 큰 자치권을 추구하는 일련의 정당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국가동맹은 1946년 무솔리니의 이탈리아 사회 공화국의 베테랑들이 설립한 이탈리아 사회 운동(Italian Social Movement, MSI)에 뿌리를 둔 네오 파시스트 전통의 최신 버전이었다.
양당은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행정부의 연립 파트너로서 극우와 반동 정책을 주류로 끌어들이는 데 일조했다.
2013년과 2017년 사이에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가 북부동맹을 장악하면서 이 동맹의 세력 균형이 결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점차 민족주의를 위해 지역주의를 버리고 신파시스트 정당인 카사 파운드(Casa Pound)*가 이전에 사용했던 "이탈리아인 우선"이라는 슬로건을 채택하여 극우에 호소했다. 현재 명칭이 바뀐 동맹은 통치를 위해 오성운동(Five Star Movement)**과 제휴하였으며 이는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에 완곡하게 "포퓰리스트" 연합이라고 불렸다.
* 역자 주: 카사 파운드(Casa Pound)는 모더니스트 시인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의 집'이라는 의미이다. 뛰어난 시인이었던 파운드는 2차 대전 중에 친파시스트 활동을 벌여 투옥되었었다.
** 역자 주: 2009년에 결성된 5성운동(Movimento 5 Stelle), 약칭 M5S는 물·에너지·개발·환경·교통을 5개의 별로 내세우며 정책적으로 공공수도, 지속 가능한 발전, 지속 가능한 교통, 인터넷에 대한 액세스, 환경주의를 주장한다. 2018년 하원 선거에서 약 32%의 득표율로 제1당이 되어 북부동맹과 연정을 통해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일부 사회주의적, 생태적 주장에도 불구하고 반난민 정책에서 극우와 입장이 유사하다.
'상식'으로 포장된 극단적인 견해
이 시기는 다른 반동적 정책들 중에서도 이민 규제를 강화하고 망명 권리를 제한하며 이민자의 추방과 시민권 취소를 더 쉽게 만드는 "안보 법령"이 나타난 시기였다. 이 법령은 결국 2020년에 뒤집혔지만, 그 무렵에는 이미 살비니의 상징적인 승리로 작용했다.
2017년에 살비니는 이탈리아 유권자들에게 "상식 혁명"(common sense revolution)을 약속했다. 이는 곧 그의 당의 정치적 메시지의 핵심이 되었다. 이 아이디어는 극단적인 인종 차별 정책을 "보통 이탈리아인"이 공유하는 견해에 기반한 "정상적인" 아이디어로 묘사함으로써 극우 이데올로기를 주류로 가져오는 것이었다.
많은 포퓰리즘 극우 정치인들처럼, 그는 자신이 "모두가 진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큰 소리로 말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번성했다. 살비니는 "이탈리아인 우선"이라고 주장해왔지만 그에게 그것은 "전통적인"(어머니와 아버지로 읽는다) 가족의 백인, 가톨릭, 이성애자 이탈리아인을 의미했다. 그는 또한 국경을 폐쇄하고 이주자 수용소를 청소하는 것을 장려했다.
살비니의 상식적인 이미지는 결함이 있었지만 처음에는 성공적인 선거 전술로 판명되었다. 그러나 2019년까지 그는 일련의 잘못된 계산 덕분에 내러티브에 대한 통제력을 잃기 시작했다.
그중 첫 번째는 2018년 오성운동과 연합하여 형성한 정부를 중단하기로 한 그의 불운한 결정이었다. 강력한 여론조사 수치에 의해 유발된 오만과 선거 촉발에 대한 희망으로 살비니는 이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그러나 그의 도박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는 대신 그의 당을 야당 벤치로 이동시켰다.
살비니의 전술로 이익을 얻는 멜로니
살비니의 손실은 멜로니의 이득이었고 이탈리아의 정치적 우파에 대한 힘의 균형은 다시 한번 동맹에서 멀어졌다. 살비니가 지난 2년간 정부에 의회 지원을 해주면서, 멜로니는 자신을 "유일한 야당"으로 위치 지우고, 따라서 자신을 "진짜 이탈리아인"들과 더 접촉하는 것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한편, 그녀는 극우와 반동 사상을 주류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그의 성공을 활용했다.
살비니의 "상식" 전략의 핵심 요소는 파시즘의 위협을 경시하고 법과 질서 또는 더 강한 국경을 요구하는 것이 파시즘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신파시스트들이 번창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만들었다.
멜로니는 그녀가 명백히 강경한 견해를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당이 파시스트 과거를 떨쳐냈다고 자유롭게 주장해왔다. 포스트 파시스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전개되고 있다.
멜로니는 파시즘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파시스트 주장을 함으로써 대중을 가스 라이팅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파시즘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경고하는 사람들이 비합리적이라는 조롱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2022년 선거 캠페인의 특징인 무솔리니를 언급하는 개 휘파람***에서 예시된다. 동맹과 이탈리아 형제들은 모두 파시스트 시대에 처음 사용된 선거 슬로건을 배치했다. 후자는 심지어 그것의 전신인 네오 파시스트 MSI가 사용했던 삼색 불꽃 로고를 간직하고 있다.
*** 역자 주: 정치에서 개 휘파람(dog whistle)은 반대를 유발하지 않고 특정 그룹의 지지를 얻기 위해 정치적 메시지에 코드화 되거나 암시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개는 들을 수 있지만 사람은 들을 수 없는 초음파 개 호루라기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관심을 끌지 않으면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사용된다. 개 휘파람은 1990년대 호주 정치에서 유래했는데, "비 호주스러운" "불법적"이라는 용어로 반이민, 외국인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적 용어 대체하면서 반이민 정서에 편승했다.
멜로니는 동성결혼을 반대하고 이탈리아의 출산율 감소의 "긴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낙태 접근을 크게 제한하기를 원하며 유럽의 소위 "유대-기독교" 뿌리를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후자는 오랫동안 유럽 극우 이데올로기의 핵심 부분을 형성해 온 일반적인 이슬람 혐오적 비유이다.
그녀의 인종 차별은 또한 이민을 침략으로 묘사하는 것에서도 명백하다 - 해상 봉쇄와 "문서화되지 않은 이주"를 유엔의 음모로 묘사하는 것을 통해. 이것은 기꺼이 인종 차별적인 "거대한 대체"(great replacement) 내러티브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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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의 성공은 충격을 줄 수 있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 그녀는 교활한 소셜 미디어 운영자이자 전문가 전략가이지만 그녀의 길은 그녀보다 먼저 온 많은 인물들에 의해 깨끗이 닦아졌다. 살비니는 이제 그녀의 리드를 따르지만 정치의 주류인 오버턴 창(Overton window)****을 바꾸려는 그의 노력이 그녀를 오늘날의 정치인으로 만들었다. 그것은 몇 년이 걸려서 바로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는 과정이었다.
**** 역자 주: 미국의 정책 분석가 조지프 오버턴(Joseph Overton)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오버턴 창(Overton window)은 특정 시대에 주류 인구가 정치적으로 수용 가능한 정책의 범위를 지칭하며, 담론의 창(window of discourse)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에 따르면 어떤 아이디어의 정치적 실행 가능성은 정치인들의 개인적 선호보다는 주로 이 창에 속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창은 당시 여론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공직을 얻거나 유지하기에는 너무 극단적으로 보이지 않고 정치인이 추천할 수 있는 정책의 범위를 틀에 의해 만들어진다. 여기서는 살비니의 "상식 혁명"이 극우를 정상화함으로써 수용 가능한 오버턴 창의 범위를 극우 쪽으로 이동시켰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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