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4부작과 '어른들의 거짓된 삶'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엘레나 페란테(Elena Ferrante)는 익명의 작가 아니 익명성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는 작가이다. 기자들이 그의 정체성을 찾고 폭로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그는 여전히 익명을 자신의 정체정으로 주장한다. 페란테의 익명성(anonymity)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아니 무수한 창조물이 될 수 있다. 독자들은 저자를 육신을 가진 실존적 인물에 고착하지 않음으로써 텍스트 독해의 자유를 획득하며, 그 자신이 텍스트의 또 다른 독해와 저자가 될 수 있다. 이 저자의 익명성이 특정한 육신을 가진 실존적 존재로 정체성을 갖는 순간 익명이 가졌던 아우라는 소실될 수 있으며, 저자와 독자가 가진 개방적 관계는 폐쇄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 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