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63

[조지 오웰] 멋진 차 한잔을 만들기 위한 11가지 규칙

1946년 1월, 2차 대전의 여파로 아직 배급제가 있던 영국에서 조지 오웰 (George Orwell)은 차에 관한 에세이를 썼다. 오웰은 중국 차 대신 인도 차를 선호하거나, 찻주전자는 도자기가 좋으며, 차는 강해야 하며, 차를 먼저 따르고 우유는 나중에 따라야 하며, 설탕은 차의 맛을 빼앗는다는 등의 여러 규칙을 열거했다. 오웰의 이 에세이가 분명 멋진 차를 만들기 위한 왕도는 아니며, 그 스스로도 인정하듯 맛있는 차는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차에 관한 그의 에세이는 차에 관한 반쯤 진지한 그리고 반쯤 우스개의 논쟁 아닌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아래 글은 오웰의 이브닝 스탠더드, 1946년 1월 12일 자에 게재한 에세이 A Nice Cup of Tea의 번역으로 ..

건강 2022.12.18

반려동물에 대한 애도가 사람에 대한 애도보다 더 힘든 이유: 공감 실패와 박탈된 슬픔(disenfranchised grief)

반려동물을 잃은 후, 많은 사람들은 해결될 수 없고 복잡한 슬픔을 경험한다.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은 때론 주변에서 인간과의 사별만큼 공감과 이해, 위로를 받지 못해 더 복합적인 슬픔으로 변할 수 있다. 이처럼 슬픔이 죽음과 상실을 다루는 더 큰 사회의 태도와 맞지 않고 공감되지 못하는 경우를 사람들은 박탈된 슬픔(disenfranchised grief)이라 부른다. 애도 과정에서의 이러한 지원과 공감 부족은 상실과 슬픔의 정서적 고통을 연장시킬 수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슬픔은 사람들과 반려동물과의 관계의 정도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사회적 및 신체적 상황과 연령, 그리고 문화에 따라 그 강도가 다를 수 있다. 이 글은 바스 대학교 심리학 및 죽음과 사회 센터의 교육학 부교수 Sam Carr의 The Co..

건강 2022.12.09

영구 동토층 해빙과 함께 풀려난 판도라 바이러스는 얼마나 위험한가?

지구 온난화와 함께 북극의 빙하와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문제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포함하여 수천 년 동안 얼어 있던 유기물이 방출되고 있는데, 일부는 여전히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바이러스들은 포유류는 물론 인간에게 위험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영구동토층에서 과거 감염으로 죽은 사람들과 짐승들의 발견과 함께 이들로부터 방출되는 박테리아와 항생제 내성 생물이다. 이 글은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교 의학 교수 Paul Hunter의 The Conversation 12월 5일 자 기고 Pandoravirus: the melting Arctic is releasing ancient germs – how worried s..

건강 2022.12.06

기후 위기는 곧 보건위기: 다가오는 새로운 팬데믹에 대비하는 새로운 보건 및 금융 체제

기후 위기가 공중 보건 위기를 야기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기후 연구자와 보건 연구자에 의해 지적되어 왔다. 기후 변화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말라리아, 황열병, 뎅기열과 같은 감염성 모기 매개 질병이 북유럽과 캐나다까지 퍼지게 하면서 치명적인 병원체의 서식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기후 위기는 개발 도상국 전역에서 말라리아, 콜레라 및 주혈흡충증의 확산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후 위기에 의해 야기되는 보건위기에 대한 대처는 여전히 미진하다. 기후 변화에 의해 야기되는 보건위기는 코로나19와 같은 또 다른 팬데믹을 예고하고 있다. 기후 위기에 가장 덜 책임이 있지만 가장 커다란 피해를 입고 있는 저개발국들은 '선진국'의 백신 민족주의와 재정적 부담으로 기후 위기에 의해 야기되..

건강 2022.12.05

윤리적 동물 연구는 가능한가?: 동물 연구의 4R(감소, 정제, 대체, 재활)

영화와 드라마, 기사를 통해 우리는 수많은 실험동물들이 비윤리적인 처우를 받는 것을 목격해왔다. 동물에 대한 과학자들의 비윤리적 대우는 오랫동안 악명이 높았으며, 때문에 어떤 제품들은 설명에 동물실험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지 않았다는 문구를 박음으로써 소비자들의 동물실험 혐오를 완화하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동물 연구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은 이미 1960년대 초반부터 보급되었다. 이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흔히 3R로 표현되는 감소(reduction), 정제(refinement), 대체(replacement)이다. 환경운동과 동물권 운동의 동물실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던 1990년대 후반부터는 여기에 더해 4번째 R인 재활(rehabilitation)이 추가되었다. 이 글은 국립 보건원 신경과학 박사..

건강 2022.11.24

전문가가 제공하는 압사 사고에서 생존하는 10가지 팁

지난 10월 29일 이태원에서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군중 재앙은 군중 충돌에 의해 발생했다. 대규모 압사를 발생시키는 군중 재앙은 보통 종교, 축제, 운동경기라는 3대 조건에 의해 발생한다. 언론들의 보도와 달리 대규모 군중 재앙의 경우 사망의 원인은 트램플링(trampling), 즉 일군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짓밟혀 죽는 경우가 아니라 압축성 질식(compressive asphyxia)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대규모 군중 사고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은 막스플랑크 인간개발연구소 군중행동 전문 학제 간 연구원 Mehdi Moussaid의 The Conversation 2019년 2월 27일 자 기고의 2022년 10월 31일 자 업데이트 버전 Ten tips f..

건강 2022.11.06

건강 음료를 둘러싼 '커피 vs 차' 대결의 승자는?: 섬유원, 정신집중,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심장질환과 암, 제2형 당뇨, 스트레스, 장수에 대한 커피와 차의 효능 비교

■ 역자 주: 커피와 차 중 무엇이 더 건강에 좋은가라는 질문은 이미 오래된 것이며, 그에 대한 답변은 아직까지 진행 중이며 조만간 끝나지 않을 질문이기도 하다. 커피와 차는 정신 집중과 심장질환, 스트레스 등등 이미 잘 알려진 건강에 대한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커피가 차보다는 대한 건강 순기능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순전히 서양인들의 커피에 대한 선호와 그에 따른 서양에서의 연구가 차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에 기인한다. 따라서 커피가 차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은 문화적 편향에 기초한 과학적 연구의 기묘한 결과이며 앞으로 연구에 의해 반박될 수 있는 현재 진행형 결론에 불과하다는 것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워싱턴 포스트의 2022년 10월 4일 자 기사 Coffee..

건강 2022.10.06

기후 변화와 뎅기열의 확산: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뎅기열 지역감염

■ 역자 주: 기후 변화는 많은 전염병, 특히 말라리아 및 뎅기열과 같은 매개체에 의한 전염 질병의 전 세계 발자국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변화는 말라리아, 뎅기열, 리프트 밸리 열과 같은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일부 질병의 위험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엘니뇨 순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기후변화에 의한 온난화는 뎅기열을 퍼뜨리는 주요 벡터 혹은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 및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의 최근 확산과 관련이 있다. 온난화는 새로운 지리적 영역이 모기의 라이프사이클과 뎅기열 전염에 환경적으로 적합하게 만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중요한 두 가지 주요 모기 매개 질병인 말라리아와 뎅기열은 최근 이러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아 확산되고 ..

건강 2022.09.27

근시 세대의 등장: 근시, 안경과 렌즈 인구가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이유 그리고 치료법

■ 역자 주: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세계의 평균 30%가 현재 근시이다. 근시 인구가 높은 지역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 중국 , 일본 등으로 근시 유병률이 80~90%에 달하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다. WHO의 2019년 보고에 따르면 한국 도시지역의 청소년 근시 유병률은 97%에 달한다. 근시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은 40년 만에 거의 두 배가량 증가한 42%의 유병률을 보고했다. 최근 시드니 근시 연구는 17세 중 31%가 근시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10여 년 전 유병률의 16배에 달한다. 근시 인구는 계속 증가해 2050년에는 거의 50%가 근시일 것으로 추정된다. 근시는 녹내장, 백내장, 망막박리 등 시력을 위협하는 합병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2015년에 교정되지 않..

건강 2022.09.18

라임병, 인간의 생태계 파괴가 불러 온 재앙: 기후 변화와 진드기 매개질병 시대의 퍼펙트 스톰

■ 역자 주: 틱(tick) 혹은 진드기를 매개로 하는 인수공통(zoonotic) 질병으로서 라임병은 라임병(Lyme disease)은 1970년대 중반 미국 코네티컷 주의 올드 라임(Old Lyme) 지역의 숲에 인접한 지역에서 활동하던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난 관절병 증상의 연구과정에서 처음 인식되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14.5%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유럽과 북미에서 흔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이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히 동유럽과 동아시아에서 각각 인구의 21%와 16%가 라임병을 가졌었거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지역들에 비해 특히 높았다. 2001-2010년 연구에서는 약 8%만이 라임병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라임병이 상당한 상..

건강 2022.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