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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전문 번역] 손흥민: 최고의 인간, 최고의 플레이어이자, 프리미어리그 100골 달성한 최초의 아시아인

손흥민이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브라이턴과의 경기에 100호 골을 터뜨렸다. BBC는 손흥민이 100호 골을 터뜨리자마자 손흥민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글은 BBC Sports 4월 8일 자 기사 Son Heung-min: 'Top man, top player' and the first Asian to reach 100 Premier League goals의 전문 번역으로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진입부터 최근까지 그의 프리미어리그 활약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 BBC는 손흥민이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 인간성을 갖춘 인간으로 동료들로부터 존경받는 선수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100호 골이라는 업적은 끈질긴 노력은 물론 담대한 성격, ..

스포츠 2023.04.09

미국의 이라크 침공 20주년: 실향민, 난민, 그리고 파괴된 학교와 문화유산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의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쇼크 독트린'(The Shock Doctrine)의 서론은 미국이 대량살상무기를 핑계로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미국이 이라크의 공적 기관과 자산을 충격적으로 해체하고 사적 자본주의를 촉진했는가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했던 이라크 침공이 시작된 2003년 이후 20년이 흘렀지만, 이라크는 여전히 혼란 도가니와 파괴의 폐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침공이 야기한 수백만 명의 실향민과 난민은 물론 높은 인플레에 시달리는 경제, 문화유산의 약탈과 교육시설의 파괴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라크 사회를 괴롭히고 있다. 후세인 정권의 대량살상 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며 미국의 침공을 유도했던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미국의 주요 언론 그리..

해외 시사 2023.04.08

디지털 유목민, 저소득국가 지역 공동체의 파괴자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의 고원'과 함께 '유목'은 일종의 저항의 담론처럼 읽혀졌다. 고리타분하고 뒤떨어진 정주와 정주민을 넘어 끊임없는 탈영토화를 추구하는 유목민은 해방의 지표와도 같았다. 디지털화와 함께 끊임없는 촘촘해지고 좁아지는 세계 속에서 소위 '선진국'의 디지털 유목민은 저소득 국가의 지역공동체로 파고들어 가 그 지역의 주거와 공동체를 흔들고 분열시키고 있다. 이 디지털 유목민은 저항의 메시지와 해방의 비전을 실어 나르는 대신 디지털 유목민에게는 안주와 그들이 훑고 지나는 지역에는 속박의 현실만을 남기고 있다. 이 글은 UCL 인류학 박사 후보자 Dave Cook의 The Conversation 3월 31일 자 기고 Remote working: how a surge in digital nomad..

경제 2023.04.07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천의 칼' 대신 천송이의 꽃을: 일본 소비주의의 열광적 사운드트랙에서 실험과 행동주의로

청년시절 마르크스주의 활동에 몸을 담았던 사카모토 류이치였지만, 그는 자신의 음악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것에 엄격하게 선을 그어왔다. 물론 그것이 그가 신시사이저와 클래식 악기, 민속 악기, 자연의 소리 그리고 세계 곳곳의 음악의 결합을 통해 시대를 해체하고, 냉소하고, 비판했다는 것마저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 '기적의 경제'로 무한한 소비주의의 세계를 열어젖히던 1980년대에 사카모토 류이치는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 전통과 첨단, 냉정과 열정, 노골적인 글로벌화와 은둔적인 일본 지역주의하는 미학적 모순을 결합하여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전후 일본에 대한 번뜩이는 냉소적인 패러디를 음악적으로 재현했다. 1990년대 다소 장황하고 과장됐던 그의 작업은 2000년대 들어 창조적인 디지털 미니멀리즘에..

문화/음악 2023.04.06

위기의 인플루언서 산업: '주의력 경제' 속에서 인플루언서 노동조합과 파업?

우버 기사와 인플루언서 사이에 공통점이 있을까? 겉보기에는 완전히 달라 보이는 이 두 집단은 플랫폼 기반 긱 경제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주의를 끌며 존재를 드러내야 하는 주의력 경제(attention economy)의 인플루언서들은 변덕스러운 알고리즘, 플랫폼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콘텐츠 조정으로 실존적 불안을 겪고 있다. 플랫폼 제공자들의 이러한 일방적 횡포에 대해 최근 인플루언서 혹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노동조합의 조직과 파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파업을 하더라도 이들의 콘텐츠를 제작할 플랫폼 사용자들은 얼마든지 많기에 이들의 집단적 움직임은 현재까지는 플랫폼 제공사들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 이미 미국에서는 영화배우 조합(Screen Actors Guild,..

문화 2023.04.05

휴대폰 등장 50 주년: 휴대폰은 어떻게 등장하고 진화했으며, 어떻게 인류의 삶을 바꾸었는가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73년 4월 3일, 역사상 최초의 휴대폰 전화 통화가 이루어졌다. 오늘날 휴대폰은 사람들의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아니 그 반대로 인간은 휴대폰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인간의 뇌 속에서 사라진 모든 중요한 숫자와 이름, 기록, 기억, 일상이 모두 휴대폰에 기록되어 있으며, 이들 중 많은 부분은 매 순간 거대 기업들이 인간을 추적하는 빅 데이터를 구성한다. 휴대폰은 간단한 사진 촬영부터 고도의 의료 및 과학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휴대폰 50년의 역사는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했다. 이 글은 BBC Future에 4월 2일 자로 게재된 Tom Ough의 기사 The surprising ways cellphones have ch..

해외 시사 2023.04.04

미국이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을 막지 못하는 이유: 참사에 반응하지 않는 정치 체제

3월 27일 "미국의 총"이라 불리는 AR-15으로 무장한 총격범에 의해 내슈빌의 한 학교에서 6명이 사망하는 비극적 참사가 발생했다. 원래 전쟁에 사용되었던 M16을 개조한 AR-15은 9/11 직후 테러와의 전쟁이 공공연하게 선포되고 문화적 군사화가 강화된 2000년대 들어 전장이 아닌 가정으로 침투해 미국인 20명 중 1명이 소유하는 "미국의 총"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보통 4명 이상의 사망자 발생할 경우 이를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라 부르는데, 미국은 대량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총기 판매량이 급증한다. 총기 구매자 배경 조사, 구매 조건 강화, 반자동 소총 등 대량 살상에 이용될 수 있는 화기 금지와 같은 조항을 담은 총기규제 법안은 미국 의회에 번번이 가로막혀 왔다. 총기 소유를 시..

[워싱턴포스트] 미국을 분열시키는 총: AR-15는 어떻게 '미국의 총'과 민간인 대량살상 사건의 주역이 되었는가

지난 3월 27일 미 남부 테네시주 내슈빌의 사립초등학교에서 AR-15로 무장한 총격범이 6명을 사살하기 4시간 전 워싱턴포스트 탐사보도팀은 The gun that divides a nation라는 제하로 거의 논문 수준에 가까운 약 8,000 단어 분량의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글은 워싱턴포스트 3월 27일 자 기사 The gun that divides a nation의 전문 번역이다. 이 기사는 미국 성인 20명 중 1명, 즉 약 1,600만 명이 보유하고 2012년 이후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17건의 총기 난사 사건 중 10건과 직접 관련이 있는 AR-15가 어떻게 미국을 상징하는 "미국의 총"이 되었는가를 파헤치고 있다. 이 기사는 특히 베트남 정글과 같은 전쟁터의 군용 목적으로 개발되었던..

[슬라보예 지젝] 인공 바보: 인간의 언어가 가진 뉘앙스, 아이러니, 빈정거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챗봇, ChatGPT

ChatGPT에 대한 세계적 지성들의 관심이 뜨겁다. 얼마 전 변형생성문법의 창시자인 언어학의 대가 노암 촘스키는 ChatGPT가 인과적 추론과 도덕적 판단력을 결여하고 있으며 이 인공지능에 기초한 챗봇이 창의력을 발휘할 때 도덕성을 결여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창의성과 적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인공지능 챗봇이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고 뛰어넘는 시기는 생각보다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저명한 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인 슬라보예 지젝이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이 글은 슬라보예 지젝의 3월 23일 자 Project Sydicate 기고 Artificial Idiocy의 번역으로, 이 글에서 그는 챗봇이 인간의 언어가 가진 아이러니, 빈정거림, 성찰성과 ..

해외 시사 2023.03.31

내슈빌 총기 난사 사건: 군사용 총기는 어떻게 미국 가정이 가장 사랑하는 총기가 되었을까?

지난 3월 27일 미 남부 테네시주 내슈빌의 사립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6명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AR-15 스타일의 공격형 반자동 소총 2정과 권총으로 무장했다. AR-15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소총이라고 업계 수치는 지적한다. 워싱턴 포스트와 입소스(Ipsos)의 여론 조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 20명 중 1명, 즉 약 1,600만 명이 최소 1개의 AR-15를 소유하고 있다. 원래 군용 살상 무기였던 M16을 개조해 민간용으로 판매된 이 무기는 911 테러 이후 급속하게 미국 가정으로 파고들었다.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 총기 판매율은 급증했다. 미국 군대의 총은 이제 미국을 상징하는 총기가 되어 민간마저 지배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의 총기난사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