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2

[이코노미스트] 일본 만화를 압도하는 한국 웹툰

2021년 세계 웹툰 시장의 규모는 37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30년까지 그 열 배가 넘는 56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반면 만화출판 시장은 2021년 19억 달러로 2020년에 비해 2.3% 감소했다. 한국의 웹툰은 종이를 떠나 웹을 주요 공간으로 하는 혁신과 스마트 마케팅을 결합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장인정신과 전통을 고수하는 일본 만화는 내러티브를 전해하는 만화 칸의 독특한 배치와 복잡성으로 스마트폰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물론 아직까지 웹툰은 접근과 가독 편의성, 만화는 그림과 내러티브의 정교성이라는 서로 상대가 가지지 못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 차별화된 장점이 앞으로도 얼마나 명확한 구분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글은..

경제 2022.12.13

탈선한 빅테크: 다시 귀환한 19세기 말 '도금 시대'의 부패와 공익 약탈

오늘날의 미국 자본과 금융시장은 미국의 거대 독점자본이 형성과 주식과 금융 무질서가 존재하던 19세기와 매우 다르고 잘 규제된 것으로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철도건설이 붐이었던 19세기에 미국에서는 철도를 중심으로 거대 독점자본이 형성되었고, 금융 조작과 기업의 신용대출에 대한 손쉬운 접근, 신생 분야에 대한 투자 과열 그리고 이러한 신흥 기업들의 주가조작과 투기, 노동자 착취가 횡행했다. 반더빌트와 같은 독점자본가들은 거의 황제와 같은 권한을 행사했으며 빈부의 격차는 극대화되었다. '도금 시대'(gilded age)라 불리던 이 시대는 겉은 황금처럼 빛났지만 속은 썩어 문드러진 부패의 시대였다. 2008년 불황 이후 초저금리와 빅 테크들의 시장 독점과 경쟁 억압, 투자 과열 그리고 암호화폐 ..

경제 2022.11.28

실리콘 밸리의 대량 해고와 빅테크 시대의 종말: 커지는 닷컴 버블 재현 우려

마크 주커버그와 제프 베조스 등 빅테크 기업들의 CEO와 일론 머스크는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억만장자에서 조만장자로 등극했다. 하지만 주커버그가 거시경제 침체를 이유로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접수하면서 인원의 절반을 해고하면서 실리콘 밸리에 본격적인 한파가 찾아왔다. 지난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미국의 성장을 주도하며 S&P 500의 총가치의 거의 30%를 차지했던 기술 기업들은 고금리로 확실한 수익이 없는 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를 꺼리는 투자자들 앞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무료 급식, 마사지, 애완견 산책과 같은 전례 없는 혜택을 받으며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과 거대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연봉을 높이며 직장을 취사선택했던 기술자들은 이제 꽁꽁 얼어..

경제 2022.11.14

암호화폐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할 때: FTX사태의 본질과 암호화폐의 거품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의 하나였던 FTX의 수상한 내부거래와 자금 운용은 320억 달러 가치의 기업을 하루아침에 파산시켰다. 그러나 FTX의 붕괴는 FTX를 넘어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이후 3조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8,000억 달러로 축소된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는 FTX이후 더 축소될 전망이다. 한때 공식 화폐와 부패한 은행을 대체하며 새로운 금융의 주류를 꿈꾸었던 암호화폐는 이제 추운 겨울을 지나 혹독한 빙하기로 접어들었다. 이 글은 The Atalantic과 CoinDesk의 암호화폐 전문 기고가인 뉴욕 주재 작가 Will Gottsegen의 The Atlantic 11월 11일 자 기고 You Can Forget About Crypto Now의..

경제 2022.11.13

FTX 위기는 다른 암호화폐와 금용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바이낸스에 이어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최근 설립자인 샘 뱅크먼-프리드가 보유한 암호화폐 헤지펀드 알라메다(Alameda)의 대차대조표에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FTX 자체 암호화폐 FTT가 있으며, 이를 추가 대출에 담보로 활용해왔다는 보도와 함께 대규모로 고객들이 자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월스트리트저널은 FTX가 알라메다에 100억 달러의 고객 자금을 대출해 도박을 했다며 추가 폭로를 했다. FTX의 위기는 이미 다른 암호화폐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암호 화폐 겨울"을 더욱 춥고 길게 만들고 있다. 이 글은 Guardian의 세계와 영국 기술섹션 편집자인 Dan Milmo와 Alex Hern의 ..

경제 2022.11.11

사멸과 재생의 공존 속의 미국 쇼핑몰: 자본주의의 성지와 공동체 향수 사이에서

미국 쇼핑몰의 이야기는 이제 잘 알려져 있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건축가 빅터 그루엔(Victor Gruen)은 1938년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1954년에 그는 디트로이트 근처에 있는 최초의 야외 교외 쇼핑 플라자를 디자인했다. 2년 후인 1956년 그루엔이 디자인한 사우스데일 센터(Southdale Center)가 미네소타주 에디나에 문을 열었다. 그것은 미국 최초의 폐쇄형 쇼핑몰이었다. 쇼핑몰의 전성시대였던 1990년대 중반 전형적인 대형 쇼핑몰의 규모는 평균 120만 평방피트며, 그 안에는 142개의 상점이 있었다. 최초의 쇼핑몰 이후 60여 년 동안 전국에 최대 1,500개의 쇼핑몰이 세워졌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은 쇼핑몰 건설을 중지했다. 지난 10여..

경제 2022.11.02

[조지프 스티글리츠] 전쟁 승리는 평시 경제가 아닌 전시 경제로 달성된다

2022년 전 세계 인플레이션 비율이 7.4%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 불황의 6.33%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치솟는 기름값과 식품비용으로 정권의 안위마저 위협받고 있으며,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은 높은 에너지 비용과 생활비 급등으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서 서민들은 높은 전기세 가격과 연료비용에 경악하고 있지만 거대 에너지 기업들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횡재 이익을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새로운 가격정책과 아무런 추가적 비용 없이 횡재 이익을 거두고 있는 거대 기업들에 대해 횡재세를 부과 정책이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평시 경제정책을 넘어서는 전시정책을 통해 실현될 수 있으며, 이미 우크..

경제 2022.10.27

공포의 사무실 칸막이의 역사: 개방형 사무실 vs 칸막이 사무실 그리고 권력

■ 역자 주: 사람은 공간을 만들지만 공간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사무실 공간을 나누는 파티션, 더 정확히는 칸막이 혹은 큐비클(Cubicle)은 독일에서 수입된 사무실 경관(office landscape)이란 의미의 뷰로란트샤프트(Bürollandshaft)의 개방형 사무공간이 소통의 용이함과 평등의 목적에서 불구하고 소음과 시각적 불편을 야기했기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1960년 대에 등장했다. 하지만 독립성과 유연성을 보장하려던 큐비클은 1980년대 이후 미국 노동자들의 고립과 과로, 불안정성, 일회성의 상징이 되었으며 사람들은 다시 개방형 사무실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이 글은 현재 펜실베니아 주 민주당 상원의원인 니킬 사발(Nikil Saval) 잡지 n+1의 편집장 시절인 월스트리트저널 201..

경제 2022.10.14

세계 최대 기업 아마존의 착취와 노동탄압: 아마존의 혁신 뒤에 숨은 '악마의 맷돌'

■ 역자 주: 노조 결성을 방해하고 관련 직원을 해고하는 아마존 경영진들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아마존의 스탠튼 아일랜드 노동자들은 처음으로 노조 결성에 성공했고, 뒤이어 올버니 등 각지에서 노조를 결성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작업을 체계적으로 쪼개는 테일러리즘과 이 분업을 조립라인으로 가져오는 대량생산의 포디즘을 결합한 아마존의 소위 '혁신'적인 물류시스템은 가혹했던 17-18세기 초기 자본주의와 닮았다. 영국의 시인 블레이크는 And did those feet in ancient times라는 시에서 전통적 방앗간을 해체하고 농민들을 경작지에 쫓아내 노동자로 만드는 제분소를 '악마의 맷돌'(satanic mills)로 묘사했으며, '..

경제 2022.10.01

시진핑 시코노믹스의 7대 핵심 정책: 일대일로에서부터 뉴노멀, 쌍순환, 공동부유 그리고 제로 코로나까지

■ 역자 주: 다가오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의 3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시진핑의 경제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노믹스(Xinomics) 혹은 시코노믹스(Xiconomics)라 불리는 시진핑의 경제노선은 기존의 선부(先富) 즉 먼저 부유해지자는 성장 우선 정책으로부터의 선회를 의미한다. 특히 시코노믹스는 미국과의 글로벌 헤게모니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신냉전 상황에서 기존의 개방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수출 중심에서 내수 위주의 성장을 강조하는 쌍순환 속에서 분배 정책을 강화하여 중산층을 강화하는 공동부유를 내세우고 있다. 이 글은 이 글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SCMP)의 8월 25일 자 기사 Exp..

경제 202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