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사

부패로 무너진 아프가니스탄 국가: 미국과 아프간 엘리트 사이의 부패와 약탈 동맹

Zigzag 2021. 8. 3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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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조국을 버리고 도주하고, 아프간 정부군이 힘없이 백기를 들면서 탈레반은 손쉽게 카불을 접수했다. 그다음 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자신을 지킬 의지가 없는 아프간 사람들을 대신해 미국이 싸울 의지까지 줄 수는 없다며 아프간 사람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미국은 아프간 정부가 부패했으며, 자신들이 제공하는 원조가 부패한 군벌과 탈레반의 수중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으며, 미국의 전직 고위 관료들과 군수업체들은 아프간 엘리트와 결탁해 아프가니스탄을 착취했고 부패를 조장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부패한 아프간 엘리트와 그와 결탁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붕괴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이 글은 Guardian에 8월 30일 자로 게재된 정부기관의 책임성과 투명성에 대한 탐사보도 저널리스트 Zack Kopplin의 기사 Afghanistan collapsed because corruption had hollowed out the state를 번역한 것이다. 이 기사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붕괴의 책임을 고통에 시달려왔고 시달릴 아프간 시민에게 돌리기보다는 자신들과 부패한 아프간 관료들에게 돌려야 한다는 사실을 탐사보도에 기초해 제시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부패가 국가를 공동화했기 때문에 붕괴되었다.

최고 수준의 절도, 강탈, 족벌주의로 유지된 아프간 국가

"아프가니스탄 군대가 그렇게 빨리 붕괴된 한 가지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헤라트 주(Herat province) 한 군사 기지의 아프간 국군 (Afghan National Army, ANA) 병사들. 사진 출처: Hoshang Hashimi/AFP/Getty Images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휩쓸었을 때, 이 무장 단체는 거의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았다. 현재 아슈라프 가니(Ashraf Ghani) 전 대통령은 아랍 에미리트 연합으로 피신했으며, 그의 대사 중 한 명은 그가 나가면서 1억 6,900만 달러(1억 2,300만 파운드)를 훔쳤다고 비난했으며, 아프간군은 싸우지 않고 녹아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 정복의 책임을 아프간 국민에게 돌렸다. "우리는 그들에게 모든 기회를 주었습니다, "라고 그는 말했다. "그들의 미래를 위해 싸울 의지를 우리가 제공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에 고문당하거나 살해될 수도 있는 아프간 시민들을 조국의 붕괴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고 부도덕한 일이다. 탈레반의 승리는 엘리트들, 특히 미군 고위 인사들과 아프간 정치인들의 부패와 정실주의의 산물이다.

아프가니스탄의 부패는 오랫동안 국제 관측통들과 자국민들 사이에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2020년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아프가니스탄을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 20위 안에 올렸다. 미국 정부 자금이 군벌과 범죄 조직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갔다는 보고는 흔한 일이었고, 족벌주의는 연이은 행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손상시켰다. 아프간 국민들과 아프간 군대가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것을 거부했다면, 그것은 부분적으로 국가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군대가 그렇게 빨리 붕괴된 한 가지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7월에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군대가 300,000명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국방부는 그 숫자가 부풀려진 것임을 알고 있었다. 아프간 군 지휘관들은 가짜 병사들에게 할당된 여분의 돈을 착복해 왔다. 존 솝코(John Sopko) 아프간 재건 특별감찰관은 2017년 연설에서 "유령 인력의 숫자가 수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발표된 웨스트포인트(West Point) 보고서는 아프간 정부의 실제 전투 병력은 9만 6,000명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카불이 함락될 무렵, 이 군인들은 더 이상 월급이나 식량조차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군대는 서류상으로 존재했을 뿐만 아니라 미군 계약자를 통해 펜타곤이 의도치 않게 탈레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었다. 네이션(Nation)의 2009년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의 국방부 물류 계약에서 나온 돈의 10%에서 20%(수억 달러)가 탈레반으로 흘러들어 갔다고 추정한 미군 관리의 말을 인용했다. 네이션은 "아프가니스탄의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장국(National Director of Security)이 이 문제에 대해 미군에게 경고했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러한 지불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 탈레반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일군의 가족들이 탈레반에게 돈을 지불한 혐의로 다른 군수업체를 고소했다.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국방부와 아프간 엘리트에 의해 촉진된 탈레반 자금 조달의 또 다른 흐름은 아프가니스탄의 광물 부를 착취하는 것이었다.

지난 4월, 필자는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잘 연결된 미군 계약자들과 함께 광산 부패에 연루된 조직범죄 및 부패 보고 프로젝트(Organized Crime and Corruption Reporting Project, OCCRP)에 대한 조사를 공동 집필했다.

약 1조 달러 상당의 광물이 이 나라의 지표면 아래에 묻혀 있다. 탈레반이 인수하기 전, 아프간 법은 기업이 소규모의 미등록 광산에서 광물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광산의 대부분이 탈레반, 다른 테러 단체 또는 지역 군벌에 의해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이 광산에서 구매한다는 것은 적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우리의 보고에 따르면 분명히 가니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이 규칙에 대한 예외를 얻을 수 있었던 회사가 한 곳 있었다.

그의 사무실은 미 군수업체 SOS 인터내셔널(SOS International, SOSi)의 아프간 자회사가 6개 지역의 무허가 광산으로부터 스테인리스강에서 귀중한 성분인 아(亞)크롬산염(chromite)을 취득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승인했다. 이 회사는 카불 외곽에 공장을 세우고 아(亞)크롬산염을 분쇄하고 수출할 계획을 세웠다.

SOSi는 미군과 정보부와의 관계가 깊다. 이 회사는 전 CIA 국장이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최고 사령관인 데이비드 페트라우스(David Petraeus) 장군의 사무실에서 많은 인원을 채용하여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했다. 아프간 고위 관계자는 "SOSi가 본질적으로 미국 국방부의 전선(front)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OSi는 더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었다. 에미리트 비밀보호국에서 유출된 기밀문서에 따르면 대통령의 동생인 하시마트 가니(Hashmat Ghani)가 SOSi 자회사의 2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탈레반에 흘러들어 가는 광물 자금을 넘어 이 거래는 아프가니스탄이 붕괴된 더 광범위한 이유를 반영하고 있다. 부패는 국가 기관을 공동화했고 아프간 시민들로 하여금 탈레반과 마찬가지로 자국민을 학대하는 정부를 위해 싸우기를 꺼리게 만들었지만, 이 경우 노골적인 폭력과 억압보다는 절도, 강탈, 족벌주의를 통해 그랬다.

그러나 SOSi 거래는 단순히 미국 정부의 최고 수준뿐만 아니라 강력한 미국인들 및 미국 기업들도 연루되어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국가와 군대는 대부분 미국의 점령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허울에 불과했으며 아프간인들이 더 이상 그 허울을 위해 싸우고 죽기를 꺼려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실패는 그들에게 있지 않다. 아프가니스탄이 함락된 것은 미국과 아프간 엘리트들이 모든 것을 약탈한 후 포기하고 도망쳤기 때문이다. 누가 고장 난 시스템을 위해 싸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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