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크기?: 한국의 1.3배, 영국의 50%, 이탈리아의 40%

Zigzag 2022. 6. 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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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14일이 넘었다. 우크라이나 인들의 끈질긴 투쟁에 서방 지도자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일방적 승리에 의한 단기전으로 마무리되어야 할 전쟁이 우크라이나인들의 '의외'의 영웅적 투쟁으로 의외의 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에 이들의 일부는 내심 당황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에 따를 생활비 상승 등으로 불안정해지는 내정을 우려하는 이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전쟁 이전의 현상유지로의 복귀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상당한 영토를 상실한 현상태에서의 정전을 요구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우크라이나는 상실한 영토에 대해 주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6월 2일 마리우폴의 한 공동묘지의 새로운 무덤들. 사진: AFP via Getty Images

6월 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룩셈부르크 의회에서 열린 화상회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20%를 점령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에게 분쟁의 최전선이 현재 1,000km 이상으로 확장되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면적은 603,548 km²이다. 러시아가 6월 13일 현재 일시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면적은 현재 126,645 km²로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20%에 해당된다.

우크라이나는 영토의 20%를 상실했지만 전쟁의 장기화를 바라지 않으면서 동시에 러시아와 서방 모두 체면을 잃는 것을 원치 않는 서방 지도자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지난달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우크라이나가 동쪽에 있는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러시아에 양도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며 협상이 2월 침공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청중들에게 말했다. 뉴욕타임스 편집위원회도 5월 19일 자 사설에서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위해 "고통스러운 영토 결정"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비슷하게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상실한 면적의 크기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교가 도움이 된다. 한국의 면적은 100,210 km²로 6월 13일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126,645 km² 는 한국 면적의 약 1.3배에 해당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월 프랑스 언론인들에게 러시아가 굴욕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으로 우크라이나의 분노를 촉발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이탈리아 텔레비전에서 "우리는 우리의 영토를 지불함으로써 누군가의 체면을 세워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나는 그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응답했다. 그는 마크롱의 제안을 "시간 낭비"라고 일축했다. 프랑스의 면적은 543,940 km²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은 프랑스령 기아나를 포함해 프랑스 영토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영토 상실로 이어질 휴전을 제안한 바 있다. 이탈리아의 면적은 302,068 km²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이탈리아의 42%와 같은 규모이다.

석유와 가스 자원 등 에너지를 러시아에 크게 의존해 대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이었던 독일의 면적은 357,588 km²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지역은 독일 영토의 3분의 1 이상(36%)이다.

영국 면적은 243,610 km²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영국 영토의 절반 이상(52%)에 해당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확실히 직접적인 당사자는 물론 서방에게도 몹시 당혹스럽고 곤란한 도전을 제기한다. 과연 핵보유국 러시아와의 전면전을 피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패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승리로 핵을 보유한 러시아의 예측할 수 없는 세계대전 도발을 막고,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면서도 그 제재로 인한 에너지 가격과 생활비 상승은 원하지 않는 등등의 모순적 과제가 이들 앞에 놓여있다. 우크라이나에게 정전을 요구하는 서구의 지도자들의 입장은 그들의 곤란한 처지에서 이해할 수 있으나 자신의 영토를 이미 20%나 상실한 우크라이나 인들에게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다. 따라서 전쟁의 종식은 물리적 승리와 패배의 문제를 넘어 정치적, 도덕적, 외교적 난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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