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이란의 '도덕 경찰' 가이던스 패트롤(Guidance Patrol, 페르시아어 گشت ارشاد)은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 페르시아어 مهسا امینی)가 '정숙한 복장'을 하지 않고 히잡을 너무 느슨하게 쓰는 "부적절한 히잡"을 했다며 그녀를 체포, 기소했다. 아미니는 구금되어 있는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고 3일 후에 사망했다. 당국은 그녀가 여성 의류에 대한 이란의 규칙을 가르치는 일종의 재교육 센터인 "안내 센터"에 다른 구금된 여성과 함께 머무르는 동안 그녀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한 것이며 자신들의 폭행과는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아미니의 아버지는 그의 딸이 건강상의 문제나 심장 질환의 병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타박상을 입었으며 그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경찰에 물었다고 말했다. 그녀가 사망한 후 9월 16일 이란인들은 전국의 거리로 나와 아미니를 위한 정의를 촉구했고, 그녀의 죽음에 당국과 도덕 경찰이 책임이 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시위대는 특히 이란의 가이던스 패트롤이 저지른 여성에 대한 폭력 행위에 대해 강한 반대를 드러내며 "잔, 젠데기, 아자디"(여성, 생명, 자유, 페르시아어 زن، زندگی، آزادی)"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위를 벌여왔다. 이 글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1월 호 기사 ‘We don’t want an Islamic Republic!’: How far can Iran’s protest movement go?의 번역으로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의해 촉발된 이번 시위의 의미, 기존 시위와의 차이, 참여 세력, 그리고 시위의 전망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우리는 이슬람 공화국을 원하지 않는다!'
이란의 시위 운동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마흐사 아미니 사망 이후 도덕 경찰 권력과 히잡 요건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시위가 이슬람 공화국 자체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됐다. 이것들이 변화를 가져올까?
Mitra Keyvan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의 80개 도시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 반정부 시위대가 '여성, 생명, 자유!',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독재자에게 죽음을!'을 외치고 있다. 이 사건은 9월 13일 도덕 경찰(가슈트-에르샤드[Gasht-e Ershad], '지도 순찰')이 22세의 쿠르드 출신 여성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를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매일 수천 명의 이란 여성들이 매일 머리카락이 드러나서 도전을 받고 있지만 이것은 달랐다. 아미니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3일 후에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녀의 장례식이 끝난 후, 쿠르디스탄 주에 있는 그녀의 고향 아이치에서는 분노가 전국으로 퍼졌다.
여성들은 거리로 나가 시위를 벌이면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있으며, 인터넷 차단에도 불구하고 히잡을 불태우는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아미니의 가족은 그녀의 공식적인 사망 원인(기존 의학적 질병, 이란 당국은 아미니가 구금중 급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가족에 따르면 아미니는 심장질환 병력이 없다 - 역자 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도덕 경찰의 빈번한 폭력을 고려할 때 구금 중 구타가 실제로 발생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미니는 순교자로 널리 여겨진다.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 이슬람 여성복장 규정, 도덕 경찰 그리고 히잡을 넘어선 이란 여성들의 "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과 "잔, 젠데기, 아자디"(여성, 생명, 자유) 9월 13일, 이란의 '도덕 경찰' 가이던스 패트롤(Guidance Patrol, 페르시아어 گشت ارشاد)은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 페르시아어 مهس
zigzagworld.tistory.com
경찰이 때때로 실탄을 사용하는 등 탄압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는 목표를 확장했다. 처음에 그들은 도덕 경찰의 권력과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는 요구(이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에 도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곧 그들은 '우리는 이슬람 공화국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외치며 정권 자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혁명 초기 몇 년간 정치를 지배했던 개혁파 야당 정치인들과 강경파 사이의 대치 상황은 로하니(Rohani)의 두 번째 집권 기간 동안 끝났다. 그 중요성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이제 두 진영을 모두 거부한다.
유세프 아바자리(Yousef Abazari)
이란은 과거에 많은 시위를 보았지만, 국내외에서 이렇게 많은 지지를 받은 적은 없었다. 2009년 6월 녹색운동*은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재선에 도전하여 정부가 투표함을 채운 것을 비난했다. '내 표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구호는 중산층 상층부를 동원했지만, 그 운동은 농촌에서 잘 일어나지 못했다.
* 역자 주: 이란 녹색운동(Green Movement, 페르시아어로 جنبش سبز ایران)은 2009년 6월 12일 이란 대통령 선거 이후 2010년 초까지 지속된 정치운동을 말한다. 시위대는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의 퇴진을 요구했다. 녹색은 처음에는 이란의 개혁 정치가이자 아마디네자드에 맞서 출마한 미르호세인 무사비(Mir Hossein Mousavi)의 선거 운동의 상징으로 사용되었지만, 선거 후에는 부정 선거로 간주했던 무효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화합과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녹색 운동 시위는 이란의 현대 정치사에서 중요한 사건이었고 1978-79년의 이란 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전개되었다. 시위는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운동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후 몇 달 동안 공권력과의 충돌 과정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체포되고 몇 명이 사망했다. 결국 시위는 동력을 잃고 사그라들었다.
2017년 말, 이란의 빈민층 다수의 사회단체는 각종 보조금 축소와 연료 및 기본 식료품 가격 인상에 대해 독립적으로 항의했다. 2019년에는 노동계급과 중산층 이하 이란인들이 비슷한 이유로 특히 대도시의 작은 마을과 가난한 교외 지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모든 시위는 거리의 무자비한 탄압과 수천 명의 체포로 중단되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이번에, 정부는 충분히 참아 왔던 전체 인구, 특히 여성과 젊은이들을 직면하고 있다. 이란의 8,600만 인구 중 절반(이 중 4분의 3은 도시에 산다)은 30세 미만이다. 이 젊은이들은 다른 나라에서 평범하게 보이는 것(심지어 친구들과 길거리에서 음악을 듣는 것조차) 때문에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일상생활의 제약에 진저리를 친다(1).
이란계 미국인 사회학자 아세프 바야트(Asef Bayat)는 "인간의 존엄성은 이 운동의 핵심입니다. 마치 사람들이 빼앗긴 청춘을 되찾고 싶어 하고, 평범하고 품위 있는 존재에 대한 요구를 표출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시위는 도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까지 이르렀다. 가장 격렬한 충돌 중 일부는 쿠르디스탄과 발루치스탄주(특히 자헤단 시)에서 발생했다.
인플레이션이 40%가 넘는 상황에서 이란 경제는 분노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이다.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대통령의 선거 공약 중 하나는 이란인들의 일상생활을 개선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021년 6월 그의 당선 이후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실제로 정부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추진을 막기 위해 고안된 서방의 제재 때문에 긴축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일련의 긴축 조치를 도입하고 일부 기본 식품에 대한 보조금을 줄였다. 이란인들의 구매력은 크게 떨어졌고 그들은 기본적인 식료품을 사기 위해 애쓰고 있다. 5월 12일 경제 일간지 자한에사나트(Jahan-e-Sanat)는 약 45%의 이란 사람들이 빈곤선 아래에서 살고 있고 10%는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고기, 계란, 유제품의 소비가 50%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뿌리 뽑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만성적인 부패도 있다. 당국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파사드(fasad, 부패)와 레쉬베(reshveh, 뇌물)는 일상생활과 비즈니스에 침투하여 GDP의 3분의 2 이상을 공기업 또는 반 공기업 및 조직에서 창출하는 국가에서 심각한 문제다. 8월 말 관영 언론은 이란 최대 철강회사인 모바라케 철강회사(Mobarakeh Steel Company)의 총 30억 달러 횡령에 대한 의회 조사를 보도했다. 테헤란 증권거래소는 주식 거래를 중단했지만, 소셜 미디어 사람들은 기소 결과에 대해 거의 환상을 갖지 않았다.
정치 지도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시위의 두드러진 특징은 정치적 지도부나 정체불명의 조직자가 없다는 것인데, 이는 주로 계속되는 탄압의 결과이다. 이 운동은 서방 국가와 걸프 국가들이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페르시아어 미디어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이렇게 많은 청중에게 도달했는데, 이들은 시위의 영상들을 널리 알렸다. 2018년 가디언은 영국에 기반을 둔 TV 채널 이란 인터내셔널이 사우디 회사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시사했다(2). 비록 이는 부인되었지만 말이다.
시위 몇 달 전, 이미 경제가 쇠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사회적 단속에 나서기로 결정했고, 거리에서 도덕 경찰의 존재감을 증가시켰고, 영화 제작자들과 바하이(Bahai) 소수종교 신도들을 체포했다. 동시에 시위대는 전체 체제를 거부하는 데 단결했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 개혁주의자들의 지위를 강화하지 못했다. 이란 사회학자 유세프 아바자리(Yousef Abazari)는 "혁명 첫해 공식 정치를 지배했던 개혁파 야당 정치인과 강경파 사이의 대치 상황은 하산 로하니(중도파로 알려진 로하니는 2013-2021년까지 집권함 - 역자 주)의 두 번째 집권 기간인 2021년에 끝났다. 그 중요성은 희미해졌고, 사람들은 이제 두 진영 모두를 거부한다"(3).
이번 거부는 정부가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더욱 강력하다(4). 실제로 정권을 지지하는 반대 시위가 조직되었고, 9월 24일 유엔 총회에서 막 돌아온 라이시는 경찰에 "국가와 국민의 안보와 평화를 훼손하는 자들에 대해 단호히 행동하라"라고 요구했다. 이란 사법부의 수장인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Gholamhossein Mohseni Ejei)는 9월 25일 폭동 진압 경찰 본부를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폭동의 지도자들과 조직자들에 대한 단호한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고 지도자인인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는 '이러한 폭동과 불안은 미국의 [그리고] 찬탈적인 시오니스트 정권의 소행'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히잡 문제가 이란을 불안정하게 하는 구실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머리를 완벽하게 가리지 않는 이란의 많은 여성들은 이슬람 공화국의 강력한 지지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히잡 요건 철회를 배제했다.
노동자들이 동참할 것인가?
그러나 정부는 문화혁명 최고위원회(Supreme Council of the Cultural Revolution)가 '자유대화의 전당'(national houses of free dialogue)을 세우는 등 몇 가지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이들 중 한 곳은 엄선된 90명의 학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최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화 의욕에도 불구하고, 10월 중순 현재 2,000명 이상이 체포되었고 약 20명의 미성년자를 포함하여 적어도 200명의 시위자들이 살해되었다. 그리고 이 잠정적인 수치는 프랑스 이란 학자 파리바 아델카(Fariba Adelkhah, 10월 초 임시 석방)와 같이 일반법 위반자와 간첩 혐의로 기소된 정치범과 외국인들을 수용하고 있는 테헤란 에빈 교도소(Evin Prison) 내부의 충돌 희생자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폭동과 불안정은 미국[그리고] 찬탈적인 시오니스트 정권의 소행이다. [히잡 문제는 나라를 불안정하게 하는 구실로 이용되고 있고] 머리를 완벽하게 가리지 않는 이란의 많은 여성들은 이슬람 공화국의 강력한 지지자들이다.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이 운동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또 누가 시위대에 합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베니란 아파다나 석유화학회사(Veniran Apadana Petrochemical Company)의 아살루예(Assaluyeh) 석유화학단지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행동은 확산되지 않고 있다. 교사들에 의한 파업은 아직 소규모이다. 1979년 샤(shah)의 몰락을 재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테헤란 그랜드 바자의 상인들은 아직 시위대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정권의 지지 기반, 특히 혁명수비대의 위치도 지켜봐야 한다. 이란 핵 협정에 대한 협상이 중단되고 모스크바에 가까워짐에 따라(이란이 9월 15일 상하이 협력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sation]의 정식 회원국이 되었다), 정권의 강경파는 지금이 중대한 양보를 할 때가 아니라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9월 20일 하메네이는 로하니 전 대통령을 포함해 서방에 너무 동조적이라고 생각했던 체제 판별 평의회(Expediency Discernment Council of the System)** 회원들을 대거 해임했다.
** 역자 주: 체제 판별 평의회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서 정치적 권능을 가진 회의이다. 그 구성원은 최고 지도자에 의해 임명된다. 체제 판별 평의회의 목적은 이란의 의회인 마줄레스(Majles)와 국정 일반을 감독하는 헌법수호위원회(guardian council, 의회 입법의 승인과 헌법 해석, 선거 후보 자격 심사 등의 권한을 가짐) 사이에 차이나 불일치가 생겼을 경우에 이를 해결하며 최고지도자에 대한 자문회의로서 기능한다.
그러나 이란의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 운동이 어떻게 되든, 그것은 이미 중요한 이득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도덕 경찰이 해체되거나 적어도 억제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여성들은 더 이상 그들의 머리를 가릴 것을 강요받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 큰 정치적 개방이 뒤따를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그것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1) See Thelma Katebi, ‘Wake up! I have things to say!’ Le Monde diplomatique, English edition, August 2020.
(2) ‘Concern over UK-based Iranian TV channel’s links to Saudi Arabia’, The Guardian, London, 31 October 2018.
(3) Naghd Eghtessad Siassi, Tehran, 26 September 2022.
(4) See Shervin Ahmadi and Philippe Descamps, ‘Iran: big hopes, smaller changes’, Le Monde diplomatique, English edition, May 2016.
'해외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어떻게 디지털 식민주의에 맞설 것인가: 디지털 식민주의의 정체와 대응 전략 (0) | 2022.11.20 |
|---|---|
| 나타나지 않은 공화당의 붉은 물결과 사라진 부동층: 미국 중간 선거의 핵심 시사점 (0) | 2022.11.10 |
| 세상에 만연한 불의와 인간의 도덕적 의무: '효과적 이타주의'의 자선을 넘어 '구조적 불의'에 대한 항의 (0) | 2022.11.05 |
| 2022년 미국 중간선거의 모든 것: 역대 중간선거 결과, 2022년 중간선거 의미와 전망, 그리고 2024년 대선에 대한 영향 (0) | 2022.11.04 |
| 이스라엘 선거: 네타냐후의 재선 전망과 그가 직면하게될 도전 (0) | 2022.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