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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승부조작: 선수 착취 위에 기생하는 노골적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결과물

UFC 옥타곤 안의 거친 파이터들의 대부분은 스타 파이터들을 제외하면 UFC라는 거대 기업 앞에서 힘없는 나약한 존재들이다. 아니 거의 노예와 다름없다.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와 같은 거대 스타들, 그리고 그 아래의 장기 계약권을 가진 중산층 선수들을 제외한 최하층 선수들은 자신들의 경기 영상이나 초상권과 같은 지적 재산권에 대해 권리가 없으며, 개별 후원자도 둘 수 없고, 패배를 당하거나 부상당했을 경우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당할 수 있는데 이들 최하층 선수들은 세금, 관리비, 코치비 등의 비용을 내면 대진료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 할 정도로 열악하다. 이러한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불공적 계약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조직도 결성할 수 없다. ..

스포츠 2023.05.29

베아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 아프리카와 흑인 노예 민화를 도용했지만 출처를 철저히 은폐한 제국의 동화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의 베스트셀러 피터 래빗(Peter Rabbit)은 영국은 물론 세계의 많은 어린이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그리고 일부 비평가들은 피터 래빗이 약자의 강자에 대한 복수라는 점에서 반제국주의적이고 반자본주의적 함의를 담고 있다고 하지만 이 이야기는 아프리카의 민화와 이 민화를 미국으로 옮겨간 흑인 노예들의 이야기에 기초하고 있다. 문학에서 민화와 전설은 소재로서 새로운 이야기의 출처와 재료가 되었다는 점에서 포터의 행위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피터 래빗의 플롯과 구조, 개개의 에피소드와 캐릭터들이 아프리카와 노예들의 민담에서 나온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포터가 이를 철저하게 은폐하고 자신의 독창적인 창작물로 주장했다는 것이다. 사실 영국의 한적..

문화 2023.05.28

책 금지의 세계사와 한국사: 진시황 분서갱유와 가톨릭 금서목록에서부터 '해리 포터' 금지까지 그리고 조선의 '정감록'부터 '즐거운 사라'까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는 연설에서 미국 우익들의 책 금지 시도를 비난했다. 이는 책 금지가 지금 미국에서 낙태 못지않은 또 다른 정치적 전쟁터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도서관 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 ALA)의 지적 자유 사무소(Office of Intellectual Freedom)에 따르면, 지난해 고유 출판물에 대한 도전 건수가 2021년에 비해 거의 40% 증가했다. ALA는 2,571개의 고유 출판물이 2022년에 금지되거나 도전을 받았다고 말한다. 펜 아메리카(PEN America)에 따르면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금지된 출판물 중 40%가 주인공이나 주요 등장인물이 유색인종이었고, 21%는 인종이나 인종차..

문화 2023.05.21

[뉴욕 타임스 비평 전문 번역] 임윤찬의 뉴욕 쿠데타: 뉴요커들을 홀린 그의 꿈의 연주

한국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뉴욕을 홀렸다. 5월 10일-12일 사이에 뉴욕 데이비드 게펜 홀에서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을 하고 있는 임윤찬의 5월 10일 공연을 관람한 뉴욕타임스 클래식 음악 전문 기자 Zachary Woolfe는 그의 연주를 "꿈같다"라고 표현했다. 이는 단지 연주를 훌륭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문자 그대로 생생함과 환상이 섞인 몽환적인 연주라고 극찬했다. 임윤찬은 원래 내년 2월 카네기 홀 쇼팽 솔로 연주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뉴욕 필하모닉의 예정된 공연 취소로 초대되었다. Woolfe는 임윤찬의 연주가 뉴욕 필하모닉에게 있어서 하나의 쿠데타(coup), 즉 대히트라고 평가했다. 그는 임윤찬의 공연에 대해 "수요일에, 그는 깔끔하고 대담한 기교, 비단같이 부드러운 음색, 그리고 명랑한 해학..

문화/음악 2023.05.12

[뉴욕타임스 전문 번역] 임윤찬, 관객을 열광시킨 19세의 피아니스트: 빅뱅 직전의 우주

5월 10-12일 사이 열리는 뉴욕 데이비드 게펜홀의 연주공연을 앞두고 임윤찬이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서 그는 유명한 연주자(famous performer)와 진지한 연주자(earnest performer)를 구분하며 자신의 성취를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은 여전히 빅뱅 이전의 우주, 즉 폭발 이전의 우주이며 여전히 배움의 한가운데 있는 학생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우주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글은 뉴욕타임스 문화부 기자 Javier C. Hernández의 뉴욕타임스 5월 9일 자 기사 A 19-Year-Old Pianist Electrifies Audiences. But He’s Unimpressed.의 번역으로 임윤찬에 ..

문화 2023.05.11

영국 왕의 왕관를 훔친 유일한 사람: 전설적 악당 토마스 블러드

찰스 3세(Charles III)의 대관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의 언행에 대한 구설수는 군주제 폐지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고, 세금을 통해 값비싼 군주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찰스 3세의 대관식을 둘러싼 각종 행사, 그가 걸칠 의복은 물론 그가 쓸 왕관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런데 영국 역사에서 왕의 왕관을 훔치고 거의 성공할뻔했던 대담한 도둑이 있다. 대령으로 불렸던 토마스 블러드(Thomas Blood)는 치밀한 계획 속에서 일당들과 함께 런던탑에 비치되어 있던 왕관을 절도했던 그는 현장에서 붙잡혀 교수형이 예상되었지만 찰스 2세와의 영리한 협상으로 교수형을 면했을 뿐만 아니라 왕으로부터 토지를 하사 받았다. 이 글은 History 채널 사이트의 20..

해외 시사 2023.05.06

한국계를 포함안 아시아계 미국인의 인종, 지리, 소득 및 교육 데이터: 한국계 미국인 190만 명으로 아시아계 5위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AAPI) 인구통계: 한국계 미국인 190만 명 인도계 미국인에서 라오스계 미국인에 이르기까지, 아시아계 미국인의 인구 통계는 교육적 성취에서 가족 규모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보통의 미국인들은 아시아인들을 단일한 집단으로 취급한다. 이들은 아시아인들이 미국인들보다 평균 소득이 높은 특권 소수민족으로 취급하지만 아시아인들은 단일한 집단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공식 센서스에서 한국과 중국, 인도, 하와이 및 기타를 포함해 11개의 민족군을 제시한다. 이 중 기타를 몽족, 파키스탄, 캄보디아 등으로 세분화할 경우 모두 17개의 민족군이 공식적으로 미국에 거주한다. 이들 민족군들 사이에는 인구수는 물론 가족 규모, 교육 및 소득 수준에서 엄청난 격차가 있다. 따라서 이 ..

해외 시사 2023.05.05

[유발 노아 하라리] 인류 문명의 운영체제를 해킹하는 인공지능(AI)과 이를 막기 위한 인류의 대응

대규모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에 기반한 ChatGPT, 그리고 DAL-E 및 기타 인공지능(AI) 도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부에서는 ChatGPT가 과학과 의학 등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열광하고 있으며, 다른 일부는 ChatGPT가 학문에서 표절, 취업 시장에서 창의적 일자리 박탈, 허위정보 유포를 통한 민주주의 파괴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암 촘스키는 인간 지능이 가진 인과추론과 도덕성을 결여한 인공지능 기반의 ChatGPT가 악의 평범성을 광범위하게 퍼뜨리는 주범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슬라보예 지젝은 인공지능 챗봇은 인간의 언어가 가진 뉘앙스, 아이러니, 빈정거림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

문화 2023.05.04

미국 대학들의 SAT 포기는 능력주의의 종말과 더 평등한 입시를 보장할 것인가?

미국에서 대학수능시험인 SAT와 ACT를 의무가 아닌 옵션으로 채택한 학교들은 이미 80%가 넘으며, 이 추세는 점점 더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 SAT나 ACT보다 고등학교 평점(GPA)이 학생들의 대학 졸업과 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SAT 혹은 ACT와 같은 대학입학 표준시험 성적 제출을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채택한 학교들이 빈곤층 학생, 다양한 인종의 학생, 여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미국 대학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부 인종, 특히 아시아계 학생들이 SAT 고득점 비율이 높아지면서 인종적 균형을 위해 SAT를 입학 사정에서 덜 중요시한 하버드나 예일과 같은 아이비리그 학교들이 관행이 법적 송사에 휘말리면서..

해외 시사 2023.05.03

물, 유럽 대륙의 다음 전쟁터: 최악의 가뭄으로 메말라가는 유럽 대륙과 유럽 정부들의 대응

유럽대륙의 동부에서 유럽의 녹색심장이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1년 넘게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륙의 서부와 남부, 북부는 조용하지만 격렬한 물과의 긴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강이 메마르면서 드러나는 중세 시대의 마을을 보고 흥분하는 고고학자들을 제외하면 가뭄은 유럽 전역에서 점점 더 근심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겨우내 빈약한 적설량과 적은 봄비는 길고 더워진 여름과 이에 따른 가뭄과 함께 올해 유럽을 최악의 가뭄으로 몰아넣을 전망이다. 빈약한 적설량으로 알프스 고산빙하가 햇빛에 더 빨리 놀아 내리고 이는 햇빛을 대기로 다시 반사하는 흰색 덮개를 제거해 얼음과 눈을 더 빨리 녹여 온난화를 촉진한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유럽의 가뭄이 더 악화되고 동시에 2021년의 홍수와 ..

환경과 에너지 2023.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