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4

책 금지의 세계사와 한국사: 진시황 분서갱유와 가톨릭 금서목록에서부터 '해리 포터' 금지까지 그리고 조선의 '정감록'부터 '즐거운 사라'까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는 연설에서 미국 우익들의 책 금지 시도를 비난했다. 이는 책 금지가 지금 미국에서 낙태 못지않은 또 다른 정치적 전쟁터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도서관 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 ALA)의 지적 자유 사무소(Office of Intellectual Freedom)에 따르면, 지난해 고유 출판물에 대한 도전 건수가 2021년에 비해 거의 40% 증가했다. ALA는 2,571개의 고유 출판물이 2022년에 금지되거나 도전을 받았다고 말한다. 펜 아메리카(PEN America)에 따르면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금지된 출판물 중 40%가 주인공이나 주요 등장인물이 유색인종이었고, 21%는 인종이나 인종차..

문화 2023.05.21

[조지 오웰] 멋진 차 한잔을 만들기 위한 11가지 규칙

1946년 1월, 2차 대전의 여파로 아직 배급제가 있던 영국에서 조지 오웰 (George Orwell)은 차에 관한 에세이를 썼다. 오웰은 중국 차 대신 인도 차를 선호하거나, 찻주전자는 도자기가 좋으며, 차는 강해야 하며, 차를 먼저 따르고 우유는 나중에 따라야 하며, 설탕은 차의 맛을 빼앗는다는 등의 여러 규칙을 열거했다. 오웰의 이 에세이가 분명 멋진 차를 만들기 위한 왕도는 아니며, 그 스스로도 인정하듯 맛있는 차는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차에 관한 그의 에세이는 차에 관한 반쯤 진지한 그리고 반쯤 우스개의 논쟁 아닌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아래 글은 오웰의 이브닝 스탠더드, 1946년 1월 12일 자에 게재한 에세이 A Nice Cup of Tea의 번역으로 ..

건강 2022.12.18

[조지 오웰] 고물상의 매력: 호기심, 유용성, 그리고 사재기 본능을 자극하는 공간

파리의 도시적 풍경과 백화점의 틈바구니들 속에서 사라져 가는 아케이드를 사랑했던 독일의 철학자이자 평론가였던 발터 벤야민은 지독한 수집광이었다. 조지 오웰은 벤야민처럼 골동품상 대신 고물상에서 스러져가는 근대의 매력을 발견했다. 아래 번역한 그의 1946년 1월 이브닝 스탠더드(Evening Standard) 에세이 Just Junk – But Who Could Resist It? 는 고물상이 왜 우리를 잡아끌고 우리는 왜 그 인력에 저항할 수 없는가에 대한 재치 넘치는 글이다. 오웰에 따르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고물상의 낡은 물건들의 향연, 그런 호기심과 별도로 때로 유용한 쓸모를 가진 물건들의 발견, 그리고 갈까마귀나 아이들처럼 물건을 수집하는 본능이 우리로 하여금 고물상을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문화 2022.12.15

[조지 오웰] '물속의 달'(Moon Under Water): 완벽한 펍(Pub)의 조건

18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영국의 펍은 영국 대중들의 중요한 생활과 소통의 공간이다. 때론 동네의 풍문, 선거 운동, 축구경기 관람이 벌어지는 이곳은 노동계급의 성장과 함께 확대되었으며 원래 공공의 집(public house)이라 불릴 만큼 대중들에게 친숙한 공간이다. 19세기 이후 공공연한 술집으로 변질되기 전까지 펍은 일반 바에서는 간단한 집회나 토론, 게임과 음주를 하고, 별도의 바에서는 보다 친숙한 모임이 이루어지곤 했다. 조지 오웰은 펍이 지나치게 남성 중심의 술집으로 변질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 글은 오웰이 1946년 영국 신문 이브닝 스탠더드(Evening Standard)에 게재한 에세이 '물속의 달'(Moon Under Water)의 번역으로 여기서 그는 다음과 같은..

문화 2022.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